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a Marina - Slow & Steady Seduction: Phase 2 원고의 나열

pretty, sweety & lovely
이제는 드라마 사운드트랙이 가수를 살리는 시대가 된 듯하다. 이름도 못 들어본 변방의 가수의 곡이 유명 드라마에 삽입되거나 OST에 수록됨으로써 빛을 보기도 하고 활동한 지 오래돼 신인이라는 수식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음악가가 중고 신인이라는 표를 달고 때 늦은 등장을 하기도 하니 잘 들어간 삽입곡 열 앨범 안 부러운 상황이 온 것이다.

샌디에이고 출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안야 마리나의 음악이 인기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타고 나오지 않았다면, 과연 그녀는 이렇게까지 높은 인지도를 획득할 수 있었을까? 그건 미지수다. 2005년 발표한 첫 앨범 <Miss Halfway>가 샌디에이고 뮤직 어워드에서 '최우수 지역 레코딩' 부문의 상을 그녀에게 안겨주었지만, 동명의 수록곡이 그 드라마를 통해 퍼짐으로써 로컬 신을 벗어나 더 많은 지역, 타국에까지 안야 마리나의 이름과 음악을 전파할 수 있었다. 그와 함께 CBS 방송의 시트콤 <하우 아이 멧 유어 파더>와 MTV 채널의 리얼리티 쇼 <더 리얼 월드> 또한 그의 음악을 배경으로 깔아 계속해서 홍보의 길을 넓혀주는 중이다. 지금으로서는 드라마가 가수를 살린다는 말은 절대 틀린 얘기가 아니다.

파이스트, 피제이 하비, 더 버드 앤 더 비를 좋아하는 가수로 꼽는 음악가답게 그들과 비슷한 모양의 노래를 들려준다. 어쿠스틱 향이 진한 가볍고 밝은 팝으로 귀엽고, 때로는 여성스럽게 듣는 이를 유혹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기타 하나만으로 조곤조곤하게 노래하지만은 않는다. 일정 부분 경쾌함과 댄서블한 기운도 유지해서 청취하기에 지루하지 않다.

재지(jazzy)한 멋과 낮게 읊조리는 보컬이 곡의 색상을 짙게 채색하는 뮤직홀풍의 노래 'All The Same To Me', 2분 30초가 채 안 되는 시간에 단단한 편곡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Cut It Out', '쿵짝짝'하며 지속되는 리듬 위에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멜로디 진행을 나타내는 'Two Left Feet', 똑같은 선율의 반복으로 중독성을 품게 하는 'Water Of March (Aquas De Margo)' 등은 그녀 음악의 지향이 어떠한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노래들이다.

누구는 간질간질하다고 느낄 것이다. 살랑살랑 콧등을 스치고 가는 봄바람처럼 안야 마리나의 음악은 가볍기 그지없다. 날카롭게 공격하고 거칠게 파고드는 남성적인 스타일의 애호가라면 당연한 반응이다. 그것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된다. 일단 듣고 나면 그녀의 노래는 이제 드라마 삽입곡을 넘어 일상의 친근한 삽입곡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burning point
track #2 'All The Same To Me' 0:00~
눈을 감고 들어 보라. 담배 연기 옅게 깔린 어두운 음악 바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관련 앨범
Feist <The Reminder>, Lenka <Lenka>, Tristan Prettyman <Hello>

(한동윤)

음악매거진 프라우드 2009년 4월호


덧글

  • Tag 2009/11/21 23:30 #

    저는 왜 ave maria로 읽었을까요? - _-;;;;
  • 한솔로 2009/11/24 16:19 #

    그러시는 분들 몇몇 될 것 같아요. 절대 시력 문제는 아닐 거예요.
  • ^^ 2010/12/19 10:12 # 삭제

    가사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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