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뒤흔든 재미교포 가수 데이비드 최의 두 번째 앨범, David Choi - By My Side 원고의 나열

하루에도 수백 개가 넘는 영상이 올라와 세상 사람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유튜브(YouTube)는 누리꾼들의 방문과 활보로 항상 열기를 잃지 않는 공간이다. 누군가의 기이한 행동을 담은 광경, 생활에 도움이 되는 알찬 정보의 영상, 예비 뮤지션이 재능을 펼쳐 보이는 것 등 갖가지 콘텐츠가 여러 사람의 관심을 받고 지지를 얻음으로써 이곳의 공기는 언제나 후끈하다. 'Hottest Place On Earth'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싶다.

2007년 유튜브의 대기는 유독 뜨거웠던 것 같다. 바로 데이비도 최(David Choi)라는 재미교포 아마추어 가수가 올린 유튜브를 향한 찬가 'YouTube A Love Song' 때문이었다. '유튜브 너는 나에 대해 모든 코멘트를 달 수 있어 / 오~ 유튜브야, 나에게 열정적인 사랑을 줄래? / 너는 나의 비디오에 대답을 해 줄 수 있어 / 바로 돌아가서 글을 하나 올릴게', 그동안 유튜브에 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모습을 올리곤 했던 그의 생활을 그대로 써 내려간 이야기였다. 네티즌에게 공감을 사는 가사도 인기 요인이었으나 노래도 꽤 잘 불렀기에 단번에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포스팅된 영상의 조회수는 2백 5십만을 훌쩍 넘겼고 누군가가 퍼다 날라서 노출된 횟수까지 포함한다면 천만은 족히 넘을 것이다.

국경과 담이 없는 인터넷에서 존재를 알렸으니 그의 노래는 어디든 흐를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이름이 슬슬 회자되기 시작했고 국내 음악 블로거들도 자신의 블로그에 데이비드 최를 소개했다.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의 'I'm Yours',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의 'Put Your Records On',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의 '...Baby One More Time', 제임스 모리슨(James Morrison)의 'You Give Me Something' 등 데이비드 최는 유명 가수들의 히트곡을 그만의 표현을 담아 부른 커버 곡들을 하루도 쉬지 않고 올렸던 터라 블로거들이 등록하는 영상은 그의 자작곡이 아니더라도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재미교포는 많았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이렇게까지 알려진 가수는 아마도 데이비드 최가 최초일 듯하다.

부모님이 악기 가게를 운영했던 탓에 데이비드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가깝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건 그 자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열여섯, 고등학교 재학 시절 작곡을 시작했지만 계기는 보통 음악가들과 많이 달랐다. 역사 수업을 듣던 중 반 친구가 자기가 만들었다는 일렉트로니카 데모 음반을 들려주었는데 작곡을 할 거라고는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친구가 음악을 제작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자기도 한 번 해 보겠다고 그날 밤 집에 가서 첫 연주곡을 만든 게 뮤지션의 길로 들어선 시작이었다. 유년 시절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우며 컸지만, 그건 강요된 것이었기에 무척 지루하게 느꼈다고 그는 말한다. 그날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완벽한 자유로움을 처음으로 만끽한 날이 되었다.

어느 날 우연히 음악인이 되는 길을 택했지만, 이름 있는 대회에서 실력을 뽐내며 단기간에 아마추어 딱지를 뗐다. 2004년 6월에는 《10대를 위한 존 레넌 송라이팅 경연대회 John Lennon Songwriting Contest For Teens》에서 'Can't Stop Me'라는 제목의 가사로 9천여 명이나 되는 참가자들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아우디(Audi)가 후원하는 《데이비드 보위 매시업 콘테스트 David Bowie Mash-Up Contest》에 출전해 'She'll Drive The Big Car'와 'Shake It'을 섞은 'Big Shaken Car'로 대상을 차지했다. 이로써 업계의 사람들이 그를 주시하게 되었고 데이비드 또한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

그만의 방법으로 실력을 연마하며 음악가로서 경력을 쌓아 나간 데이비드는 2008년 <Only You>를 발표하며 정식으로 데뷔한다. 어쿠스틱 기타가 거의 모든 곡을 리드하는 앨범은 소박하고 소담했다. 현란하고 매끄러운 소리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음악계에서 그렇게 담백하고 차분한 음악을 만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왜곡과 변형, 가공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려는 태도가 엿보이는 작품이었다. 국내의 모 화장품 광고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여 유명해진 'How Long', 커피 광고에 사용된 'Something To Believe' 등 감수성 풍부하고 편안한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년 만에 발표하는 두 번째 앨범 <By My Side>에서도 과거에 드러냈던 매력은 여전하다. 자극적이지 않으며 거세지 않고, 대신에 넉넉한 온기를 품은 어쿠스틱 팝이 청취자들을 침착하게 유혹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다만, 전작과 비교해 달라진 게 있다면 기타 외에도 다양한 악기가 사용되었고 그로 인해 반주가 풍성해진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또한, 데뷔 앨범이 아날로그 감성을 강하게 고수했다면 이번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때때로 나타나 단아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나타낸다. 1집을 경험한 팬이라면 이번 변화를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앨범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Better You'부터 새롭게 달라진 모습을 감지 가능하다.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곡 전체를 받쳐 주는 은은한 신시사이저 연주가 한층 풍요로운 소리를 낸다. 리드미컬하게 들리는 퍼커션 연주도 곡의 풍채를 더욱 실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피아노와 뒤에 깔리는 몽롱하면서도 명징한 소리가 이채로운 분위기를 내는 'Amy Ave'는 리듬 앤 블루스 양식을 빌려 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변신을 시도한다. 더욱이 후반부에는 최근의 주류 음악계 경향을 받아들여 오토튠으로 보컬을 처리하니 항상 진성을 내보이던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형상이라 할 것이다. 'So Weightless'는 오르간, 관악기 편성 등 1960년대에 유행했을 법한 예스런 느낌의 반주와 코러스가 돋보이는 곡, 록 발라드풍의 'That Girl'이나 부드러운 선율을 과시하는 미디엄 템포의 팝 'A Dream' 역시 흥미로운 변환이다.

데이비드 최를 언급했을 때 무엇보다도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쿠스틱 기타와 그의 목소리가 커플 댄스를 추듯 조화되는 상이 아닐까? 앨범 타이틀과 같은 제목의 'By My Side'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부르는 세레나데 같은 노랫말,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기타 리프가 아름답게 들리는 노래다. 세상 사람들에게 편하게 마음먹기를 이야기하는 'Heaven's Ease'는 밝은 메시지와 함께 그의 따듯한 음성, 끌끔한 기타 연주가 조화를 이룬다. 관계의 균열로 인한 사연 탓에 더 쓸쓸하게 들리는 'Deserve To Be' 역시 데이비드 최다운 음악 중 하나다.

이번에 국내에 라이선스되는 2집에는 특별히 두 곡이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되어 있다. 'My Company'는 홀로 여유를 만끽하고 싶을 때 배경음악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포근하면서도 안정적인 멜로디가 일품이며, 'Valentines'는 허스키하게 목소리를 연출해 남성다운 면모가 전면에 드러나 또 다른 매력을 전달한다. 첫 곡부터 보너스 트랙에 이르기까지 멋이 끊이질 않는다.

데이비드는 2009년 여름에 가졌던 서면 인터뷰 중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싸이월드, 트위터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이용한 활동에 중점을 두는 이유에 대해서 묻자 이런 답변을 했다. “저는 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걸 좋아해요. 많은 시간과 수고가 들기는 하지만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유명 인사처럼 되고 싶진 않아요.” 그의 말처럼 데이비드 최는 많은 사람이 전혀 부담을 가지지 않을 안락한 분위기의 노래를 들려준다. 그럼에도 전혀 허술하거나 촌스럽지 않기에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다. 유튜브 스타를 넘어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그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여유가 느껴지고 편안해져서 여러 사람한테 앨범 타이틀처럼 '자신 곁에' 두고 싶은 작품이 될 것 같다.

(한동윤)

음반 해설지, 실제 음반 안에는 다른 내용이 더 첨부되어 있습니다.


덧글

  • tag 2010/05/31 09:28 #

    음... 솔로님이 이 정도까지 얘기하는 걸 보니 꽤 괜찮은 모양이네요. 한 번 들어봐야겠네요. :)
  • 한동윤 2010/05/31 11:56 #

    편안한 반주의 음악 좋아하시면 맘에 드실 듯해요~
  • Fabregas 2011/12/16 19:07 # 삭제

    글쓰는 대에 참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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