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Se7en) - Girls (feat. Lil' Kim) 보거나 듣기



셋의 조합부터가 미국 대중의 관심을 증폭하기 어려운 만남이다. 로드니 저킨스(Rodney Jerkins)는 비욘세(Beyonce)의 'Deja Vu' 이후 이렇다 할 빅 히트곡이 없고, 릴 킴(Lil' Kim)은 애초에 흥행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며, 노래의 주인공은 팝 음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떨어지는 동양인이다. 이 노래가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다면 그게 기이한 현상이다.

트렌드에 맞게 전자음이 직행으로 넘실거리고 약간의 이펙트로 가수의 목소리에 변화를 준다. 더불어 후렴 먼저 치고 들어가는 딱 규정화된 기법까지, 다분히 미국적이라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을 요즘 시대의 컨템퍼러리 R&B다.

외관은 미끈해 보이지만 우려의 정중앙에 꽂히는 그저 그런 노래에 지나지 않는다. 선율은 오로지 후렴에만 힘을 쏟고 있어 버스(verse)와의 연계가 자연스러울 리 없다. 코러스에 들어가기 전 세븐 파트의 마지막에 퀸(Queen)의 'We Will Rock You'가 교차되는 게 그런 이유에서다. 릴 킴은 노래하듯 차지게 랩을 하지 않고 랩을 하듯 엉성하게 노래해 조미료를 쳐도 모자를 판에 물을 들이붓는다. 내부의 적이다. 로드니 저킨스의 트랙 조립도 실망을 안긴다. 후면에 효과음을 배치하거나 사이사이에 비트를 더 심어서 긴장감을 살렸어야 하는데 굴곡이 없어 평면적으로만 느껴진다.

세븐의 보컬을 부각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흑인 음악 열에 아홉은 이런 스타일을 내세우는 상황에 그와는 다른 형태로 동양인의 신선한 음성을 강조하는 게 어쩌면 더 돋보일 수 있다. 미성에다 비교적 시원하게 음역을 소화하는 보컬이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유명 프로듀서를 기용하고 이름 있는 가수를 참여시켜야 곡이 알려지는 시대, 자극적인 소리로 반복하지 않으면 노래가 뜰 수 없는 시대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은 이해된다. 그러나 '와줘..', '열정', '난 알아요' 등 한국에서 발표한 노래보다 몇 배는 더 안 끌리는 게 사실이다. (한동윤)


덧글

  • 낭만여객 2009/03/19 15:32 #

    끌리는 멜로디와 시원한 비트가 난무하는 그런 R&B를 요즘 찾기 어려워요. 뭐가 좋을지 모르겠네요.
  • 오리지날U 2009/03/19 18:23 #

    뭐랄까.. 그냥 웅얼웅얼 하다가 끝나는 것 같아요 'ㅡ'

    그나저나 스킨 바꾸셨군요. 이것도 깔끔하니 좋네요 :)
  • Scaldi 2009/03/19 21:55 # 삭제

    먼가 2%빠져 있는 느낌이 들으면 들을수록 드는데....
  • 쏘닉 2009/03/20 01:17 #

    보아 미국 앨범 들어봤어? 똑같은 생각했음
    왜그러지 가수나 프로듀서나 다 프로인데 100퍼센트 못 끌어내는 거 같아
    후렴구만 살짝 강조할뿐 전혀 보컬이나 리듬파트 부각하지 않는다는 거
    이건 미국시장 진출한 일본가수한테도 나타나는 비슷한 다분히 의도적인 미흡한 프로듀싱인 거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레이디가가호호 어디갔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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