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ol & The Gang - Still Kool 원고의 나열

'형님들이 돌아오셨어요. 그들이 왔단 말이에요!' 양치기 소년도 이렇게 숨을 헐떡이며 거짓말을 했을까? 그러나 숨을 가쁘게 내쉴 정도로 한달음에 달려와 전하고 싶은 이 소식은 참말이다. 몸에 쫙 달라붙는 총천연색 가죽바지와 반짝이 셔츠에 로보캅 선글라스를 쓰고선 화려한 율동을 동반하여 신나게 노래를 부르던 그들,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이 돌아왔다. 직접 연주를 하는 밴드에게 결례가 되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사뿐하게 스텝을 밟으며 무대를 누비던 모습도 한 다발 추억으로 자리하기에 뉴저지 디스코 명문의 당신들 역시 너그러이 이해해주지 않을까 싶다.

그 옛날 각종 차트와 댄스홀을 종횡하던 히트곡들보다 펑키한 맛은 사라졌지만 그들의 컴백 사실 자체만으로도 괜히 반가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2004년에는 미국의 정상급 싱어송라이터 테디 라일리(Teddy Riley)가 프로듀싱을 맡고 아토믹 키튼(Atomic Kitten), 블루(Blue), 자미로콰이(Jamiroquai) 등이 참여해 목소리를 새롭게 입힌 컴필레이션 앨범 <The Hits : Reloaded>로 조금이나마 그들을 향한 그리움을 달래긴 했어도 정규 음반으로는 <Gangland> 이후 6년 만의 출현이니 그들을 맞이하는 기쁨은 자연스럽게 하늘 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마치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발라드 넘버 'Everything's Gonna Change'와 비단처럼 부드러운 사랑노래 'Made For Love'는 세월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 이들만의 센티멘털리즘 문법을 과시한다. 'Livin' In The 21'은 랩이 들어가 있어서 그 생경함에 깜짝 놀라거나 어울리지 않는다고 머리를 젓는 이도 더러 있을 것 같지만,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으로 최신 유행하는 어반 R&B의 색채를 담아내고 혼 섹션을 동원해 그룹 특유의 그루브를 살리는 'Give It Up'이나 앨범의 후반부에 자리한 'Party People'을 듣는 순간 앨범 타이틀처럼 자신도 모르게 '여전히 쿨이야!'를 외치는 이들은 더욱 많을 듯하다. 더불어 보너스 트랙으로 이들의 대표곡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점도 작은 재미 중 하나다.

설렘이 반이라면 사실 불안한 맘도 반이다. 2004년, 12년 만에 귀환한 모리스 데이(Morris Day)의 음반은 처참하게 묻혀버렸고 작년 1월 새 앨범을 냈던 모타운의 기둥 템테이션스(The Temptations)도 별다른 인기 한 번 끌지 못한 채 꽁꽁 얼어버린 전례가 있다. 마찬가지로 올해 초 새 앨범을 발표한 남부 소울의 중추 바케이스(The Bar-Kays) 역시 어울리지 않는 변신으로 과거의 찬란했던 시기를 재현하지 못하고 물을 내릴 참이니 쿨 앤 더 갱도 이와 같은 펑크(funk), 소울 노장들의 쇠퇴 흐름에 합류하는 또 다른 경우가 될까 약간의 걱정이 남는다. (한동윤)

2007년 8월 오이스트리트


덧글

  • 땅콩 2008/07/08 20:20 #

    유후! 쿨앤더갱!!!!!
    저 음반 사고싶네요라고 쓰다보니 작년 원고.... ㅠㅠ
  • 지구밖 2008/07/08 23:58 #

    아 저 마침 요새 쿨앤더갱 앨범들 듣고 있어요.
  • 한솔로 2008/07/10 11:08 #

    땅콩 / 아마 수입은 되었을 거예요. 반갑긴 하지만 예전 그 찬란했던 시절의 음악에 비교하면 솔직히 너무 떨어지죠~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음악의 기력이 줄어들었다고나 할까요? 뭐, 그렇습니다. ^^

    지구밖 / 앗, 그러세요? 쿨 앤 더 갱은 정말 언제 들어도 좋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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