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타이틀에 웬만한 답 또는 사이드 비(Side-B)의 지향은 나온 셈이다. 무규칙 격투기의 이름 중 하나인 '발리 투도(Vale-Tudo)'는 포르투갈어로 '무엇이든 허용한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다소 거창해 보이는 타이틀이 적힌 휘장을 걷으면 무거운 이야기도 있고 가벼운 이야기도 있다. 정통을 유지하려는 음악도 존재하며 요즘 유행하는 댄서블한 스타일이나 본인들만의 양식으로 새로움을 보이려는 노래도 싣고 있다. 그러니 <Vale-Tudo>는 수용과 발산에 있어서 최대한 자유롭고 적극적인 모습을 띤다.
스크래치와 랩을 맡고 있는 가스(G.A.S.S. : 배준)의 말끔한 목소리를 통한 래핑은 중강약이며 팀의 프로듀서 테이크(T-ache : 임희택)의 거친 목소리에서 나오는 공격적인 스타일이 더해져 적절하게 나눠진 강약의 조화로 받아들이기 편한 랩의 흐름을 일군다. 이것이 이들 래핑에서의 강점이고 음악에서는 힘이 넘치는 주류 형 비트가 주를 이룸을 또 다른 매력으로 들 수 있다. 어두운 분위기의 노래를 불러도 원기를 잃지 않으며 즐겁고 활발해야 할 곡에서는 그 힘을 한껏 터뜨린다. 전작과 큰 차이 없이 본 앨범에서도 그러한 임팩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런 진행의 중심에 있는 테이크의 프로듀싱을 추어올릴 만하다.
이것은 사이드 비 음악의 대중성을 일컫는 부분으로 그 성향은 타이틀곡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본 애니메이션 <ファイト! (파이트!)>의 사운드트랙 중 'Inoki Bom-Ba-Ye ~Final Mix~'를 샘플링한 'Bom-Ba-Ye'는 원곡의 웅장함과 전의를 불태우는 가사, 귀에 쏙 들어오는 훅으로 승부를 건다. 거기에 커먼 그라운드(Common Ground)의 브라스 참여는 노래에 에너지를 또 한 번 주입하는 역할을 하니 타이틀곡은 진정 씩씩하고 굳세다.
이어지는 'Party Party'는 테이크의 음성과 가장 조화가 잘 되는 클럽 튠으로 화려한 지기 바운스(jiggy bounce)를 들려주며, 재미있는 가사와 릴 존(Lil Jon)을 따라한 추임새가 인상 깊은 마이애미 비트의 'My Shoes'도 귀를 끄는 트랙이다. 돈독한 관계로 1집에 이어 이번 앨범에서도 참여하고 있는 H(현승민)의 자작곡 '나에게로 쓰는 편지'는 한 템포 속도를 늦춰 수록곡의 호흡을 고르게 한다. 하늘하늘한 보컬로 관능적 상황을 연출하는 'Tonight'은 전작에 이은 J(제이)가 참여하여 사이드 비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테이크는 현재 전문 사회자로 확고한 위치에 있는 임성훈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부른 노래 '시골길'을 차용한 동명의 곡은 '가수 임성훈'을 향한 오마주이며 옛 가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색다른 추억을 느끼게 할 것이다. 또한, 간주 부분에 가스가 연주하는 깔끔하고 간결한 스크래치는 펑키한 진행을 돕는다. 가리온, 사탄(Saatan), 주석이 함께 부르는 'Bring It!'은 장엄한 편곡이 돋보이며 훅에서는 스네어를 후려치는 듯한 강력함이 제대로 묻어나는 사이드 비 특유의 힙합곡이다.
하지만, 곡마다 과도하게 들어간 영어의 남발은 그리 달갑지 않다. 랩의 흐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겠지만 다량의 영어단어는 노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말로도 충분히 표현 가능한 문장을 타국의 언어로 새기는 것은 스타일 좇기에 급급한 아마추어들의 작법으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
<Vale-Tudo>는 중량감 있는 곡부터 힙합 마니아가 아니라도 쉽게 들을 수 있는 발라드까지 다양한 형식의 음악들이 늘어서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한 가지 틀이나 방식에 얽매이지 않은 음악들이 바로 발리 투도의 무기가 되어주는 셈이다. 데뷔 8년차, 언더와 오버의 경계를 두지 않고 꾸준한 활동을 해 온 사이드-비가 실력파 힙합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여러 모양새의 음악을 간수하며 발전시키는 것과 우리나라말로 정갈하게 노랫말을 진행함이 필요하다.
2006/08 한동윤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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