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 아워 3 (Rush Hour 3, 2007) 스크린 상봉

3편까지 나오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1편은 그저 그랬고 2편은 나름대로 재밌긴 했지만 의리 넘치는 리 반장과 입만 나불대는 카터 형사의 고정된 캐릭터를 세 번이나 우려먹는 건 매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편의 엔딩에서 NG 장면이 나갈 때 악당 주인공이 건물에서 떨어져 죽는 걸 본 크리스 터커는 "저 양반은 3편에서는 못 나오겠군"이라고 말한 게 속편 제작을 예약한 암시였다.

이번 역시 오지랖 넓은 리 반장이 악의 무리를 쫓고 터커는 그에 동행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하철과 버스에 달린 모니터로 평상시에도 계속해서 예고편을 봐서 그런지 재미는 덜하다. 액션 영화의 예고편이란 발낄질을 하든, 건물을 날려버리든, 차로 돌진하든 간에 가장 볼 만한 장면만을 모아둔 것이니 눈요기할 신은 이미 예습이 된 셈, 복습하는 데에 흥미가 있을 리 만무하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성룡의 코믹한 액션이 줄어들고 말로만 모든 걸 해결하던 크리스 터커의 움직임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성룡 아저씨 나이가 나이인 만큼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과거의 화려하게 몸을 날리던 모습과는 멀어져 가는 게 당연하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크리스 터커의 뻔뻔한 표정, 말 연기가 아쉬움을 메운다. 장비예프를 만나서 제임스 본드 흉내내며 자기를 소개하는 장면이나 그녀를 향해 날리는 노골적인 뻐꾸기는 정말이지 크리스 터커가 해서 더 재밌는 것 같다.
영화가 시작하는 부분, 교통 정리를 하는 카터가 프린스의 'Do Me Baby'를 따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크리스 터커한테 정말 잘 어울리는 행위로구나~
장비예프를 구하기 위해 출연자로 가장해서 'The Closer I Get To You'를 부르는 장면. 안구가 빠질 정도로 눈을 크게 뜨는 게 부담스러운 매력.
로버타 플랙 부분은 크리스 터커가, 성룡은 그네를 타고 내려오며 도니 해서웨이 부분을 열창 중이시다. 발음이 네이티브가 아니라서 더욱 정감 갔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