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go Jam Unit - Re: Common From Indigo Jam Unit 원고의 나열

노래 원작자인 가수 본인이나 디제이, 프로듀서가 아닌 연주 팀에 의해 리믹스 작품이 발표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경우다. 연주자들이 히트곡, 또는 상업적 성공의 여부와는 별개로 기존에 있던 어떤 노래를 재해석할 때에는 보컬을 빼고 자신들의 연주만으로 구성하는 일이 일반적이어서 리믹스라고 규정하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오리지널과는 다른 편곡이 이뤄지면서도 원곡에 담긴 음악가의 목소리도 그대로 나타나니 리메이크가 아닌 리믹스 쪽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연주자들의 믹스 앨범, 분명히 색다른 작품이다.

대부분 원곡을 새롭게 단장할 때 샘플러, 신시사이저 등을 이용하는 반면 이 앨범은 실제 연주가 주를 이뤘다는 점이 이채롭다. 특히 리믹스 작업이 전자음을 입히고 강하고 빠른 비트로 바꾸는 사례가 많아 이것이 자연스레 차가움, 둔탁함, 정신 사나움 등을 연상시키곤 했으나 여기에서는 재즈의 형식으로 구현되니 그러한 단어들은 웬만해서는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차별화된 스타일도 강점이 될 듯하다.

이목을 끄는 사실은 또 있다. 멜로디가 있는 보컬 곡을 레퍼토리로 둔 게 아니라 랩 음악을 변화의 재료로 삼았다는 것이다. 앨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시카고 출신의 래퍼 커먼(Common)의 <Resurrection>, <Like Water For Chocolate>, <Electric Circus>, <Be> 등 네 장의 앨범으로부터 일곱 곡을 선별해 원곡과는 또 다른 힙합 음악을 주조한다. 완연한 재즈 힙합으로 탄생한 노래들은 한층 유연해진 흐름, 부드러워진 분위기로 신선한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커먼의 노래들이 주로 재즈, 소울, 고전 리듬 앤 블루스를 샘플로 사용해 왔기에 인디고 잼 유닛(Indigo Jam Unit)의 편곡이 제공하는 이질감은 거의 없는 편이다. 적은 부분에 그쳤던 재지(jazzy)한 손길이 본격화되고 있어서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든가 커먼 음악의 그러한 면모를 좋아했던 팬들은 이 리믹스 버전을 더욱 반갑게 생각할 것 같다. 또한, 그룹 멤버들의 실제 연주를 통해 언플러그드 방식의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 것도 이 앨범만의 특징이다.

조금은 아쉬운 점도 한편에 남는다. 현재까지 여덟 장의 정규 앨범을 낸 커먼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음반만이 선곡의 대상이 돼서 섭섭하게 생각하는 이도 다수가 되지 않을까 하다. 차트에서 꽤 선전한 <Finding Forever>, <Universal Mind Control> 최근의 이 두 작품 수록곡이 없는 것과 그의 노래들 중 감미로움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Go!'가 없다는 사실도 의외로 남는다.

베이시스트 가츠히코 사사이(Katsuhiko Sasai), 퍼커션 주자 이사오 와사노(Isao Wasano), 드러머 다케히로 시미즈(Takehiro Shimizu), 피아니스트 요시치카 타루에(Yoshichika Tarue)가 모여 2005년 결성한 인디고 잼 유닛은 다섯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일본 재즈 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이다. 본 작품을 발표하기 한 달 전에 밴드는 1960, 70년대 R&B를 리메이크한 EP <Vintage Black>을 선보이며 재즈 외의 흑인음악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한 관심이 얼마 안 되는 터울을 두고 힙합으로 나와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준다. 이 참신성 덕분에 또 다른 힙합 아티스트의 리믹스 앨범으로 계속 나타나길 염원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수록곡-
1. Communism
2. The Light
3. Dooinit
4. Come Close
5. I Used To Love H.E.R.
6. I Got A Right Ta
7. Be

별점:

2010/03 한동윤


덧글

  • 디에이 2011/03/26 01:20 # 삭제

    일본 한 음반매장에서 Indigo Jam Unit의 CD를 들을 수 있게 된 코너에서 처음 듣고 너무 반해서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 앨범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잘 읽고갑니다~^^
  • Dasein 2011/04/21 17:54 # 삭제

    앨범이 너무 좋아서 어떤 뮤지션인가 찾다 우연히 들렀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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