음악팬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장발장(長)들 원고의 나열

화제의 인물 장문복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이달 9일 공개된 "프로듀스 101"의 남자 버전 홍보 영상에 담긴 그는 누가 봐도 어엿한 청년이었다. 2010년 "슈퍼스타K"를 통해 처음 시청자들과 만났을 때의 앳된 얼굴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첫인상이 워낙 강렬해서였을까? 세월의 순리대로 중학생에서 성인으로 성장했을 뿐이지만 그의 변화는 괜히 신기하게 느껴진다.


훌쩍 자란 장문복을 더욱 튀어 보이도록 한 요인에는 과거와 다른 헤어스타일도 포함된다. 그는 2015년 통신사 광고와 2016년 아웃사이더의 'Become Stronger' 뮤직비디오를 통해 이미 긴 머리를 선보인 바 있다. 염색에 파마까지 한 통신사 광고 속 헤어스타일은 어설픈 동네 날라리 느낌이었지만 아웃사이더의 뮤직비디오에서 보여 준 생머리 장발은 진지함을 풍겼다. 이때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머리 모양의 변화가 그에게 새 생명을 안겼다.

장발은 희소성이라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장발은 남성들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스타일이기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도움이 된다. 장문복이 만약 "슈퍼스타K" 시절처럼 여느 중학생과 다르지 않은 스포츠머리를 유지했다면 이렇게까지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았을 듯하다. 미소년 100명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장발의 공이 크다. 장문복처럼 여러 가수가 장발로 눈도장을 찍곤 한다.


그야말로 "여신 포스" 세븐틴 정한
근래에 긴 머리로 음악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세븐틴의 정한이 독보적이다. 날이 바뀌기가 무섭게 새로운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그는 남다른 머리 길이 덕에 빠르게 눈에 들어올 수 있었다. 우지가 다른 멤버들에 비해 아담한 체구 때문에 관심을 끌었다면 그는 장발로 나머지 열두 명의 멤버들보다 부각됐다. 투박하긴 해도 "세븐틴 머리 긴 애"라는 자기만의 호칭을 쉽게 얻었다.

정한은 작년 4월 첫 번째 정규 앨범을 출시하면서 단발로 머리에 변화를 줬다. 이후 그의 머리는 아주 조금씩 짧아지고 있다. 매번 외적으로도 변신을 행하는 것이 아이돌의 숙명이겠지만 긴 머리의 그를 좋아한 팬들에게는 매우 아쉬울 소식이다. 세븐틴을 혼성 그룹으로 오해하게 만들었던 여성스러운 헤어스타일은 언제일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해야 할 듯하다.


아이돌로 데뷔하기 위해 이발한 방예담
최근 YG 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보이 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10대 중반 안팎의 소년 일곱 명 정도로 이뤄진 이 그룹은 오는 7월 데뷔를 목표로 잡았다고 한다. 굴지의 연예기획사가 제작하는 아이돌이니 보도가 나오자마자 많은 음악팬이 뜨거운 기대감을 표시했다. 더욱이 이 그룹에 "K팝 스타" 두 번째 시즌의 준우승자 방예담이 속해 있다고 해서 관심이 증폭됐다.

방예담은 노래 실력으로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머리로도 뚜렷한 이미지를 전달했다. 2012년 11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또래 아이들과 사뭇 다른 헤어스타일로 자신을 충분히 어필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장발이라니, 뮤지션 느낌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머리가 차츰 짧아지면서 마지막에는 보통 헤어스타일을 갖게 됐다. 최근 공개된 프로필 사진은 그때보다 더 짧아진 상태. 방예담도 과거의 모습과 작별했다.

수난을 당한 장발의 역사
우리나라에 장발을 전파한 이는 포크 록 가수 한대수였다. "한국 최초의 히피"로 불린 그가 1960년대 후반 긴 머리를 하고 등장한 뒤 다수의 젊은이가 그처럼 머리를 길렀다. 그에게서 새로운 일탈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와 같은 유행을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70년대부터 단속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인식이 깊었던 탓이다. 이로써 귀를 덮은 머리를 하고 다니다가 경찰을 만나면 그 자리에서 이발을 당해야 했다. 성룡이 70년대에 한국에 체류할 때 장발 단속에 걸렸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록, 헤비메탈 뮤지션들이 쭉 전유하던 장발은 90년대 들어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듀스의 이현도와 김성재 같은 이들로 인해 댄스음악을 하는 가수들에게도 전이됐다. 하지만 1994년 10월 방송사들이 "범사회적 도덕성 회복 운동"이라는 명목으로 남성의 장발, 삭발, 귀고리 착용 등을 규제함에 따라 장발 가수들은 긴 머리를 휘날리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모자를 쓴 채 춤을 춰야 했다.


물론 방송사의 규제는 모든 가수에게 적용되는 것이어서 대체로 머리가 길었던 록 뮤지션들도 방송에 나가려면 머리를 단정하게 묶거나 모자를 쓸 수밖에 없었다. 당시 강산에는 이 조치가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며 방송 출연 거부를 선언했다.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라며 긍정의 메시지를 전파하던 그는 강압에 영향을 받은 자발성 "아웃사이더"의 길을 걷게 됐다.

015B는 그해 발표한 5집 수록곡 '바보들의 세상'에서 "귀고리와 장발과 선글라스 연예인은 출연을 못한다."라는 가사로 방송국들의 황당한 통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5집 타이틀곡은 조용필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단발머리'였다. 노래는 단발머리 여성에 대한 내용이었기에 무리 없이 방송 전파를 탈 수 있었다. 남자의 헤어스타일에 관한 가사였다면 제재를 당했을지도 모르겠다.

90년대 후반, 가요계 장발의 르네상스
세월이 지나면서 방송사의 단속은 봄눈 녹듯 누그러졌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서태지, 솔로로 나선 이현도 등에 의해 긴 머리는 다시 주류에 진출하게 된다. 90년대 후반부터 신화의 에릭과 전진, H.O.T., 이글 파이브의 론 등 많은 아이돌 가수가 단발, 장발을 선보였다. 이 무렵 대다수 보이 밴드에 단발 이상의 긴 머리를 한 멤버가 1인 이상은 존재했을 정도로 대중음악계에서 장발은 대유행이었다.


여러 보이 밴드 가운데 엔알지와 A4가 긴 머리를 한 멤버가 많았다. 엔알지는 1998년 '사랑 만들기'와 'Messenger'로 활동할 때 김환성, 노유민, 문성훈이 단발 길이 이상의 헤어스타일을 했다. 휘성이 속해 있었던 A4는 휘성이 탈퇴한 후 2집을 출시하면서 데뷔 때보다 더 긴 머리를 흩날렸다.

현대사회에서 남자가 머리를 기르는 것은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대한 저항으로 비치곤 한다. 그러나 이 시기 보이 밴드의 장발은 의도하는 바가 달랐다.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가 아닌 만화 속 주인공처럼 꾸밈으로써 10대 소녀들의 환상을 자극하고 호기심을 유발하려는 것이었다. 일종의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헤어스타일은 나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수단일 뿐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남자 아이돌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알록달록하게 머리를 염색하는 이는 흔하지만 긴 헤어스타일을 갖춘 가수는 얼마 없다. 때문에 장발을 하면 확실히 튀어 보이긴 한다. 바로 지금, 머리를 기르는 것이 홍보의 블루오션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가수에게 머리 모양은 그를 나타내는 본질이 아니다. 처음에는 눈에 잘 띌지 몰라도, 트레이드마크가 돼 줄지는 몰라도 가수로서의 생명을 지탱하는 것은 결국 실력이다.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 장발 덕에 돋보인 아이돌 가수는 여럿 됐지만 지금까지 인기를 누리는 이는 얼마 없다. 2016년 노래를 발표하며 "화제의 인물"에서 정식으로 "래퍼"가 된 장문복도 이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대중이 인정하는 으뜸이 되려면 머리보다 음악성이 중요하다.

멜론-멜론매거진-이슈포커스 http://www.melon.com/musicstory/inform.htm?mstorySeq=4714&startIndex=0

재즈 힙합으로의 변신, 제이콜(J. Cole) [4 Your Eyez Only] 원고의 나열


한 뮤지션의 활동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변화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고민을 감지하게 해 준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자질도 가늠된다.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음악인이 앞으로 어떻게, 얼마나 성장할지 가능성과 잠재력을 상상하게끔 만든다. 작은 차이도 나름대로 의미 있지만 큰 폭으로 전과 달라진 모습을 선보일 경우에는 관찰하는 재미도 몇 배로 늘어난다. 데뷔 때부터 주시해 왔다면 마치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심정 같은 기분도 든다. 기본적으로 한 뮤지션의 활동을 눈여겨본다는 것은 그의 연대기를 함께 작성하는 듯한 행위로 다가온다. 설렘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실력이 좋은 인물일 경우에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초반부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풍성한 터라 기대감을 어떻게 잘 지켜 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하는 힙합 신의 대표적인 인물이 제이 콜(J. Cole)이 아닐까 하다. 그는 첫 믹스테이프를 낸 지 단 2년 만인 2009년 힙합의 거물 제이 지(Jay Z)의 노래('A Star Is Born')에 참여하는 대단한 이력을 작성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제이 지가 설립한 레이블 록 네이션(Roc Nation)의 아티스트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비슷한 시기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거장 탈립 콸리(Talib Kweli)와 하이-텍(Hi-Tek)의 듀오 리플렉션 이터널(Reflection Eternal)과도 작업했다. 처음부터 남다른 행보를 보인 제이 콜이기에 그의 활동은 많은 이의 눈길을 받는다.

(중략)

음악팬들의 기대가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제이 콜은 2016년 네 번째 정규 앨범 [4 Your Eyez Only]를 출품한다. 신작은 전작들과 같은 듯 다르다. 트랩이 몇 년째 힙합의 인기 문법으로 군림하는 상황이지만 제이 콜은 느긋하고 유연한 비트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왔다. 이번에도 그런 지향은 유지되고 있으나 전작들보다 조금 더 부드럽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점도 변함없지만 다수의 곡을 동료 뮤지션들과 공동으로 프로듀스함으로써 전과 차이를 나타낸다. 재즈, 어쿠스틱 느낌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작곡과 연주의 모자란 부분을 동료 뮤지션의 도움을 받아 보완한 것이다. 'St. Tropez', 'Hello' 등에서 싱어의 포지션을 겸하기도 했던 그는 여기에서 더 적극적인 싱잉을 펼쳐 보컬리스트로서의 영역을 확장한다. 신보의 기조는 유사함 안에서의 섬세한 차별이라 할 만하다.

가사와 관련해서도 닮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인다. 중심 주제와 소재를 잡고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은 과거와 같다. 유명인의 화려한 삶 대신 마음의 안정을 주는 집을 갈구하는 것을 플롯으로 삼았던 [2014 Forest Hills Drive]와 달리 이번에는 게토의 피폐한 현실 때문에 고향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억세게 삶을 이어 나가는 이의 모습을 그린다. 'For Whom the Bell Tolls'로 절망과 상실감을 뚜렷하게 드러낸 뒤 'Immortal'로는 마약상의 생활을 전달하고, 'Ville Mentality'에서는 마주하는 현실이 답답하고 싫증이 나서 도망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다. 그 와중에 'Deja Vu', 'Foldin Clothes', 'She's Mine Pt. 2' 등을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의 처지를 담는다. 이웃들이 제이 콜을 마약상으로 오해한 나머지 경찰에 신고했던 일화가 바탕이 된 'Neighbors'에서는 미국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차별을 건드리며 빈민가 흑인이 느끼는 고충을 얘기한다.

(하략)

2017/02
음반 해설지


로큰롤의 선구자 척 베리(Chuck Berry) 별세 그밖의 음악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인 척 베리가 지난 1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90세.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Maybellene', 'Roll Over Beethoven', 'Johnny B. Goode' 등의 히트곡을 남긴 척 베리는 로큰롤이 인기를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다이내믹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쇼맨십으로도 유명하다. 1986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타카코 마미야(Takako Mamiya) - Love Trip 보거나 듣기



얼마 전 유튜브 메인 페이지에 맞춤 추천 영상이라고 떠서 들어 봤는데 정말 좋더라. 이렇게 세련된 팝, 컨템포러리 R&B가 1982년에 나왔다니 '음악은 역시 일본!'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타카코 마미야라는 이 가수는 이 앨범만 냈나 보다. 훌륭한 작품 하나로 활동이 끝난 게 아쉽다. 너무 고급스러운 탓에 노래들은 당시에 히트하지 못했을 것 같다.


나이키, 무슬림 여성을 위한 스포츠 히잡 개발 불특정 단상


이달 초 스포츠 용품 회사 나이키가 스포츠 히잡(hijab)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연구, 개발한 끝에 최근 시제품을 만들었다면서 내년 봄쯤 시중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포츠 히잡 덕분에 무슬림 여성들의 운동에 대한 접근은 전보다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SNS에서는 히잡 때문에 나이키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얘기가 도는 중이다. 제품이 여성 억압의 상징인 히잡 착용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풍조에 일조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이키가 당장 무슬림 교리를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잖나? 무슬림 여성들 중에는 운동을 하고 싶어도 히잡이 불편해서 망설였던 사람도 많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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