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치킨과 닭의 동반자 소시민 밥상

밤 10시 반이 되자 갑자기 족발이 먹고 싶어졌다. 약 10분 정도를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옷을 주섬주섬 걸치고 결국 동네 족발집으로 향했다. 시켜 먹는 족발은 서비스로 나오는 음식들이 맛있는 것도 아니고 오래 기다려서 오는 건 차디차게 식은 고기가 전부이기 때문. 발걸음도 가볍게 흥겨운 마음으로 길을 걸어 가게 문을 여니 아저씨가 반갑게 맞아주며 하시는 말, '고기 다 떨어졌는데요'. 이런, 오 마이 갓댐~!! 그래도 이왕 나온 김에 다른 고깃덩어리를 먹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부어치킨을 찾았다. 저렴하지만, 난 이런 닭 별로 안 좋아한다.



닭과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부엉이 로고.



한 마리를 큼직큼직하게 잘라서 8등분을 해 놓았다. 튀김옷으로 붙은 저 가루들이 뚝뚝 떨어지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부피를 커 보이게 하려는 얄팍한 작전 같기도 하고.



치킨에는 역시 소주. 몇 주 전에 친구가 한 얘기가 생각 났다. 나보다 훨씬 술을 잘 마시는 그 친구와 나는 술을 마실 때에는 종종 치킨에 소주를 흡입하곤 했는데 새삼스럽게 이런 말을 꺼냈다. '얼마 전부터 느낀건데 아무래도 소주랑 치킨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며칠 전에도 치킨이랑 소주를 먹었는데 다음날 술이 안 깨더라고'. 이 말을 들은 나는 '우리가 소주랑 치킨으로 음주 역사를 쌓아온 지 13년이 흘렀는데 그걸 이제서야 느꼈단 말야?'라고 응답했다. 그리고 한 마디 더 덧붙였다. '그건 음식의 궁합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매일 같이 폭음을 했기 때문이야'

어제 소주 두 병을 먹고 잤는데 그런대로 괜찮다. 감기는 더 심해져서 문제지만...

덧글

  • 국화 2009/06/05 13:02 #

    닭과 전혀상관없을듯한 로고 .. 저도 그랬다는 .
    예전에 자주사다먹었었는데 가격은 여전히 싼가요
  • 한솔로 2009/06/05 18:00 #

    네, 예전보다 올랐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여전히 저가에요.
    설마 부엉이를 잡아다 튀기는 건 아니겠지요?
  • 2009/06/05 13:1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솔로 2009/06/05 18:02 #

    옛날에는 술은 좀 한다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말을 꺼낼 처지가 아니에요.
    어렸을 때 몸을 아끼면서 마셨어야 하는 건데 하는 후회를 합니다.
  • 돈쿄 2009/06/05 13:21 #

    역시 닭은 소주랑 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념은 치사해요... 후라이드랑.... 콜록....
  • 한솔로 2009/06/05 18:03 #

    저는 항상 양념 치킨이 안 당겨요. 밖에서는 손에 묻으니 더더욱 그렇고요.
    소주랑 치킨이랑 잘 어울리는데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 간달프 2009/06/05 13:31 #

    역시 닭을 먹을때는 치킨헤드의 노래를 들어야.....(야)
    아니 개인적인 추천곡은 엘리자베스 여왕님이 일탈을 해서 시민들이랑 싸우고(...) 클럽에서 쫒겨나고 아침엔 맨발로 런던거리를 활보하는 그런 MV의 음악이 있는데 지금 완벽하게 까먹어 버려서 뭔지 모르겠습니다 OTL
  • 한솔로 2009/06/05 18:04 #

    어떤 노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그 노래 들으면 눈물의 치킨 섭취가 되는 건 아닌가요? 먹으면서까지 슬프면 부담스러우니까요.
  • 낭만여객 2009/06/05 13:32 #

    전 이제까지 닭은 맥주인줄 알았는데. 소주가 더 낫나봐요??
  • 한솔로 2009/06/05 18:05 #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요, 저는 맥주보다는 소주가 더 나은 것 같아요.
  • 지구밖 2009/06/05 14:27 #

    으어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어치킨..;;
  • 한솔로 2009/06/05 18:06 #

    부어치킨 마니아셨군요. 저는 거의 1년 만에 먹었어요.
  • 슈3花 2009/06/05 14:50 #

    한솔로님 = 술

    도저히 따로 생각할 수 없어요. 후덜덜~
  • 한솔로 2009/06/05 18:09 #

    양조장 딸과 결혼하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음료를 동시에 얻는다면 날아갈 듯 좋겠지요?
  • 카이º 2009/06/05 15:12 #

    닭의 조리법에 따라 술이 달라지는거 같네요 ㅋㅋ

    그치만 뭐 안주라는게 별 거 있습니까 ㅋㅋ

    걍 뭐 땡기면 먹는거지 =ㅅ=
  • 한솔로 2009/06/05 18:12 #

    그렇지요. 술만 먹으면 입이 심심하니까 안주를 찾는 것이겠죠?
    그러고 보니 육류 중 닭만 한 서민 안주도 없는 것 같네요.
  • 아힌 2009/06/05 20:22 #

    저렴하다는 말에 검색해 봤더니 부어치킨... 유명한거군요!
    문제는 배달이 안되는데 집근처에 있는 곳은 걸어서 2~3시간.. OT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ㅠ_ㅠ
    앞으로 집 근처에 부어치킨이라는 곳이 생기길 바라면서 수시로 모니터링을 해야겠습니다-_-;
  • 한솔로 2009/06/08 10:48 #

    엇. 저희 동네에 있는 데는 배달 가능하던데요? 동네마당 영업 방침이 다른가 봐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드시기 쉽지 않겠지만 언젠가 맛보실 날이 있길 바라겠습니다.
  • 오리지날U 2009/06/06 04:54 #

    어흐흑- 저는 기름이 흐르는.. 그런니까 [느끼한] 안주는
    도저히 소주랑 먹을 수가 없어서.. ㅜㅜ

    치킨을 살 땐 이상하게 버릇처럼 맥주를 함께 사게 되요;
  • 한솔로 2009/06/08 10:50 #

    어떤 조사에서는 기름기 있는 음식이랑 맥주가 맞는다고 그러고 어떤 데에서는 소주가 제 궁합이라고 그러고... 말이 다 달라서 그냥 선호하는 술을 마십니다. 하하..
  • 은호 2009/06/09 02:47 #

    저도 치킨엔 소주! 예전에 홍상수 영화에서 치킨에 소주 먹는 사람들을 보고 몹시 반가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전 오늘 몹시 맛없는 치킨을 먹어서 아직도 속이 안 좋아요 ㅠ
  • 치킨은소주 2009/06/26 18:22 # 삭제

    전 치킨이랑 소주랑 완전 잘맞던데!
    튀긴닭이라서 그런게 아닐까요 ㅋ 구운치킨이랑 드셔보셔요
    완전 담백해서 술 잘넘어감 ㅠ ㅠ 위너스치킨 강추.ㅋ 진짜 맛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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