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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dy <Press Play>

이름 한 번 바꾸었을 뿐인데 세간의 이목을 죄다 쓸어 담는 걸 보면 퍼프 대디(Puff Daddy)는 분명 인기인이다. 프로듀서이자 굴지의 힙합 레이블 배드 보이(Bad Boy) 대표, 의류 사업에까지 손을 뻗어 여러 방면에서 미다스로 군림하고 있으니 이름의 획 하나 더 긋고 빼는 것 자체로도 기삿거리가 되는 인물임에 틀림없다(세 번째 앨범 <The Saga Continues>(2001)부터는 피 디디(P. Diddy)로 예명을 교체했고 이번 앨범은 거기서 P를 빼서 활동한다니 이제 사람들은 디디라는 새로운 이름에도 적응을 해야겠다).

그에게 관심이 가는 것은 이름 바꾸기 해프닝만은 아니다. 올해 배드 보이 사단의 굵직한 대박 행진은 또 어떠했는가. 관능적인 클럽튠 'Me & U'를 히트시킨 스무 살 미녀 가수 캐시(Cassie)와 'It's Going Down'으로 힙합 차트를 점령한 영 족(Yung Joc), 여성 5인조 컨템퍼러리 알앤비 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이 큰 인기를 끌면서 디디의 세력은 날이 갈수록 강해졌다.

이제는 그의 솔로 앨범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막강한 기세를 몰아친다. 인트로와 막간의 노래('Testimonial'과 'I Am'은 각각 완전한 하나의 곡이라 할 수 있지만) 세 개를 제외하고도 열다섯 곡을 수록하였으며 게스트로 참여해 앨범에 광을 내주는 뮤지션만도 스물한 명이나 되니, 이쯤이면 컴필레이션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서 분명히 드러나는 점은 본 작품이 디디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든가 작금의 내로라하는 가수들을 대거 모셔올 만큼 돈이 많다는(이건 이번 앨범에 대한 크나큰 열정에서 온 과감한 투자로 해석할 수도 있고) 사실을 거듭 말함과 더불어 결정적으로 혼자서는 당당하게 나설 실력이 안 된다는 딱한 사정을 대놓고 선전하는 계기라 할 수 있다.

솔로 앨범이라지만 디디의 비중은 아주 작다. 다른 이들의 노래에 그가 잠깐 출연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앨범 커버가 꽉 차도록 박아놓은 얼굴 사진과 노래에서의 활약은 존재감에서 극명히 대조된다. 그의 래핑은 변화 없이 단조로우며 가사도 그것에 따르는 단순한 사랑 얘기로 채우니 특별히 디디에 대해 언급할 구석이 보이질 않아 초점은 편곡이나 피처링한 가수들에게 맞춰진다.

조니 페이트(Johnny Pate)의 블랙스플로테이션 사운드트랙 <Shaft In Africa>(1973)의 동명 타이틀을 샘플링한 'We Gon' Make It'이 앨범의 서막을 알린다. 원곡의 강렬한 사운드를 프로그래밍이 아닌 실제 연주와 혼 섹션으로 재현했다. 재밌게도 제이 지(Jay-Z)가 최근 발표한 싱글 'Show Me What You Got'도 같은 샘플을 쓰고 있어 마니아들 사이에 둘의 비교가 예상된다.

또한 <Press Play>는 추세를 따라가는 클럽튠(푸시캣 돌스(Pussycat Dolls)의 니콜 셰르징거(Nicole Scherzinger)가 피처링한 첫 싱글 'Come To Me',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의 보컬과 반복되는 전자음이 강력하게 느껴지는 'Tell Me', 시아라(Ciara)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Wanna Move', 트위스타(Twista)와 쇼나(Shawnna)의 빠른 랩이 인상적인 'P Diddy Rock')을 적당히 담아 흥을 돋운다.

보컬리스트 케리 힐슨(Keri Hilson)의 청아한 목소리와 깔끔한 진행이 멋스러운 'After Love', 마리오 와이넌스(Mario Winans) 음성 하나로 노래가 살아나는 'Through The Pain (She Told Me)'와 스토리가 이어지는 'Thought You Said'도 주목할 만한 노래다.

특별 초대된 실력파 뮤지션들은 그들의 이름값에 맞는 빼어난 노래와 랩을 들려주거나 훌륭한 프로듀싱을 선보이고 있지만 정작 디디의 재능을 살펴보기에는 주인공의 출연 시간이 너무도 짧다.

근래 보기 드문 대규모의 인해전술이 만들어낸 공격적 마케팅은 업계 큰 손의 복귀를 화려하게 알리며 디디와 배드 보이 레이블의 권력을 등등하게 유지하는 데 확실히 성공했으나 뭔가 개운하지 못하다.

고가, 고품격 자재로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완벽하게 갖춘 부유한 집주인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이렇게 돈으로 칠하면 거의 다 괜찮아 보이긴 해요."

2006/11 한동윤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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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솔로 | 2009/04/27 10:50 | 원고의 나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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