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과 생각들 2010-26 불특정 단상

01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내릴 때가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앞자리에 아이폰이 있는 게 보였다. 아까 앉았던 커플의 남자 친구가 좋다고 어루만지는데 정신 팔려서 놓고 내렸나 보다. 샘통이다. 가져갈까 하다가 무단횡단과 쓰레기 무단 투기도 안 하는 선량한 도덕성에 해가 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그냥 내렸다. 남자 거라서 찾아 주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들지 않았다. 나중에 한 동생과 그 일을 이야기하다가 mp3 플레이어로라도 쓰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는 '아차, 왜 그걸 생각 못했을까' 하고 잠깐 후회하긴 했지만 어쨌든 절도 행위니까 안 하는 게 나았던 것 같다. 만약에 아이폰을 사용하는 친구들끼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깔았다면 붙잡힐 거 아냐. 그럼 더 부끄러운 일이고.

02
머리가 폭삭 내려앉아서 다시 파마를 했다. 이번에는 잘 꼬였다.

03
어제는 오랜만에 외출을 해서 집에 들어가기 전에 연락 못 드렸던 선배님도 찾아 뵙고 술쾌를 잡기 위해 후배들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런데 정말 나만의 징크스가 있는 건지 내가 전화하면 다 일이 있다. 후배 둘은 아예 통화가 안 되었다. 이제 애들한테도 버림받는 신세가 되었구나 싶었다. 친구들은 이랬다. 친구1: 약속 있삼, 친구2: 직원들이랑 술 먹기로 했삼, 친구3: 과장님이랑 낮에 육병 드셨삼, 지금 술 깨러 피시방에 와 있삼.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후배에게 연락했더니 마침 프리하단다. 그래서 냉큼 붙잡아 술을 먹고 오늘 하루 이렇게 말아먹고 있다. 그동안 잘 참았는데...

04


<타짜>를 열 번 이상은 본 사람인가 보다. 간만에 시원하게 웃었다.

덧글

  • Run192Km 2010/09/18 00:12 #

    와우 머리속에 연기가 막 보이네요..
  • 한솔로 2010/09/21 13:10 #

    생생한 대본이에요~
  • 2010/09/19 17:3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솔로 2010/09/21 13:10 #

    감사합니다. 비공개 님도 즐겁고 행복한 연휴 보내시길 바랄게요~ ^^
  • 국화 2010/09/19 22:37 #

    아아 아이폰.........내일마냥 덜컹
  • 한솔로 2010/09/21 13:11 #

    잃어버리면 얼마나 철렁하겠어요. 저는 왕 싸구려 빈티 나는 기기인데요 분실한 줄 알았을 때 무지 놀랐는 걸요.
  • 종민 2010/09/20 16:57 # 삭제

    아.. 아이폰 사고 싶다. ㅠ.ㅠ
  • 한솔로 2010/09/21 13:12 #

    네 것도 스마트폰이면서... 있는 것들이 더하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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