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노래 불특정 단상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 친구를 만날 때면 늘 마음이 설레고, 가슴이 뛸 정도로 좋았다. 당시에 그를 볼 때마다 놀이동산에 간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마냥 들떴던 것 같다. 내가 그런 감정을 품었다는 걸 아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어찌되었든 간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으니까.

어느 날 저녁 그 사람과 통화하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당시 그 친구는 취미로 인터넷 음악 방송을 하곤 했는데 전화한 순간이 마침 방송을 할 때였고, 또 마침 곡 소개를 할 시점이었다. 나는 밝은 톤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으나 그는 곧바로 "잠깐만"이라는 말을 던졌다.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는 이런 것이었다. "다음 노래는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입니다" 노래 소개를 했으니 이제 통화를 할 수 있겠거니 생각하는 찰나 전화는 끊어졌고 '뚜뚜' 소리만 하염없이 날 배웅할 뿐이었다.

당연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음악 방송을 하는 그 상황이 날 처량하게 만든 게 아니라 그녀를 성시경한테 빼앗긴 기분이 한가득 들었다. 그 이후로는 성시경만 텔레비전에 나왔다 하면 채널을 돌려 버렸다. 솔직히 텔레비전을 던지고 싶었다. 라디오에서 그의 음악이 흐르면 바로 끄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음악이 안 좋거나 창법이 맘에 안 들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다. 지금은 마음이 많이 누그러졌고 하는 일이 일인지라 성시경의 노래를 안 들을 수는 없다. 난 그의 노래를 대체로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아직도 녹지 않는 앙금으로 남아 있다. 이런 주인장 같은 '내게 오는 길'이라고는!

이 노래가 나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걸 그녀는 알까?



여러분이 이런 특별한 원한을 품고 있거나 다른 여러 이유로 싫어하는 노래는 뭔가요?
(덧글, 핑백, 트랙백 다 환영합니다.)

덧글

  • Run192Km 2010/05/25 13:17 #

    아 뭔가 있을 것 같은데..기억이 안납니다..;ㅅ;

    그런데 저 영상에 성시경 살이 쏙 빠졌네요..원래 저랬나.
  • 한솔로 2010/05/25 19:01 #

    뭔가 있을 거예요. 지금 생각이 나지 않을 뿐...일 수도 있을 겁니다.
  • rumic71 2010/05/25 14:01 #

    싫어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멀리하고 싶어하는 노래가 있긴 있지요...
  • 한솔로 2010/05/25 19:02 #

    어떤 노래일까요? 시끄럽고 정신 사나운 노래?
  • rumic71 2010/05/25 19:06 #

    노래 자체는 명곡인데 좀 껄끄러운 추억이 있어서요.
  • 한솔로 2010/05/25 19:09 #

    그렇군요... 명곡이라면 방송에서 그래도 꽤 자주 나올 텐데, 그때마다 마음이 좀 그러시겠어요.
  • 2010/05/25 14:4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솔로 2010/05/25 19:03 #

    아, 안타깝습니다. 근황은 들으시나요?
    마지막 선물치고는 너무 슬프네요.
  • 뇌를씻어내자 2010/05/25 18:10 #

    ㅋㅋㅋ 원한을 품은 노래라니. 다행이네요, 전. 그런 노래는 없어서.
  • 한솔로 2010/05/25 19:04 #

    모든 노래를 사랑하시는군요. 다행이에요.
  • mizrahi 2010/05/25 18:54 # 삭제

    덕분에 실컷 웃었어요. 욀케 뭘 해도 욱긴거죠 ㅜ_- 뽕끼뽕끼.
  • 한솔로 2010/05/25 19:05 #

    저한테 중독된 것이에요. 이미 넘어오고 말았군요.
  • 2010/05/25 19:3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솔로 2010/05/27 10:58 #

    결국 그렇게 될 것을... 그렇다면 그분한테서 연락은 안 왔나요? 아님 비공개 님께서 마음이 있다면 연락 한번 해보는 건 어때요? 너무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처럼 보이려나요?
  • 2010/05/25 19:53 # 삭제

    스매싱펌킨즈의 seven shades of black이랑
    시이나링고의 기브스
    플라이리프의 all arounds me
    그리고 누구노랜지 모르겠는데 love is blind

    문제가 있을 당시 듣고 있던 노래라
    사실 다 좋은 노랜데 듣기만 하면 그때 생각이 나서 짜증이
  • 한솔로 2010/05/27 10:59 #

    안 좋은 일을 겪으면 아무리 밝고 영롱한 음악이라도 사탄의 속삭임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언젠가는 저 노래들을 반갑게 받아들일 날이 오길 바래요.
  • Qmark 2010/05/26 00:54 #

    이은미 - 애인있어요

    싫어하는건 물론 그냥 없어졌으면 하는 노래...
    우리나라 애창곡 100위권인가 50위권 안에 든다고 하는데
    저는 들을때마다 손발이 퇴갤한다고 아우성칩니다.
    가사만 봐도 온갖 안 좋은 단어를 수식하는 감정들이 솟고
    때로는 왜 이런노래를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지도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디엔티가 이거 리메이크했을때 이딴식으로 돈벌고싶냐고
    조낸 깠던 기억이 나는군요[...]

    굉장히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베프 핸폰 통화연결음이 이거였습니다.
    들을때마다 자신이 찌질해지고 되게 후회스러워지는 생각만 나서
    저한테 있어선 최악의 노래...
  • 한솔로 2010/05/27 11:00 #

    싫어하는 노래가 지인의 컬러링일 때 답답하죠. 내 기분 때문에 바꿔라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분과는 가급적 문자로 대화를 하셨겠어요.
  • 귀차니즘 2010/05/26 12:57 # 삭제

    그의 이름을. 그는 곧바로가 아니고 그녀의 이름을. 그녀는 곧바로 아닌가요
  • 한솔로 2010/05/27 11:01 #

    그는 사람을 가리킬 때 보통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곤 합니다만 여자도 사용 가능합니다.
  • poise 2010/05/26 15:01 # 삭제

    다비치 노래요. 8282나 이번 신곡같이 템포가 확 바뀌는 반전 노래;;
    (저는 개인적으로 조울증 노래라고 부릅니다만...)
    왠지 듣고있자면 이 노래로 뜰 거야라는 느낌이 과해서
    손발이 퇴장하는 느낌이에요.ㄷㄷ

    김경록 씨의 사랑쟁이는 가사가 넘 오글거려서 싫었던 기억이...
    김동률, 이소은의 욕심쟁이까지는 참을 수 있었는데 말이죠.
    그 때 한참 라디오에 유난히 많이 나와서 괴로웠어요.
  • 한솔로 2010/05/27 11:02 #

    하하. 조울증 노래, 맞는 말이네요. 그런 분위기의 노래가 앞으로도 많이 나올 듯해요. 포이즈 님은 '쟁이' 들어가는 노래를 유독 싫어하시나 봐요.
  • E9 2010/05/27 02:47 # 삭제

    전 닾펑의 something about us 요
    내 남자 뺏아간 그년 싸이에 들어갈때마다 나온 노래라서 ^-^ 지나가다가 재밌어서 댓글 남기고 가염 ㅎㅎ
  • 한솔로 2010/05/27 11:05 #

    정말 기분 나쁜 일을 경험하셨군요. <인터스텔라 5555>에서 그 노래가 나오는 부분은 최고로 슬픈 장면 중 하나인데 동시에 아름답기도 하거든요. E9 님은 악만 느끼셨겠어요. 그분들한테 저주를 퍼부으세요.
  • 오리지날U 2010/05/27 12:20 #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는 가스펠이죠? -_-;;; 진짜 손발 퇴갤..
  • 한동윤 2010/05/27 13:22 #

    가스펠은 가사에 하나님에 대한 찬양, 종교적인 고백 등의 내용이 있어야 하니까 그 '애인 있어요'를 그 장르로 볼 수는 없고요, 창법도 가스펠과는 거리가 멀어요. 오리지날U 님도 안 좋게 느낀다고 하시니 다수가 좋아한다고 해서 꼭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는 없나 봅니다.
  • 딸뿡 2010/05/27 19:14 #

    좋아하는 아이가, 예전 애인이 좋아하던 NELL 음악을 아직도 컬러링에 올려둔 걸, 전화할 때 마다 들어야 해서 NELL 음악에는 어느 순간부터 시큰둥하게 됐어요. 원래는 어느 정도 좋아했으면서요 ㅠㅠ
  • 한동윤 2010/05/28 11:28 #

    이제는 넬과 작별할 때가 되었나 봐요. 어쩌면 다시 그 노래가 좋아질 날도 올 수 있겠죠?
  • 2010/05/27 21: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동윤 2010/05/28 11:29 #

    잊음이 가장 속 편한 방법일지 모르겠네요. 잊는다는 게 전부는 아닐지라도... 화이팅입니다.
  • tag 2010/05/28 15:36 #

    화이팅이죠. 솔로님도!!! - ㅂ-)/
  • 한동윤 2010/05/29 13:24 #

    네, 저도 화이팅하겠습니다. 일단 살고 봐야죠~
  • Makaveli 2010/06/09 05:59 #

    저도 한때 좋아햇던 여성이 즐겨듣던 노래를 아예 안들어요 들으면 너무 슬프고 생각 나거든요...기억 하고 싶지 않은데여 참...근데 노래가 아이러니 하게도....Boombastic.......................ㅡ ㅡ
  • 한동윤 2010/06/09 18:54 #

    아, 정말 슬픔과는 매치가 안 되는 곡인 걸요? 어떤 사정인지는 잘 몰라도 다른 레게 음악에까지 거부감이 뻗치지 않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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