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ie Mover - Good Shake Nice Gloves 원고의 나열

열혈 음악 애호가, 또는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여성 싱어송라이터 에밀리 무버(Emilie Mover)의 음악은 어느 정도 익숙할 것이다. 2008년에 발표한 데뷔작 <Good Shake Nice Gloves>의 수록곡인 'Brand New'와 'Ordinary Day'가 인기 외화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에 삽입되면서 그녀의 목소리를 널리 전파했기 때문이다. 메이저 레이블에 소속된 것도 아니고 대대적인 홍보를 한 것도 아니지만 그녀의 노래는 많은 음악팬에게 일찍이 인사를 건넸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나 토론토에서 자란 에밀리 무버는 유년 시절 색소폰 연주자였던 아버지와 함께 뉴욕을 오가며 공연을 하곤 했다. 그녀가 선택한 주 종목은 재즈, 어린 아이가 소화하기에는 쉽지 않은 장르였지만 맘껏 끼를 펼치며 보컬리스트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후 다시 토론토에 정착하고 나서 기타를 연주하고 곡을 쓰면서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꿈을 키웠으며 스무 살이 되던 해에는 토론토의 한 클럽 무대에 선 것을 시작으로 가수 활동을 구체화했다. 그녀는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뮤지션으로서의 기반을 닦는 중이다.

에밀리 무버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라도 일단 음악을 듣고 나면 그녀의 매력을 가슴에 오래도록 새길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말하는 '후크 송'처럼 단 몇 초 안에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리게 될 만큼 중독성 있는 후렴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아늑하고 고요한 맛이 강한 흡인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꼭 화려하게 치장한 음악이 아니라도 듣는 이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음을 그녀의 노래는 역설한다.

앨범의 최대 강점은 단아한 음성과 차분한 호흡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표현, 이야기의 대상을 가리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넉넉함은 청취자들과 조용히 교감을 나누려는 듯한 모양새다. 단출한 기타 연주와 순수한 보컬이 돋보이는 'Every Song', 중간에 목을 가다듬는 소리까지 여과 없이 넣어서 전혀 꾸밈없는 자세를 엿보게 하는 'Alex', 정갈함을 최대한 끌어내는 'Mountainside' 등이 그렇다. 한편으로는 카페, 소극장 공연처럼 청중과 가까운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아늑한 공간감도 전달된다.

얌전함과 소박함이 아닌 180도 다른 분위기를 내는 곡들도 마련돼 있다. 'Ordinary Day'는 상큼한 멜로디로 일상의 경험을 노래하고, 'Best I Know'는 따뜻하고 발랄한 사랑 노래로 소임을 다하며, 'That Song'은 피아노와 현악기를 이용해 경쾌함과 서정미를 낸다. 멜로디와 화음이 무척 아름답게 들리는 'No Hill Too High'도 주체할 수 없는 생기를 분출한다.

정적인 대기로 여유로움을, 더불어 소녀다운 감성과 아기자기한 멋을 내재해 낭랑함을 한꺼번에 안겨 주는 앨범이다. 일련의 특징으로 <Good Shake Nice Gloves>는 포크 음악의 다채로운 면모를 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에밀리 무버의 음악이 브라운관을 넘어 더 많은 대중에게 전파될 일만 남았다.

2010/11 한동윤

음반 보도 자료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