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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olous, 파워풀한 비트, 부드러운 멜로디의 완벽한 조화!

우리 주변에는 쿨(cool), 힙(hip), 핫(hot) 등 어떤 사물의 모습이나 사람의 성격이 멋있음을 형용하는 다채로운 표현들이 존재한다. 세대를 관통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들도 꾸준히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가운데, 느낌, 인상의 의미를 지닌 간지(感じ)라는 일본어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폼 난다는 은어로 깊이 뿌리내린 지 오래, 최근에는 모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즐겨 쓰는 엣지(edge)가 유행의 물결을 타는 중이다. 또 다른 말로 록의 신화 비틀스(The Beatles)를 달리 일컫는 팹 포(The Fab Four)의 'fab'을 들 수 있다. '굉장한', '전설적인' 등을 뜻하는 'fabulous'를 줄여 부른 것. 철자가 유사한 이유로 그 단어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힙합 뮤지션이 있으니 그가 바로 동부 힙합의 왕자로 통하는 패볼러스(Fabolous)다.

본명이 존 데이비드 잭슨(John David Jackson)인 패볼러스는 1977년 도미니카 출신의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그린 미국 드라마 《에브리바디 헤이츠 크리스(Everybody Hates Chris)》의 장소 배경이기도 한 브루클린의 베드포드 스타이브샌트에서 줄곧 유년기를 보냈다. 고등학교 재학 중 랩 음악을 동경하던 그는 믹스테이프계의 미다스로 꼽히는 뮤지션 디제이 클루(DJ Clue)가 진행하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랩을 할 기회를 얻었고 곧바로 디제이 클루가 설립한 레이블 데저트 스톰 레코드사(Desert Storm Records)와 계약했다. 그가 제작한 믹스테이프를 통해서 목소리를 선보이던 패볼러스는 2001년 데뷔 앨범 <Ghetto Fabolous>를 발표한다. 빌보드 앨범 차트 4위, 전 세계적으로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상업적 성공을 안긴 앨범이었다. 네이트 독(Nate Dogg)이 피처링한 데뷔 싱글 'Can't Deny It'은 빌보드 싱글 차트 25위, R&B/힙합 차트 13위에 올랐고 두 번째로 커트된 노래 'Young'n (Holla Back)' 역시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패볼러스의 순조로운 출항을 가능케 했다.

2년 뒤 공개한 소포모어 앨범 <Street Dreams>로 패볼러스는 약진을 이어갔다. 미국에서만 200만 장 가까이 팔린 이 작품에서는 재기드 에지(Jagged Edge)와 피 디디(P. Diddy)가 특별 참여한 'Trade It All, Pt. 2'를 비롯해 흑인 음악 전문 잡지 소스지(The Source)가 개최하는 힙합 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합작' 부문 후보에 오른 'Can't Let You Go', 'Into You'가 차례로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동시에 클럽 디제이들의 단골 세트 리스트에 들며 그를 주류 스타로 만들었다. 같은 해 말에 선보인 첫 번째 공식 믹스테이프 <More Street Dreams, Pt. 2: The Mixtape>로 쉼 없는 창작 활동을 이어간 패볼러스는 2004년 3집 <Real Talk>로 힙합 신에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힌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넵튠스(The Neptunes), 스콧 스토치(Scott Storch), 디제이 칼리드(DJ Khaled) 등 유명 프로듀서들을 대거 초빙한 이 앨범은 판매량 면에서는 약간 주춤했지만, 각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선전했다. 빌보드 랩 차트 2위에 올랐으며 웹진 피치포크 미디어(Pitchfork Media)가 뽑은 '2000년대 최고의 노래' 288위에 든 'Breathe', 전체적인 분위기는 감미롭지만, 후반부에 삽입된 한국말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Baby'와 클러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Real Talk (123)'의 인기에 힘입어 동부 힙합에 확실히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2005년에는 그가 피처링한 크리스티나 밀리언(Christina Milian)의 노래 'Dip It Low'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랩/노래 합작' 부문에 후보로 등재돼 어깨에 힘을 실어 주었다.

많은 힙합 뮤지션이 의류 브랜드를 런칭하듯 2005년에는 패볼러스 역시 의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도시의 세련된 감각을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리치 영 소사이어티 의류(Rich Yung Society Clothing)'라고 이름 지은 이 브랜드는 패션 업계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스트리트 의류로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음악 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적인 자취를 남긴 그는 2007년 네 번째 앨범 <From Nothin' To Somethin'>로 다시 힙합 필드에 복귀한다. 힙합 전문지 더블엑셀(XXL)이 뽑은 '2007년 가장 기대되는 앨범' 리스트 중 여덟 번째에 랭크된 이 음반은 발매 첫 주 판매량 15만 9천 장을 기록했고 빌보드 앨범 차트 2위, R&B/힙합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다. 오토튠으로 처리한 티 페인(T-Pain)의 목소리가 넘실대며 다가서는 'Baby Don't Go'가 힙합팬들에게 강력히 어필했고 니요(Ne-Yo)의 맑은 음성이 귀를 간질이는 'Make Me Better'는 빌보드 랩 차트에서 14주 동안이나 1위 자리를 지키며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음악 잡지 바이브(VIBE)는 이 노래를 '2007년 최고의 노래'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승승장구하던 그였지만, 잠깐의 시련과 아픔도 존재했다. 2006년에는 피 디디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괴한에게 총격을 당하기도 했고 같은 해에 강도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그의 투어 버스에서 마리화나 500파운드가 발견되어 예상치도 못한 애를 먹었다. 잘 나가는 그를 시샘이라도 한 듯 이런저런 제동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패볼러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힙합 신의 여러 문제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남기며 한편으로는 앨범 작업에 몰두했다.

일련의 노력은 지난 7월 말 발매된 다섯 번째 정규 작품 <Loso's Way>로 결실을 맺는다. 원래 계획했던 앨범의 타이틀은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놀아(Work Hard, Play Harder)'였지만, 발매 연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현재의 제목으로 바뀌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 디제이 클루가 총감독을 맡았고 라이언 레슬리(Ryan Leslie), 알케미스트(The Alchemist), 크리스토퍼 스튜어트(Christopher Stewart) 등 자기 색깔이 뚜렷한 프로듀서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네 장의 앨범을 통해 신뢰감을 안긴 매끈한 비트, 좋은 흐름을 보이는 라임 연출과 귀에 착착 감기는 매력적인 훅은 여기에서도 유효하다. 뛰어난 탄성을 자랑하는 리듬 구성, 적절한 완급으로 넘노니는 래핑은 2년 만의 복귀를 한층 화려하게 조명하고 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The Way'가 웅장함을 한껏 드러낸다.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스탠더드 팝 'Fly Me To The Moon'이 삽입된 도입부를 지나 시종 울리는 행진곡풍의 스네어 드럼이 강건한 기운을 내뿜는다. 여기에 관악기 프로그래밍이 더해지면서 원기를 발산하니 컴백을 알리는 것으로는 탁월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그 에너지는 뒤이어 바로 연결된다. 지난 3월 출시한 'Birthday Sex'로 데프 잼 레코드사(Def Jam Recordings)의 신성으로 급부상한 제레마이(Jeremih)가 호흡을 맞추고 있는 'My Time'은 마치 성가와도 같은 장대함이 전면에 나타난다. 오토튠을 이용해 보컬의 부피를 늘린 것이 귀를 잡아끄는 이 노래는 두 번째 싱글로 낙점되었으며 《2009 NBA Draft》의 테마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불법 유출로 인해 부득이하게 첫 싱글이 된 'Throw It In The Bag'은 더 드림(The-Dream)의 부드러우면서도 호소력 강한 보컬이 흡인력을 높인다. 다소 가녀리게 느껴지는 건반이 곡을 리드하지만, 쿵쿵 울리는 드럼을 넣음으로써 클럽에서도 많이 나올 체형을 갖추었다. 미니멀한 구성에도 혼 섹션을 풍성하게 조립한 덕분에 힘 있게 들리는 'Salute'도 힙합 마니아들을 흥분케 할 노래다.

파워풀한 음악만 마련된 것은 아니다. 늦은 밤 들으면 촉촉한 분위기를 조성할 미디엄 템포의 트랙들도 귀를 즐겁게 한다. 브랜디(Brandy)의 달콤한 리듬 앤 블루스 'Brokenhearted'를 샘플링해 더욱 달콤한 향을 내는 'Makin' Love', 한 연인의 이별하는 순간을 그려 서정미를 획득한 'Last Time', 영국의 네오 소울 여성 듀오 플로에트리(Floetry)의 멤버 마샤 암브로시우스(Marsha Ambrosius)의 청명한 음색이 돋보이는 'Stay'가 그렇다. 제이 지(Jay-Z)가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증폭시킨, 자신이 처한 상황의 급변에 대한 고민을 담은 'Money Goes, Honey Stay'도 연하고 말랑말랑한 흐름으로 듣는 이를 신속하게 유혹할 것 같다. 비트를 제조하고 매무새를 단정하게 가꾼 프로듀서들의 공헌도 크지만, 곡의 일부분을 치장하는 가수들의 목소리가 특히 일품인 노래들이다.

객원 가수로 힘을 보탠 이들이 12명, 프로듀서만 20명 가까이 된다. 이렇게 많은 뮤지션을 대동한 사실을 고려하면 그가 힙합 신에서 얼마나 굉장한 인물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 랩리뷰닷컴(RapReviews.com) 등 유명 매체에서 좋은 평가를 이끌어낸 이번 작품으로 그는 주류 음악계에서 더욱 방대한 지분을 확충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가까이 활동하며 랩 음악 열광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패볼러스는 다섯 번째 앨범 <Loso's Way>를 통해 '엄청난', '전설적인'이라는 극찬의 호칭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글 / 한동윤

음반 해설지 전문

by 한솔로 | 2009/10/11 16:38 | 원고의 나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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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리너구리 at 2009/10/11 16:47
아아 ㅠㅠ
Commented by 한솔로 at 2009/10/11 21:13
그날이 생각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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