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리뷰와는 상관 없는 포스팅이지만 트랙백 해본다.
2006년 올해의 앨범 일렉트로니카 부문 리스트를 선정하며 가와사키를 우리나라에 공식적으로 소개했었다. 앨범 리뷰는 한참 후에 썼지만... 지난 앨범들과 크게 다를 바 없긴 해도 실망을 주지는 않았다. 언제 한 번 써야지 그러다가 해야할 일은 하기 싫고 해서 글을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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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포한 전자음의 전횡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온갖 디지털 신호로 꾸민 휘황한 비트들이 짐처럼 느껴질 때도 존재한다.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마니아라고 자처하는 사람에게도 그런 경우가 한 번쯤은 꼭 오기 마련이다. 디제이 가와사키의 음악은 그런 날에 대비해 잠시 쉬어갈 피난처로 삼기에 좋다. 자극성 강한 소리보다는 은은함으로, 리듬 위주의 편곡보다는 선율을 중심에 둔 그것으로 청취자를 평온케 하니 이만한 휴식용 댄스 음악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그가 매만진 곡들은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나 하드 하우스같이 체내 아드레날린을 순식간에 대거 분출하게끔 하지는 않지만, 유유한 흐름 속에서 여유로움과 흐뭇함을 느낄 차분한 그루브를 선사한다.
디제이 가와사키가 본국인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각처 일렉트로니카 팬들의 귀를 사로잡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Beautiful>과 그 연작 <Beautiful Too>, 단 두 장의 앨범을 통해서였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는 여러 사람의 기호를 하나로 엮는 자신만의 특별한 하우스 문법을 보유했음을 직감하게 된다.
흔히 '포 투 더 플로어(four to the floor)'라고 부르는 하우스 음악 고유의 작법을 그대로 따르지만,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의 과잉 연출과는 먼발치 떨어져 있다. 대신 피아노와 스트링, 브라스 등 실제 악기를 삽입해 수굿한 분위기를 냄으로써 재지(jazzy)한 대기를 형성, 클럽 재즈나 애시드 재즈 애호가들까지 자기 음악 울타리로 손쉽게 끌어들인다. 현으로 포장하는 기술은 얼마나 유려하고 화려한가. 가와사키의 스트링 편곡은 정통 클래식 접근 방법에 맞닿아 있지는 않으나 장중한 전개 없이 일종의 샘플링처럼 짧은 시간 동안 연주되고 반복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독창적인 음은 마치 실의에 빠진 이를 보듬고 위무하는 손길처럼 따스한 기운으로 다가온다.
그의 음악에 광택을 내주는 유약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객원 보컬리스트들의 참여가 바로 또 다른 고명이 되어 구석구석을 윤색한다. 목소리로 도움을 주는 가수들은 대형 스타는 아닐지라도 여러 뮤지션과 작업해 오며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 대부분. 깊이 있는 능란한 보컬 해석 능력으로 활연한 전개를 도우며 곡 고유의 흥과 속도감을 살려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
릴 피플(Reel People), 교토 재즈 매시브(Kyoto Jazz Massive) 등과 공연을 펼친 영국 출신의 가수 타시타 디무어(Tasita D'mour)가 부른 'You Can Make It'은 농염하면서도 강한 기운이 묻어나는 음성으로 곡을 흥겹게 해주며, 샐소울 오케스트라(The Salsoul Orchestra)와 조이슬린 브라운(Jocelyn Brown)의 백업 보컬로 활동했던 소울 싱어 캐롤린 하딩(Carolyn Harding)이 피처링한 'It Makes Me Feel Dancin''은 1970년대에 유행하던 강렬한 디스코의 톤을 유지해 곡을 한층 역동적으로 만든다. 또한, 모델 레나 후지이(Lena Fujii)가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수많은 남성팬을 양산하기까지 했던 'Bright Like Light'는 영상이 주는 흥미 외에 특별한 기교는 없지만 편안하게 부르는 노래가 반주와 섞여 몽롱한 그림을 완성한다. 리듬 앤 블루스 싱어송라이터 고든 챔버스(Gordon Chambers)의 부드러운 음성이 돋보이는 'Believe', 첫 앨범에서 호흡을 맞췄던 카린(Karin)이 부른 'Melody' 등도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디제이 가와사키가 직조해낸 사운드는 댄서블한 비트를 근간에 두지만, 억지로 치장하지 않는다. 귓가에 안착하는 멜로디와 최소한의 편성으로도 충분히 들썩이는 흐름을 뽑는다. 그의 음악을 감상함에 무리가 없고 오히려 편하게 들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클래식 입문자에게 일반적으로 카라얀을 먼저 권하듯 하우스를 처음 접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디제이 가와사키의 앨범을 권한다. 그리고 현란하고 억센 일렉트로니카에 귀가 먹먹해져 피로를 느끼는 이에게도.
2008/07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레츠리뷰 상품을 받고 쓴 글이 아니니 홍보자료나 기타 필요로 인해 사용하려면 동의를 구하셔야 되어용.
그런데 왜 트랙백이 두 개나 걸렸담? Sorry~ my ba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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