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 마우스(Mighty Mouth) - Energy 원고의 나열

예상과 어긋나지 않는다. 올해 초 '사랑해'로 각종 차트를 석권하며 큰 인기를 얻은 힙합 듀오 마이티 마우스의 첫 정규 앨범은 이들의 양명에 혁혁한 공을 세운 그 노래처럼 경쾌한 업 템포의 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마치 원생동물이 다분열로 증식한 듯 예전의 싱글 하나가 모양만 조금 바꾸어 곳곳에 개체를 퍼뜨린 형국이다. 또 다른 '사랑해'들은 큰 차이 없는 비트의 옷을 입고 제목을 달리하여 그렇게 구석구석 포진한다. 가볍고 발랄한 스타일로 짧은 시간 동안 음악팬들에게 각인되는 데에 성공한 만큼 180도 변신을 꾀하기보다는 비슷한 양식의 후속타가 안전한 선택. 추측했던 그대로다.

그러한 편중을 피하고자 중간 중간에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의, 느린 템포의 곡을 실어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한 판 신나게 놀고 난 다음이면 가슴 한구석에 꼭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허전함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이들이 내세운 진지함은 만판 놀기만 하던 사람이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은 이러지 말아야지'하며 잠시 무게를 잡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상추(이상철)와 쇼리(소준섭) 두 멤버가 이전 참여 작업을 제외한 마이티 마우스의 이름으로 보여준 건 가벼움, 혹은 코믹함이 대부분이었고, 그 임팩트가 워낙 강해서 이번 시도 한 번만으로 어느 정도의 중량감을 획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단은 즐거운 판 위주로 구성했으나 그들의 힘만으로는 상쾌함을 온전히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싱글 활동 내내 붙어다니던 '윤은혜 효과'를 정규 앨범에서는 '대대적인 피처링 효과'로 더욱 업그레이드시킨다. 남자들만 있는 곳에는 칙칙해서 접근하기도 싫은 이를 위한 배려로 간주한다면 고맙긴 하지만, 여성 게스트의 보컬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다. 더구나 “피처링 없이 저희로만 가득 차 있어요. 첫 번째 정규 앨범이니까 저희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리려고 해요”라며 한 인터뷰에서 밝힌 언질과도 다르니 실망감은 적잖을 수밖에 없다.

마이티 마우스에게 피처링은 일용할 양식, 놓을 수 없는 생계 수단으로 보인다. '사랑해'의 사촌 동생뻘로 여길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구성을 보이는 '에너지', 5분대기조의 이념으로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겠다고 말하는 'All 4 U', 앤디의 'Timing' 건반 프로그래밍과 코러스가 오버랩 되는 'Come On Come', 그리고 너무 많이 들어 벌써 한참 오래전 노래가 되어버린 듯한 '사랑해'까지 여성 피처링 4연타로 다이아몬드를 밟고 나면 한 곡을 지나(스킷 제외) 또다시 손님의 도움을 받는다. 상추와 쇼리는 본인들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음악을 담보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을지 몰라도 회사의 입장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특히, 선예, 솔비, 호란 등 방송에서 상한가를 달리는 유명 가수를 초빙한 점은 업혀가기, 묻어가기 식으로 비칠 가능성이 짙다.

아쉬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만화영화의 대사와 데뷔 이후 공식 인사로 사용하는 멘트를 넣어 만든 '출동!'을 비롯해 대동(大同)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오늘 하루는 즐기자고 부추기는 '오! 예!', 풋사랑을 시작한 남자의 들뜬 기분을 담은 '랄랄라' 등 팔랑거리는 느낌의 곡이 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진지함을 한번 살려본 'M.U.S.I.C'마저도 그리 위엄 있게 들리진 않는다. 노래뿐만 아니라 형광색의 의상, 만화 형식의 뮤직비디오 등을 포함한 일련의 활동과 홍보가 그룹의 이미지를 이렇게 만들었을 테다. 대중에게 팀을 인식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이것이 평생의 올무가 될 수도 있음을 그들은 알고 있어야 할 듯하다.

불행스러운 일을 다행으로 포장한다면, 차린 건 별로지만 객은 많아서 시끌벅적하니 즐거워 보이긴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기서 부풀어 오르는 슬픔은 쉽게 감출 수 없다. 히트를 위해서는 유희만을 앞세우고 인기인을 영접하여 피처링은 꼭 해줘야 되는 음악계 현실을 압축한 판이 바로 이 음반이기 때문이다.

2008/06 한동윤 (www.izm.co.kr)


덧글

  • 졸렌호펜 2008/06/30 17:02 #

    언더랑 오버를 있는 교두보가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 Run192Km 2008/06/30 20:42 #

    제 주위에서는..
    저렇게 피쳐링을 깔아도..
    관심이 없다고 하네요..'ㅁ';;
  • 슈3花 2008/06/30 21:13 #

    언더와 오버를 넘나드는 피쳐링이더군요. 결과가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무난한 선택으로 중박은 친 것 같습니다. 흥행(?)을 노리고 나온 앨범이 분명해요!!
  • CIDD 2008/07/01 00:56 # 삭제

    많은 기대를 바라기 힘듭니다.
    유행에 묻어서 인기를 얻으려고 했던 만큼
    잊혀지는 것도 쉬울 거에요.

    일회용 젓가락을 다시 씻어서 쓰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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