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최 내한공연 팝의 부활 전주곡 원고의 나열

지난 12월 20일 재미교포 가수 데이비드 최(David Choi)의 내한공연이 있었다. 2009년 10월과 2010년 5월에 이은 한국에서의 세번째 단독 콘서트였다. 2010년 6월의 「EBS 스페이스 공감」 출연까지 포함하면 공식적인 연주 무대는 지금까지 모두 네 번으로,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의 잦은 방문은 국내에서 그가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다는 것을 일러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최를 단순히 인기 있는 교포 음악인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의 활동을 통해서 현재 국내외 대중음악의 몇 가지 중요한 현상이나 동향, 키워드 등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그의 의미는 남다르다.

국내에서는 2009년에 라이선스된 2008년의 데뷔 앨범 「Only You」가 본격적인 출사표가 되었지만 그보다 몇 해 전부터 그는 유튜브를 통해서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에게 자신을 선전했다. 웹 카메라 앞에서 통기타를 연주하며 유명 팝 가수들의 히트곡을 자기 스타일로 윤색해 부른 동영상이 소문을 탔고 이것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가 제작한 영상을 구독하는 사람은 60만을 훌쩍 넘어 유튜브 총 사용자 중 39위, 뮤지션 중에서는 6위에 오른 상태다. 근래에 뮤지션이 본인의 음악과 이름을 알리는 데 유튜브가 중요한 창구이자 도구가 되었음을 말하는 적확한 사례가 된다.

또한 데이비드 최가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는 것을 보면 트렌드에 대한 반대급부 창출을 읽을 수 있다. 구미 여러 국가는 물론 우리나라도 요즘에는 댄스음악이 압도적으로 강세다. 하지만 모든 이가 이런 양식에 열광하지는 않는다. 약동의 기운이 넘치지만 기계적인 느낌이 강한 노래의 과잉에 흥미를 잃은 몇몇 음악팬들이 그와는 다른, 잔잔하면서도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을 구한 과정도 그의 인기에 한몫한다. 모든 노래를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하며 음악으로만 승부하는 것도 사랑받는 요인 중 하나다.

덕분에 한국계 음악인들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얼마 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라든가 여성 싱어송라이터 수지 서(Susie Suh), 미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 케로 원(Kero One) 같은 이들에게도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의 틀이 되었고 지금도 많은 음악가에게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팝이 정작 국내 음악팬들에게는 소외되는 상황에서 교포 가수들을 향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팝 음악에 대한 흥미를 확대해 주는 계기로 작용할 것 같다. 이를테면 데이비드 최를 비롯한 교포 뮤지션들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디지털 시대에 정보기술의 발달에 따른 음악 홍보와 활동의 변화, 유행하는 음악 문법과는 다른 스타일로 청취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반작용, 국내 음악 시장에서 점유율이 많이 떨어진 팝에 대한 관심을 주도한 것을 데이비드 최의 행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를 통해 음악계의 경향과 이슈를 읽게 되는 것. 핏줄의 당김 이상으로 그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1 01/04ㅣ주간경향 907호

(한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