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니 스컹크(Stony Skunk) - Stony Riddim 원고의 나열

90년대 초반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 레게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유비포티(UB40)의 'Can't Help Falling In Love'나 이너 서클(Inner Circle)의 'Sweat (A La La La La Long)'을 중심으로 한 가벼운 레게-팝 넘버들의 득세는 대단했다. 그 시류에 편승해 우리나라 가요계에도 레게 열풍이 불었지만 저항성, 흑인들이 겪는 부조리에 대한 고발, 희망의 메시지로 민중 의식을 고취시키는 등의 레게 기본 이념은 온데간데없고 경쾌함을 만끽하기 위한 스타일과 리듬만 나돌 뿐이었다.

이러한 면을 봤을 때 스토니 스컹크(Stony Skunk)의 등장은 무척이나 새롭고 믿음직스러운 것이었다. 이들의 음악은 대충 그럴싸하게 꾸민 게 아니라 루츠 레게이건, 댄스홀이건 간에 제대로 요해하여 각 서브 장르의 특징을 잘 정리해 편곡함으로 본토의 것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리고 저항적인 메시지와 각박한 인생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긍정성을 가사에 적극적으로 투입함으로써 레게가 지닌 '메시지 음악'으로서의 성질을 놓치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이틀로 리메이크 곡을 택한 것이 색다르다. 'No Woman No Cry'는 어렵게 살아가는 자메이카 사람들의 아픔과 희망을 노래한 밥 말리(Bob Marley)의 명곡으로 스토니 스컹크의 그에 대한 존경심을 엿볼 수 있다. 거장의 노래를 가져와 타이틀로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나름의 작은 변화를 보이면서도 원곡의 으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온전히 유지한다. 바닥에 잔잔하게 깔리는 스컬(Skul1)의 스캣과 후반부의 독창은 쓸쓸함과 그리움을 극적으로 승화시키는 요소로 노래의 무드를 한목에 나타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실력 없는 가짜 뮤지션에 대한 맹공을 퍼붓고 있는 'Buffalo 2006'은 스토니 스컹크의 뛰어난 래핑과 라이밍(rhyming) 실력을 느끼기 충분하며, '내면의 전쟁'은 주변과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변해야 함을 역설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곧 이상향으로 가는 길임을 '이제 천천히 가요 To Zion'이란 대목을 통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자메이카의 종교 집단 래스터패리언(Rastafarian)이 종종 말하곤 하는 '아프리카로의 복귀'를 은유적으로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작 <Ragga Muffin>의 '강아지'와 내용적 궤를 같이하는 '메리와 나 (Mary Wanna)'는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이들의 변이며, 동시에 스토니 스컹크의 재치를 만끽할 수 있는 트랙.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는 Mary와 나의 관계는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해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을 말하며 '사람들이 이유 없이 그녈 너무 싫어해요'라고 말함으로써 대마초 규제에 대해 재고하기를 요망한다. 스토니 스컹크와 프라임이 각각 범죄 용의자와 형사로 분해 능청스런 대화를 펼치는 장면은 시공간적 재미를 더한다.

표면에 드러나는 스토니 스컹크의 큰 매력은 거칠고 탁한 스컬의 목소리와 에스쿠시(S-Kush)의 말끔한 목소리가 끈끈하게 어울려 가사를 좀 더 리드미컬하게 들려주는 것인데, 본 앨범에서는 곡의 속도를 느릿느릿하게 가져가는 것으로 두 멤버의 맛깔스런 보컬 진행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도 매력으로 꼽을만하다. 마스터 우(Masta Wu)가 피처링한 '오늘은 크게 울자'나 '눈물 추억.. 난 늘 기억해'는 차분한 흐름 속에 또렷한 운율감으로 다가선다.

우리나라에서 레게음악 신은 아직까지 은벽하기만 하다. 당분간은 햇빛이 잘 비추지 않는 곳에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자기 자신이 물까지 주어야 하는 외로운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꼿꼿하고 곧게 자라나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 16개의 튼실한 트랙은 스토니 스컹크가 1년이 넘는 준비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를 말해준다.

2006/08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덧글

  • megalo 2008/10/18 11:50 #

    스컬 형님은 군생활 잘 하고 계실런지. 쿤타 & 뉴올리언스와 스토니 스컹크는 한국 음악씬의 보배입니다~
  • 클라 2008/10/18 14:06 #

    간혹 소속사를 말해주면 사람들이 의외라고 생각하는 스토니 스컹크로군요.
    스컬과S-KUSH의 목소리 조합은 너무나도 좋습니다.
  • 아레스실버 2008/10/18 18:58 #

    스토니스컹크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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