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Jazzy Jeff - The Return Of The Magnificent 원고의 나열

윌 스미스(Will Smith)가 할리우드의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화려한 플래시 세례를 받고 빌보드 차트를 어렵지 않게 들락날락하는 동안 그의 동료 디제이 재지 제프(DJ Jazzy Jeff)는 반면 평단과 힙합 마니아들의 미미한 조명을 양식 삼아 그간 쌓아온 명성을 겨우겨우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것은 외적으로 나타난 일면일 뿐이었다. 재지 제프의 행보가 남들 보기에 느릿하고 처지는 감이 약간은 있었을는지 몰라도 그는 요란 떨지 않으며 누구보다 튼실하게 아티스트로서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는 데 정진했다.

윌 스미스의 솔로 앨범에 세션과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우정의 끊을 놓지 않은 것은 부대행사 중 하나이며 재지 제프는 트렌드와 본인이 추구하는 힙합의 새로운 틀을 포괄할 수 있는 작품을 준비해 왔는데, 그것이 곧 2002년 발표한 [The Magnificent] 앨범이다. 자신은 비트 제작 및 프로듀싱, 총 감독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객원 래퍼와 외부 보컬을 들여 각각의 노래를 완성하는 형식 면에서는 피트 록(Pete Rock)의 [Soul Survivor] 시리즈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The Magnificent]는 광범위하게 시류를 형성하는 네오 소울과 전자음에 기반을 둔 힙합의 진화를 세련되게 묘사한 독창적 사운드의 취합이었다 (수록곡 중 'We Live In Philly', 'How I Do' 등은 지역별로 네오 소울 음악을 묶은 컴필레이션 중 [Philly Soul : Music From The City Of Brotherly Love](2003) 편에 실리기도 했다).

[The Return Of The Magnificent]는 말 그대로 전작의 복귀이며 앞으로 이 '장대한' 기획물이 연속해서 나올 것임을 암시하는 타이틀이기도 하다. 앨범 전반을 거니는 재지(jazzy)한 맛은 1편보다 훨씬 그윽해졌으며 리듬의 극소 편성과 많은 채널을 통하는 디지털 사운드가 정겹게 짜이면서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또한, 올드 스쿨 힙합의 요소를 곳곳에 비치해 둠으로써 미래를 지향하는 소리의 구성에 신경 쓰는 것만이 아닌 1970, 80년대 분위기 재현에도 힘쓰고 있다.

음의 풍광을 풍성하고 부드럽게 나타내는 작업 외에도 빅 대디 케인(Big Daddy Kane), 진 그레이(Jean Grae), 메소드 맨(Method Man)을 위시한 실력파 래퍼들과 라힘 드본(Raheem DeVaughn) 같은 유능한 R&B 보컬리스트들의 참여가 본 앨범을 더욱 윤기 있게 만들어 준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여가수 차이나 블랙(Chinah Blac)이 농염한 목소리로 검은빛 짙은 기운을 내뿜는 'Touch Me Wit Ur Handz', 카디널 오피셜(Kardinal Offishall)의 힘 있는 래핑이 가느다랗게 흩어지는 신스(synth) 프로그래밍과 가성의 코러스 사이에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는 'She Was So Flyy'와 제이 라이브(J-Live)의 유연한 라임 배합이 쉼 없이 몰아치는 'Practice'는 앨범의 백미, 모든 곡의 후반부에 자리한 스킷들도 듣는 이에게 재미를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재지 제프의 신보는 턴테이블 테크니션을 넘어 이제는 힙합 지휘자로서 확고한 위치에 선 그의 걸출한 프로듀싱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며, 메인스트림을 잠식한 똑같은 모양새의 흑인 음악에 지친 마니아들에게는 편안한 쉼터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주류 음악과 친교하며 이때까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잘 지내온 사람이라면 그냥 듣던 음악 듣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한동윤)

2007년 6월 오이스트리트 원고 수정


덧글

  • CIDD 2008/11/21 17:23 #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 한솔로 2008/11/23 14:42 #

    이 분이라면 이해할 수 있어.
  • BlueCT 2008/11/24 09:35 #

    아 듣고 싶네요. 왠지 굉장히 기대가 되게 만드는 앨범이네요. ; ㅁ;
  • 한솔로 2008/11/24 10:38 #

    정식 수입은 된 앨범인데 음원으로까지 나오지는 않았을 거예요. 몇몇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구하실 수는 있지만. 어쨌든 괜찮은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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