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고민, 졸업빵, 외로운 정대만 불특정 단상

01 머리가 문제
머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다. 스트레이트 파마를 할까, 아니면 그냥 짧게 잘라 버릴까. 파마를 한 상태로 계속 길러보자고 마음먹었는데 세 가지 문제로 갈등이 된다.

첫째, 민족의 명절 설. 그래도 어른들을 많이 보는 때인데 이런 머리로 찾아 뵈었다간 '네가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러고 다니냐?'하는 소리를 들을 게 뻔하다. 이 머리로 세배 하는 걸 생각하니 나도 웃기다. 아마 어른들께서 절을 받으시기 전에 파안대소하실 듯. 혹시 동정표로 기대하지도 않은 세뱃돈을 주실지도 모른다. 이건 좀 더 생각을... 둘째, 다 예상한 것이지만 사람들이 다 신기하게 보거나 수근거리는 것. 확실히 강남에 가면 그런 게 거의 없는데 이놈의 강북 오지는 뭐 리무진이라도 마주친 듯 뚫어져라 쳐다본다 (우리나라가 빨리 다민족 국가가 되어서 흑인들의 부푼 머리를 어렸을 때부터 가깝게 접할 수 있어야 돼). 특히, 동네 꼬마애들의 비웃음 거리로 전락한다. 내 한몸 희생해서 아이들에게 엔돌핀을 주는 것은 기쁘지만 꾸밈과 숨김이 없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너무 노골적이야. 셋째, 이제 내가 슬슬 귀찮아졌다. 세팅하는 게 은근히 신경쓰이고 모양이 질리기 시작해서 어떻게든 바꾸고 싶다.

20대 초중반까지는 삭발하고 나서 단발머리로 기르는데 반년도 걸리지 않았는데 갈수록 머리가 늦게 자란다. 자라는 건 그렇다 쳐도 숱은 꼭, 제발, 계속 이 상태를 유지해야 할 텐데...

02 밀가루일까 튀김가루일까

얘들아~ 축하해! 무한 경쟁 사회에 한 발짝 더 다가섰구나~!
나한테 누가 저런 짓을 했다면 온 몸에 시멘트를 발라줬을 텐데... 쟤 참 성격 좋다.

03 불꽃 남자 정대만도 견딜 수 없는 그것
음반사 직원분께서 소개팅을 하지 않겠느냐고 물으셨다. 두 달 정도 된 일이다. 윤달, 올림픽, 월드컵은 4년만 기다리면 어쨌든 돌아오지만 나에게 소개팅은 40년을 기다려도 찾아오지 않을, 은하계 어느 곳에서 부유하는 먼 행성과도 같은 단어였다. 놓치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임에 (거의) 틀림없었다. 그럼에도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고사했다. '말씀 감사해요. 그런데 제가 소개팅에 나가게 되면 주선해주시는 ***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 될 것 같아요.' 정말 그럴 것이다. DJ DOC의 '거짓말이야' 가사를 좀 빌리자면 '난 키도 작고 잘 생긴 얼굴도 아냐. 돈이 많은 것도 아냐. 좋은 차가 있는 것도 아냐' 모양과 삶이 딱 이런지라 소개팅에 나올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완벽한 요소를 갖춘 셈이었다. 마음속에서는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라는 네 글자가 뭉게뭉게 피어올랐지만 그냥 겁이 나서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나,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사회가 날 어찌나 잘 길러주었는지 벌써 물질적인 걸 생각하고 지레 몸을 피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내 맘속엔 늘 그 맘이 간절하다. 굴러들어온 복을 발야구 하듯이 있는 힘껏 뻥 차놓고 이게 웬 바보짓이야.

덧글

  • 낭만여객 2008/02/01 20:31 #

    저도 그 디제이덕의 가사와 딱 맞는 놈인데 성공했잖아요. 일단은 도전해보세요!!!
  • 플라멩코핑크 2008/02/01 20:37 #

    그러니까요! 일단 만나고 보는거죠 뭐~~~~
  • Run192Km 2008/02/02 00:17 #

    일단 소개팅 출격하시면 잘 될 겁니다~~+ㅁ+b
  • 한솔로 2008/02/03 21:05 #

    낭만여객 / 이미 기회는 건너갔으니 앞으로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다음에는 무조건 도전! 을 해야겠어요~

    플라멩코핑크 / 강력 범죄가 아닌 이상 일은 역시 저지르고 보는 게 좋겠죠?
    앞으로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갔다는 표현을 쓸 일이 없었으면...

    Run192Km / 네, 아쉽지만 다음 출격을 기약해야죠~
    정말 출격하고 싶어요 ㅠㅠ
  • 슈3花 2008/02/05 12:05 #

    아아 정대만 ㅠ 다음에는 꼭 기회를 붙잡으시길 바랍니다.
  • 한솔로 2008/02/06 17:49 #

    네, 진짜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 건데... 다음에는 절대 놓치지 않을 거에요!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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