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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ie McKay <Tell It Like It Is>

세련된 컨템퍼러리 R&B, 클럽에서 사랑받는 댄서블한 어반 팝 음악이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네오 소울이나 정통 리듬 앤 블루스가 발을 디딜 틈은 어디에도 허락되지 않았다. 전문 방송국이 아닌 이상은 거의 최신 유행하는 댄스곡이 무서운 양으로 방출되고 있으며, 각종 차트 마찬가지로 업 템포의 음악들이 한자리씩 꿰차고 끈질기게 버티는 상황은 이어진다. 근래 들어 많은 이가 '네오 소울은 죽었다'고 말하는 것은 네오 소울을 하는 음악가의 부재에 대한 탄식뿐만 아니라 이쪽 장르가 주류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탄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포함될 것이다.

굳이 멀리 갈 것도 없이 올해만 봐도 그러한 사정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에리카 바두(Erykah Badu), 라힘 드본(Raheem DeVaughn) 정도만이 좋은 평을 들으며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꼬냐 도스(Conya Doss), 드웰레(Dwele), 라이프 제닝스(Lyfe Jennings) 등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안타깝게도 네오 소울은 장사하기에는 별로인 아이템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러나 자신의 지향을 거두지 않고 묵묵하게 밀고 나가는 뮤지션들이 있기에 네오 소울은 건재하다. 상업적인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어도 또 하나의 가수로 인해 네오 소울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게 증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실증의 주인공은 스테파니 맥케이(Stephanie McKay)다. 뉴욕 출신의 소울 보컬리스트인 그녀는 여러 사람에게 낯선 이름일지 몰라도 이미 팝 음악, 조금 범위를 좁혀서는 흑인 음악 신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펑크(funk), 스카, 애시드 재즈 밴드인 브루클린 펑크 에센셜즈(Brooklyn Funk Essentials)의 멤버로서 활동했고, 탈립 콸리(Talib Kweli)의 2002년 앨범 <Quality>에 수록된 'Shock Body', 소울라이브(Soulive)의 'Romantic', 앰프 피들러(Amp Fiddler)의 'Heaven', 호주 출신의 디제이 겸 프로듀서 케이털리스트(Katalyst)의 'Say What You' 등에 참여하며 풍성한 음을 내는 보컬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녀를 돋보이게 한 게 이와 같은 품앗이 작업들만은 아니다.

2003년에 발표한 솔로 데뷔작 <McKay>는 힙합, 로큰롤, 소울이 완벽하게 버무려진 사운드로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모타운이 한밤에 습격자를 만났다'라는 묘사로 스테파니 맥케이의 음악 스타일이 어떤지를 정의 내렸다. 영국 신문 가디언(The Guardian)은 '정치적으로 의식 있고 영원토록 사랑에 번민하는 19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 소울 여성의 소생'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였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당대의 사운드와 태도를 오롯이 재현한 작품에 곳곳에서 보낸 찬사는 괜한 호들갑이 아니었다. 인스턴트화된 현재 흑인 음악에 대한 반감의 진정(陳情)이었고, 새천년 새로운 소울의 탄생을 축하하고 그 사실을 전달하는 의미로서의 대성(大聲)이었다.

진심어린 축복과 열렬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감행된 장기간의 휴면은 많은 이를 답답하게 했다. 자신감 넘치는 독특한 문법으로 밝게 빛나던 그였기에 한줄기 희망이 사라진 듯한 느낌이 들었던 이도 많았을 것이다. 간간이 다른 뮤지션들의 곡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드러내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스테파니라는 이름마저도 희미해졌을 즈음 드디어 긴 세월을 정리하고 다시 돌아왔다. '21세기에 다시 태어난 오리지널 소울 이야기' 2막의 시작이다.

음악은 더욱 견고해졌고 퓨전의 양상은 거칠 것 없이 넘노닌다. 깊이 있는 음성은 여전하다. 때로는 습하고, 때로는 건조하고, 어떤 때에는 끈적끈적하고, 이따금 알싸한 내용물들과 그것을 담은 얼개는 한층 짙어진 듯하다. 정규 앨범 전, 2006년에 맛보기로 선보인 EP <Stephanie McKay>에 수록되었던 'Tell It Like It Is'와 'Money'는 들목에서 올드 소울의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듣는 이의 감성을 1970년대로 이동시킬 채비를 한다. 연이어 등장하는 여린 음색의 코러스와 느긋하게 플레이되는 기타 연주가 폭신한 그루브를 형성하는 'This Letter', 은은한 오르간 연주에 실은 목소리가 호소력 있게 들리는 'Oxygen'을 통해서 검은 빛 가득한 음이 우러나온다.

그녀는 또한 흑인 음악 내 다른 장르들과 교점을 만드는 데에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Oh Yeah'와 'Fiya'에서는 미(美) 힙합 황금기에 주로 통용되던 단순하면서도 신나는 비트를 이입하고 있으며, 'Say What You Feel'과 'Kinky'로는 재즈와 펑크(funk)를 혼합해 텐션감 그득한 열기를 발산한다. 샘플링이 돋보이는 'Jackson Avenue'와 낮게 깔리는 신스 사운드가 무게감을 주는 'Little More Time'에서는 진지함과 전달력을 고루 갖춘 네오 소울 특유의 형(形)을 주조한다.

음반의 매력은 편곡 부분에서만 광이 나는 것은 아니다. 반주가 어떤가에 상관없이 스테파니의 목소리는 카멜레온 같은 연출력을 발휘해 완벽에 가까운 변신을 꾀한다. 매번 모양을 달리하는 틀에 맞추지 못해 어중간하게 겉돈다거나 자신의 능력을 믿고는 음악을 밀쳐버리지 않는다. 네오 소울은 아직까지 살아있음을 스테파니 맥케이와 이 앨범을 통해서 느낀다.

2008/08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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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솔로 | 2008/11/06 13:56 | 원고의 나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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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kang at 2008/11/08 07:33
브롱스를 대표하는...
Commented by 한솔로 at 2008/11/08 11:07
브롱스는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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