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스(PDIS) - 조PD + 윤일상 프로젝트 앨범 PDIS 원고의 나열

걸출한 스타들의 조합은 늘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은다. 특히, 새롭게 만나는 각 성원이 지닌 성향이나 이전에 해오던 스타일이 상이할 경우엔 더 큰 흥미를 유발하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피디스의 두 멤버는 그러한 경우와는 멀리 거리를 둔다. 조PD는 2004년 발표한 '친구여' 이후 주류 힙합 뮤지션으로서 확실히 자리를 굳혔기에 과거에 보여줬던 공격성, 아웃사이더 면모가 많이 희석 된 지 오래고, 작곡가 윤일상은 그가 만들어 내는 멜로디가 유려한지 아닌지를 떠나 어쨌든 '히트곡 제조기'로 인정받아 왔으니 피디스가 생성해낸 곡들은 필히 '대중 지향적'이리라는 단안(斷案)이 나오는 게 일정 부분 당연하다.

많은 이의 귀에 익숙할 '해변의 여인'과 'Hold The Line'을 다시 담은 것부터가 대중과의 접점을 확보해 놓고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짝사랑', '신사동 그 사람', '눈물의 블루스' 등의 노래로 80년대 중후반부터 90년대 초반 많은 사랑을 받은 주현미를 보컬로 불러들인 '사랑한다'는 옛 트로트 히로인을 통해 청취자층의 폭을 넓혀보자는 취지에 가까우며, YG 사단에서 야심 차게 기획했던 가수 메이다니라는 뉴페이스가 아니었더라면 한 번의 눈길조차 안 갔을 평범한 나이트클럽용 테크노 음악 '끌려'는 대중이 익숙해하는 댄스곡 이상, 이하도 아니다. 각종 사랑 노래의 가사를 짜깁기한 듯한 고루한 노랫말의 록 넘버 '고구마'도 튀지 않는 구성을 보인다. 이렇게 앨범은 많은 이가 편히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두루 담았다. 간주곡 개념의 노래를 제외하면 'Free Music'만이 조금 무겁고 나머지는 다 가벼움을 특징으로 한다.

많은 가수와 작업을 해 온 이들답게 게스트로 이름을 올린 뮤지션들은 호화롭지만 내용물이 갖는 깊이는 그에 비례하지 못하는 듯하다. 피디스의 결성 자체가 애초부터 실험성보다는 대중성의 극대화를 예정해 두고 있었을 테니 이런 결과는 뻔하다. 그러나 유명한 힙합 뮤지션과 가요계에서 영향력 있는 작곡가가 모여 만든 곡들이 데스크 업무 시에 심심풀이용으로 한 번 듣고 말 백그라운드 음악이라면 체면 깎이는 일 아닌가.

2008/03 한동윤 (www.izm.co.kr)


덧글

  • CIDD 2008/06/18 23:18 #

    많은 사람들이 나우누리에서 mp3로 스타가 된 조PD의 거친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지만 정작 최근 앨범에서는 어떻다-하는 느낌이 전혀 오질 않았어요. 나름 개인 앨범에선 하고 싶은 이야길 하고 번외 작업에서는 상업적인 노선을 걷고 싶은 듯 보이지만 글쎼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긴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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