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고스타(GoGo Star) - 성난 인형극 원고의 나열

정력적인 내달림이 특징인 반주와 달리 세 편의 노래들에는 어느 정도 비애감이 서려 있다. 몸을 흔들기 좋은 빠른 템포의 뉴 웨이브 사운드가 고삐를 늦출 줄 모르고 시종 이어지지만, 가사를 들여다보면 타인에 대한 불신, 외로움, 허무주의적으로 향락에 순응하는 태도도 동시에 내비친다. 반승반속의 애매함이 그래서 일단은 도드라져 보이는 우울한 댄스곡의 완성이다.

상반되는 사항으로 인해 음악은 빨리 덥혔다가 그만큼 신속하게 식는 듯하고 노랫말은 아주 미적지근한 온도로 예열 상태로 죽 유지되는 것만 같다. 속도감과 힘을 겸비한 프로그래밍이 초반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안긴다면 습기를 머금은 이야기는 노래가 끝난 뒤에도 여운을 남기는 역할을 한다. 경쾌한 사운드의 반주와 가사가 약간의 간격을 두고 듣는 이가 밴드의 음악을 인식할 수 있게끔 차례로 공략하는 격이다.

거센 록 비트와 신시사이저 연주가 쾌활함을 연출하는 '포이즌 80's', 곡을 인도하는 키보드 선율이 1980년대 유로댄스의 흥을 재현하는 '샴페인', 19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경계를 아우른 듯 뉴 웨이브와 테크노가 결합한 위에 디스코 소스가 곁들여진 '성난 인형극' 모두 춤추기를 부추기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들 노래가 담은 말들은 다소 어두운 성질의 것이어서 춤을 추고 나서도 묘한 기분을 제공한다.

2007년 말에 결성해 2008년 EP <GoGo Party!>와 이듬해에 정규 데뷔작 <Not Disco But Disco>를 발표하며 인디 신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고고스타(GoGo Star)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일관된 태도를 유지해 왔다. 다소 음습한 분위기의 가사를 디스코, 신스 팝을 적극 흡수한 펑크 록에 실어 표현한 것. 우스꽝스럽고 아동 취향에 가까운 내용을 내세워 이례적이었던 것은 '빠리미용실 간 제임스'나 '내가 우뢰매' 정도였다.

그간 발표한 곡들과 이번 비정규 음반이 내쉬는 숨결을 종합한다면 침잠하는 듯한 노랫말과 이에 반대되는 빠르고 센 반주로 형성하는 비장함이 고고스타 음악의 특성일 것이다. 그러나 일정 규모의 '비장함' 외에 '비장미'는 좀처럼 발견할 수 없는 게 아쉽다. 과거 서구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특정 트렌드에 대한 탐미로 박력과 속도를 내세우는 중에 완급을 가하거나 긴장감을 유발하는 요소가 부족해 부산스러운 감만 돌출된다. 노랫말이 여운을 보낸다고 해도 음악의 직선적인 표출 때문에 큰 힘을 내지 못한다.

단순한 구조에 스피디한 전개로 잽싸게 인상을 심는 작업은 중요하다. 한 번 들어간 인상을 오래 남길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노랫말과 악곡이 고르게 융합해 상승효과를 이루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앞으로 요구된다.

2010/01 한동윤 (www.iz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