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톤(Leading Tone) - Journey 원고의 나열

퓨전 국악 그룹 리딩톤(Leading Tone)의 데뷔 앨범 <Journey>는 듣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할 힘을 지녔다.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음의 조합, 적당한 생기가 스민 소리의 정취는 편안함과 활력을 동시에 안긴다. 아주 정적이지는 않지만 충분히 안락하며 격렬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쾌활하다. 여유와 생기를 만족하기에 이들의 음악을 접하는 순간 흡족한 기분은 분명히 들 것이다.

퓨전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국악이라니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도 있겠으나 결코 그렇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모든 곡이 팝의 표현법에 기반을 두고 우리 전통악기로 그것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게 다가서지 않는다. 파도 소리를 넣어 더욱 고즈넉하게 들리는 'Sea'는 발라드와 재즈를 함께 들이다가 차차차로 끝맺으며, 플루트 연주가 발랄함을 더하는 'Sweet Flute'는 보사노바를 줄기로 했고, 'Black Waltz'는 제목처럼 왈츠를 근간으로 했다. 'Love'는 왁스(Wax)의 '화장을 고치고'가 연상되는 일부 멜로디 때문에 더욱 전형적인 우리 발라드처럼 느껴진다.

이외에도 블루스 특유의 끈적끈적한 기운은 많이 거두고 경쾌함을 부각시킨 'Leading Tone Blues', 아름답고 웅대한 선율을 가져가는 중에 뚜렷한 기승전결 흐름을 드러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제공하는 'Heaven'과 전통미를 강조하는 가운데 박력 있는 호흡도 내재한 'Dynamic Corea'로는 대중음악과 우리 전통음악을 버무리면서 다채로운 표현에 대해 고심한 것을 엿볼 수 있다.

곡의 구성이나 연주는 말끔하고 탄탄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움도 든다. 왜 이런 퓨전 국악은 늘 '거기서 거기 같을까?' 하는 물음이 생기는 것이다. 아니, 대체로 거기서 거기다. 리딩톤의 데뷔작 역시 이전에 나온 수많은 퓨전 국악 앨범들처럼 라틴 음악, 재즈와 교분을 나누는 것에 국한돼 있어 그렇게 흥미롭게 들리지는 않는다. 완연한 서양 음악 골격에 우리 전통악기로 연주해서 '우리 것 같은' 모양만 내는 방식도 너무 빤하다. 지금보다 더 신선한 배합 작업을 이뤄 내야 많은 사람의 눈에 들어오고 오래 기억될 수 있을 듯하다.

2011/01 한동윤


덧글

  • 2011/01/14 19:3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한솔로 2011/01/15 17:17 #

    우리 대중음악이 서구 팝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았으니 전통음악 퓨전 스타일을 하려면 당연히 팝과 결합할 수밖에 없겠죠. 그게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고요. 하지만 표현하는 형식의 다양화를 이루지 못하는 게 많이 아쉽습니다.

    비공개 님께서 말씀하신 곡이 대체로 등장하는 이유는 이런 음악을 하시는 분들의 정체성을 나타내거나 아무리 퓨전을 하더라도 전통음악에 대한 애정이 강함을 표현하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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