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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gle <Hidden Music Value>

1990년대 중반 결성 이후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일본 힙합 그룹 게이글(Gagle)이 2008년 9월에 출시한 최신작이다. 디제이 겸 프로듀서 디제이 미츠 더 비츠(DJ Mitsu The Beats)를 주축으로 래퍼 헝거(Hunger), 디제이 미우라(DJ Mu-R)로 구성된 이 힙합 트리오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친숙한 뮤지션,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라이선스되는 앨범이기에 일단은 관심이 쏠린다.

그룹의 수장인 미츠 더 비츠의 지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재지(jazzy)한 느낌의 소리 골격, 약간은 건조한 체취로 실험성을 내비치는 반주, 인스트루멘틀 힙합으로서 무언의 기승전결을 느껴봄 직한 비트 등 그들이 항상 고수하던 음형은 여기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한 연유로 강성 하드 코어는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게이글이 괜찮을 듯하다.

팀의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곡은 단연 'Love Note'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부드러운 피아노 루프 위에 현악 오케스트레이션과 색소폰 음원이 살포시 얹어져 듣는 이에게 푸근한 기분을 안길 것이다. 우리나라의 힙합 프로듀서 프라이머리(Primary)가 리믹스한 'Love Note (Korean Mix)' 버전은 더 푹신푹신하다. 비트의 변형도 그렇지만, 여성 보컬 멜로우(Mellow)가 달콤한 목소리를 보태 곡을 더 귀엽게 꾸민다. 이밖에 샘플로 쓰인 기타 리프가 펑키하고 걸쭉하게 곡을 리드하는 'Session Untitled No.9', 오르간 연주 덕분에 레게의 숨이 풍기는 'Blah! Blah! Someswing'도 그룹의 다채롭고 편안한 사운드스케이프를 경험하기에 좋다.

EP 분량에 이들의 세계를 온전히 만끽할 수 없으니 부족함이 큰 게 사실이다. 25분이 채 되지 않는 이 짧은 시간에서 하나라도 더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연주곡도 담고, 리믹스곡도 담았지만, 그 욕심 탓에 일곱 곡이 한군데로 모이지 않고 분산되는 느낌이 꽤 강하게 든다. 이번 작품은 국내 팬들에게 맛보기용 이상의 의미는 차지하지 못할 것 같다.

2009/04 한동윤 (www.izm.co.kr)

by 한솔로 | 2009/04/30 16:00 | 원고의 나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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