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o - Gravity At Last 원고의 나열

2006년 선보인 처녀작 <Joyful>은 이 시대에 흔하지 않은 리듬 앤 블루스 앨범이었다. 아요(Ayo)의 음악은 동종 장르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과 조금, 혹은 많이 차이가 난다. 전자음과 단단한 드럼으로 치장한 R&B가 군림하는 시대에 포크, 블루스, 레게, 아프로비트 등이 스미어 있는 혼성 스타일이 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의 음악에서 다림질 되지 않은 수수함과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소박함이 묻어났기에 그 특별함으로 여러 음악 매체와 대중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어쩌면 그가 겪어온 삶이 순탄치 못했기에 노래에 더욱 진한 인간미가 젖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요가 여섯 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는 헤로인에 중독되어 교도소에 갔고, 이후 부모님은 이혼까지 하게 되었다. 아요와 그녀의 형제들은 남의 집에 수양 자식으로 입양되었고 열네 살이 되자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그제야 8년간의 길었던 이별을 마감했다. 이런 시련을 경험한 사람이 음악을 한다면 작품에는 주로 삶과 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기기 마련이다. 이런 어두운 배경을 알면 노래로 표출되는 정체성이 일면 이해될 것이다.

이번 앨범 역시 그녀가 작사, 작곡, 프로듀싱 등 작업 전반에 참여하며 제작을 진두지휘했다. 'Sometimes'의 어쿠스틱 버전을 제외하면 총 열세 곡이 수록되었는데, 이것들을 녹음하는 데에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후기가 놀랍다. 하루라도 빨리 신보를 팬들에게 선보이려는 마음도 작용했겠지만, 직접 작사, 작곡을 다 해서 그만큼 음악을 요해하기에 수월했음을 알려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록, 레게 등을 섞어 특별하게 들리는 리드 싱글 'Slow Slow (Run Run)'을 비롯해 제목부터 가수의 정념(情念)이 드러나는 'Maybe (Ayo Blues)', 오르간과 관악기 연주가 그윽하면서도 힘차게 들리는 펑크(funk) 넘버 'Change', 수록곡 중 가장 팝 음악다운 'Piece Of Joy' 등의 질박한 느낌의 작품으로 음악적인 부분에서 자기 스타일을 굳히는 작업을 놓치지 않는다. 아요를 이야기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어쿠스틱한 멋이 2집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은 담백한 반주뿐만 아니라 숙고해서 쓴 노랫말도 그를 나타내는 특징이다. 남편과의 생활을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라며 그를 사랑함을 밝히는 'Better Days'가 수록곡 중 가장 돋보이는데, 어머니 문제로 이혼 한 그녀의 아버지가 당시 이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상상하면 사랑 노래 이상의 슬픔이 풍긴다. 약으로 말미암아 인생을 망치고 가족에게도 상처를 준 어머니를 걱정하는 마음이 서린 'Mother', 많은 죄를 지었지만, 축복과 교훈을 준 하나님께 감사를 전하는 'Thank You'까지 노래가 체현하는 정서만으로 36.5도의 온기가 나타난다. 앨범을 듣는다면 왜 그녀의 음악에서 사람의 정겨운 맛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삶에 대한 고민, 가족과 지인들을 걱정하는 아름다운 심성으로 가득 찬 작품이다. 요즘 많은 이에게 인기를 누리는 흑인 음악처럼 세련되지는 않지만, 이 투박한 음악으로 전달되는 내용은 우리의 삶과 밀착해 있어 무척이나 친근하게 들린다. <Gravity At Last>는 단순히 음악을 접하는 것을 넘어 생활과 사람을 만나는 고담한 자리가 된다.

2009/02 한동윤 (www.iz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