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 펑크 스튜(Oriental Funk Stew) - The House Keeper 원고의 나열

하우스 뮤지션 오리엔탈 펑크 스튜의 첫 정규 앨범은 근사하고 흥겨운 하우스 파티의 압축판이다. 뒤틀림 없이 직렬 배치된 하우스 특유의 드럼 프로그래밍과 몸을 움직이도록 부추기는 쾌조의 멜로디가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탓에, 음반을 접하는 이는 자연스럽게 일렉트로니카 전문 클럽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랩톱과 CDJ를 번갈아가며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는 디제이의 모습이 떠오를 것 같기도 하고 고개를 돌리면 뿌연 스모그 사이로 멋을 한껏 부린 아가씨들의 가벼운 춤사위가 보일 것도 같다. 이 음반을 밤에 듣는다면 그런 기분이 더욱 고조되겠지만, 낮에 듣는다고 해도 큰 차이는 없다. 시공에 관계없이 수록곡 중 어떤 음악을 틀든, 그 순간 클럽 풍경 연출 효과가 나타날 테니까.

이 음반이 그런 기능의 매력만 지닌 것은 아니다. 아무리 훌륭하게 비트를 완성했다 할지라도 노랫말을 입고 출현하는 멜로디 라인이 듣는 이에게 부자연스러운 인상을 준다면 보컬 하우스로서의 장점은 제로나 마찬가지다. 하우스 음악의 음원 특징이 멜로디보다는 리듬에 집중되어 있기에 파열음, 마찰음 또는 부드럽지 않은 연음이 비교적 많은 우리나라 말로 노래를 부르면 어색한 면이 생기기 마련인데, 여기에서는 대부분 곡에서 외국어(영어)가 아닌 국어를 사용해 노랫말을 채웠음에도 그리 불편하게 들리지 않는다. 그러한 시도 자체가 높은 평가를 받을 점이다.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객원 보컬로 참여한 허니 제이(Honey J)의 보컬이 그리 시원하지 않다는 것. 곡과 차분히 걸음을 맞춰가며 댄서블한 공기 형성에는 일조하고 있지만, 고음부가 나올 때면 기량 부족으로 허덕인다거나 갑자기 불필요한 기교를 부려 흥겨운 분위기에 한 차례 더 불을 지피지 못하고는 되레 사그라뜨리고 만다. 'Soul Light', 'Different Love', 'Sweet Emotion'이 특히 그렇다. 드럼이 나오지 않는 부분에서는 그 인터벌을 채우기 위해 보컬 애드리브를 삽입하는 건 불가결한 방편 중 하나이겠지만 그다지 매끄럽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럽다.

그럼에도 <The House Keeper>는 여전히 신나게 들린다. 2004년 북미 투어 공연, 미국 최대 규모의 댄스 음악 페스티벌인 <윈터 뮤직 콘퍼런스(Winter Music Conference)> 출연 등 오리엔탈 펑크 스튜의 국제적 경력이 말해주듯 그는 화려한 행적을 완성한 감각적인 리듬 연출력, 날씬한 멜로디 구성을 과시한다. 마니아 장르가 갖는 이질감을 우리나라 말을 사용함으로써 극복하려는 노력도 동반했기에 꽤 괜찮은 일렉트로닉 댄스 음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가까이 두고 계속해서 즐기고 싶은 클럽 하나가 또 생겼다.

2008/04 한동윤 (www.izm.co.kr)


덧글

  • CIDD 2008/04/29 08:14 #

    타이틀곡 뮤비를 봤는데,
    보도자료와는 다르게 정말 모든 것이 맘에 들지 않았어요.

    이 양반때문에 난지도를 가려고 했는데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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