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h Rowley - Little Dreamer 원고의 나열

자신만의 독특한 재래 문법으로 1970년대를 환기시키는 백인 여성 소울 싱어들이 꾸준히 등장하는 추세다. 그들은 모두 영국인이라는 공통점과 직접 노래를 만드는 싱어송라이터라는 동분모를 지닌다. 또한, 스택스(Stax)나 모타운(Motown) 같은 흑인 음악 전문 레이블들의 음악이 그대로 옮겨진 듯한 생각이 들 만큼 그 어떤 가감이나 훼손 없이 천연 그대로의 고전 리듬 앤 블루스, 빈티지 소울을 오롯이 재현한다. 50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다섯 개 부문을 석권하며 미국의 사랑을 듬뿍 받은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열아홉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원숙미를 보였던 아델(Adele), 낡은 공명으로 '제2의 더스티 스프링필드(Dusty Springfield)'라는 호칭을 듣는 더피(Duffy)까지, 레트로 사운드 재현에 젊은 여성 음악인들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더욱 활발하다.

2008년도의 절반이 다 지나갈 무렵, 그 흐름에 힘을 보탤 신인 가수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바로 베스 로울리. 페루 출신으로 두 살 때 영국으로 건너간 그녀는 방년 26살이니 앞에서 이야기한 세 뮤지션보다도 언니다. 몇 달, 심지어는 며칠 갖고도 관록을 따지는 일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에이미 와인하우스, 더피, 아델보다도 생년월일이 몇 년 위인 그녀의 목소리는 더 농익은 듯한 느낌을 준다. 같은 20대라지만 베스의 보컬에는 편안함과 따스함이 묻어나온다. 셋에게서 생숙(生熟)이 함께 발견되었다면, 베스에게서는 서투름보다는 훨씬 여유로운 주도, 은은하지만 능숙한 면모가 감지된다.

본 데뷔작은 듀크 스페셜(Duke Special)의 백 밴드로 활동해온 재즈 색소포니스트 벤 캐슬(Ben Castle)과 베스 로울리가 공동으로 작곡을 담당했고 프리텐더스(The Pretenders)의 <Loose Screw> 앨범 등을 제작한 케빈 베이컨(Kevin Bacon), 조나단 퀌비(Jonathan Quarmby) 팀과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 블러(Blur) 등의 곡을 감독했던 스티브 파워(Steve Power)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구식 사운드를 근간으로 하면서도 소울과 리듬 앤 블루스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채로운 양식으로 가지를 뻗어 색다른 분위기를 내 매력적으로 들린다. 레게의 호흡을 빌린 'I Shall Be Released', 블루스의 축축한 기운이 곳곳에 퍼진 'One Cloud', 컨트리와 가스펠을 적절하게 교미한 'Beautiful Tomorrow', 'When The Rains Came' 등 각 곡마다 확연히 다른 스타일로 옷을 갈아입고 있어 느긋한 템포임에도 지루할 틈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는 노래는 더 있다. 명징한 태를 뽐내는 'So Sublime'은 팝 음악 특유의 간결한 멜로디 위에 올드 소울의 색조를 곁들인 노래로 앨범 중 단연 돋보인다. 소박하지만 밝은 향을 띠는 코러스와 단출한 악기 구성이 매력적인 소리를 우려낸다. 지난 3월 디지털 다운로드로 공개한 첫 싱글 'Oh My Life'는 약간의 리버브를 주입하고 색소폰, 기타, 건반, 드럼 등 악기 소리를 의도적으로 투박하게 냄으로써 예스런 정취를 살렸으며, 윌리 넬슨(Willie Nelson)의 원곡을 커버한 'Angels Flying Too Close'는 듀크 스페셜과의 듀엣으로 섬려한 풍경을 조성한다. 앨범에는 현재 유행하는 음악 같은 빠른 템포를 갖는 노래라곤 존재하지 않지만 따분할 구석이라곤 전혀 없다.

베스 로울리가 장르 면에서나, 시대 면에서나 이처럼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이 컨트리, 포크, 블루스,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틀며 함께 들어왔어요”라고 이야기한다. 1970년대는 기본으로 찍었고 60년대에까지 걸음을 옮기니 요즘 나오는 트렌디한 음악에만 익숙한 사람에게는 쉽게 와 닿지는 못하는 게 우려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옛것에 강한 노스탤지어를 품은 올드 열광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음반임이 분명하다. 그녀로 인해 레트로 열풍은 한 차례 더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2008/06 한동윤 (www.izm.co.kr)


덧글

  • BlueCT 2008/08/01 23:51 #

    오우~완전 귀엽게 생겼네요. 게다가 노래도 잘 한다니...꼭 도시락에서 찾아보렵니다. :)
  • BlueCT 2008/08/04 08:01 #

    앍!!! 도시락에 없어요!! ; ㅁ; 우엉~
  • 한솔로 2008/08/04 11:51 #

    정식 라이선스는 모르겠는데 유니버설에서 수입을 하긴 했을 거예요. 특별히 인기 있는 가수가 아니다 보니 음원 계약까지는 하지 않은 듯합니다. 너무 슬퍼하지는 마세요~ 저도 이렇게 좋은 음악이 우리나라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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