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Avenue Jones - HipRockSoul 원고의 나열

1990년대에 들어 힙합 신에 나타난 증상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연주가 가능한 힙합 밴드의 등장이 확실히 늘어났다는 사실이겠다. 디지털화(化)된 비트와 난무하는 샘플링이 전달하는 식상함과 건조함에 지친 청취자들에게는 생기 가득하고 연주자의 온기가 느껴지는 얼터너티브 힙합이 피난처이자 실로 대안이 되어준 셈이다. 그뿐 아니라 힙합으로의 초행이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도 다른 장르와 결합이 된 이 음악이 부담감을 감소시켜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꽤 오랜 기간 동안 활동했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는 떨어지는 이 밴드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서 밴드의 리더인 아마드 존스(Ahmad Jones)를 우선 언급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MC와 작곡가, 프로듀서로서 다재다능함을 겸비한 그는 1994년 발표한 'Back In The Day'라는 곡이 빌보드 팝 차트에서 몇 주간 상위권에 랭크되는 동시에 대중들과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전에 행해지지 않은 유일무이한 힙합 스타일을 시도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솔로 활동을 마친 후 아마드는 생동감이 넘치면서 기존 힙합과는 차별화된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던 중 지금의 포쓰 애비뉴 존스(4th Avenue Jones - 아마드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연주를 하고 랩 연습을 하던 동네의 4번 가(4th Avenue)는 때 묻지 않은 음악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며, 사색이 이루어지는 의미 있는 곳이었기에 그의 이름을 합쳐 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를 결성하게 된다.

아마드의 아내인 티나 존스(Tena Jones), 기타리스트 티미 셰익스(Timmy Shakes), 바이올리니스트 게일리 버드(Gaily Bird), 드럼 연주자인 디(Dee)와 베이시스트 팻 알(Phat Al), 객원 보컬 네네 화이트(NeNe White)로 구성된 이 밴드는 아마드의 독립 레이블인 룩얼라이브(Lookalive) 산하에 속해서 라이브 공연을 해 오던 중 2002년 인터스코프(Interscope)를 통해 두 번째 데뷔 앨범 <No Plan B Pt. 2>를 발표한다.

이 앨범을 굳이 '두 번째 데뷔 앨범'이라고 설명해 두는 이유는 사실 오리지널 <No Plan B>가 본인들의 레이블을 통해 1999년에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랙리스트에만 조금의 변화가 있었을 뿐 3년 만에 들고 나온 작업 물 치고는 뚜렷한 음악적 변화가 없었던 탓에 팬들에게 적잖은 실망만을 안겨주었다.

<No Plan B>와 <No Plan B Pt. 2>가 포쓰 애비뉴 존스가 추구하는 음악적 지향에 도달하는 과도기적 작품이었다면 본 작 <HipRockSoul>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전작에서 시도했던 힙합, 록, 소울의 결합을 이 앨범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세 장르의 긴밀한 결합과 그 어울림을 놓고 본다면 70% 정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에어로스미스(Aerosmith)와 런 디엠씨(Run D.M.C.)의 콜라보인 'Walk This Way'를 비롯해서 영화 <킬러 나이트(원제 Judgment Night)>의 OST에서 들려준 힙합과 록의 크로스오버는 충분히 익숙해져서 이제는 그리 새로울 것도 없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힙합과 록과 소울을 한꺼번에 소화하겠다는 시도는 신선했지만 무리가 있는 장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요리사 아마드는 무엇을 주재료로 삼고 무엇을 양념으로 첨부할지를 잘 판단하여 색다르지만 맛있는 요리를 내놓고 있다.

이런 음악성향도 재밌는 요소이지만 이들이 가스펠 그룹이라는 사실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뒤틀린 일상에서 오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내용의 가사가 헤비한 일렉트릭 기타 리프에 던져지는 'Take Me Away', 각박하고 메마른 현실에서 살아가는 인간상들을 묘사하면서 권력자에게 관심과 보호를 요구하는 'Caesar' 등 일상에서 쉽게 느끼는 가족 간의 사랑과 소소한 다툼 등의 가벼운 소재를 가사에 담고 있다. 꼭 가스펠이라고 해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의 틀에 박힌 테마를 주구장창 울부짖는 것은 아니니 안심하시라.

전작은 소울이나 멜로디적인 면을 강조한 반면, 본 앨범에서는 록의 요소와 소울을 모든 곡마다 골고루 배치한 것이 가장 큰 음악적 특징이며 진일보한 성향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다일레이티드 피플스(Dilated Peoples), 피젼 존(Pigeon John), 비트 정키스(Beat Junkies)의 디제이 레트매틱(DJ Rhettmatic)등의 화려한 피처링을 연출하는 데에 서투른 모습이 보인다.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돈 좀 들여야겠지만 끈끈한 정과 꾸준히 유지해 온 친분으로 손쉽게 섭외했을 세션들의 장점을 잡아주지 못한 탓에 참여한 곡마다 이들의 연주 또는 노래가 공중 위를 떠다니는 느낌이 강하게 들 뿐이다. 이들이 지향하는 힙합, 록, 소울이 얼마나 매끄러운 골격을 갖추어 갈지, 가스펠 그룹으로서 이들이 전달하려는 성서의 메시지 또한 이후 작품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해본다.

<참고>
본 앨범은 엘에이 심포니(LA Symphony), 딥스페이스 파이브(Deepspace 5) 등이 소속되어 있는 인디 레이블 고티(Gotee Revords)를 통해 2005년 <Stereo : The Evolution of HipRockSoul>으로 제목을 수정, 수록곡을 보완하여 발매했다.

2006/06 한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