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aphael Saadiq - The Way I See It 원고의 나열

레트로 소울, 빈티지 사운드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은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스테파니 맥케이(Stephanie McKay) 같은 여성 리듬 앤 블루스 뮤지션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발표한 <Love Behind The Melody> 앨범으로 고풍스러운 맛을 냈던 라힘 드본(Raheem DeVaughn)을 비롯해 그보다 몇 달 지나서 네 번째 음반 <The Way I See It>으로 컴백한 네오 소울의 명수 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 또한 1960, 70년대의 고전 소울을 마주하는 듯한 예스런 소리로 빈티지 사운드 재현의 붐에 일조한다.

본 작품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그 시절에 나온 음악이 갖던 질감과 틀을 고스란히 살리고 있다는 사항이 될 것이다. 스트링 오케스트레이션이나 박수 소리, 드럼, 건반, 코러스의 하모니까지 당시의 노래에서 발견되는 프로듀싱 기법, 편곡 방식에 맞닿아 있다. 또한, 녹음 면에서도 그때의 다소 거칠고 탁한 분위기를 최대한 내고자 신경을 쓴 게 역력하다. 러닝타임마저도 과거처럼 3분이 채 안 되는 곡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정말이지 6, 70년대의 재림이라고 단정 지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펑키한 기타 리프가 흡인력을 배가하는 '100 Yard Dash', 조스 스톤(Joss Stone)과의 호흡으로 한층 그윽한 향을 내는 'Just One Kiss', 대번에 스타일리스틱스(The Stylistics)가 떠오르는 'Oh Girl', 시제이 힐튼(CJ Hilton)이 봉고와 피아노를,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는 하모니카 연주로 도움을 준 감미로운 발라드곡 'Never Give You Up',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은은하게 힘을 내비치는 'Sometimes' 등 지난날의 아취가 제대로 서려 구수한 맛이 충만하게 느껴진다.

라파엘 사딕은 이 음반을 소개하면서 “앨범을 만들며 글래디스 나이트 앤 더 핍스(Gladys Knight & The Pips), 알 그린(Al Green), 포 탑스(The Four Tops) 등의 비디오를 봤어요. 그리고 그것들을 다 같이 융합했고요”라는 말을 했다. 그의 설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본 작품은 딱 그 시절에 맞춰 올드 소울, R&B 팬들로 하여금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킬 만한 무척 탐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요즘 흥행하는 천편일률적인 모양의 자극적 리듬 앤 블루스에 심신이 피로한 이에게는 명약과도 같은 음반이다.

2009/03 한동윤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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