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스타일(Free Style) - 일곱 번째 하소연 원고의 나열

또다시 고루한 모습을 내비친다. 발라드 랩을 주 종목으로 해 온 형제 그룹 프리 스타일(Free Style)의 7집 <일곱 번째 하소연>은 이전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서정미와 애절함을 앞세운 차분한 랩 음악으로 즐비하다. 음반 앞에 매기는 숫자만 다르고 전체적인 모양새는 예전과 거의 그대로다. 일부 청취자는 이 식상함에 아우성칠 법도 하다.

진취적인 기상을 세우는 'Ska'만이 흐름을 벗어날 뿐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고 지난 추억을 되뇌면서 가슴 아파하는 내용은 여전하다. 잘 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 붙잡고 싶다는 간절한 애원, 지우려고 애를 써 봐도 주변에 맴도는 옛 연인의 잔향 등 수많은 사랑 노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진부하고, 틀에 박히고, 촌스러운 표현의 반복 또한 한결같다. 이것이 몇 해가 지나도 똑같이 나타나서 답답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일곱 번째 하소연'이라는 앨범 제목에서도 비애감의 큰 무게가 느껴진다. 문제의 지난 연인을 수소문해서 만남의 자리라도 만들어 주고 싶을 정도다.

음악의 골격도 구태의연하다. 율동감 있는 리듬 앤 블루스풍의 'Only One For Me'와 스카 리듬을 입은 'Ska'를 제외한 대부분 노래가 현악기와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로 리드돼서 지난날에 이미 들려줬던 노래들을 연상시킨다. 10년 가까이 거듭되는 울먹이면서 읊조리는 듯한 래핑 또한 심심하고 무료하기만 하다. 신선한 맛이 별로 없다.

전작들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여성 보컬리스트 위주로 진행하던 피처링 공정을 남자 가수에게 넘겼다는 점이다. 2009년에 출시한 여섯 번째 앨범 중 'Goodbye My Lady'에서 호흡을 맞췄던 제이디(JD, 이창현)가 이번에는 다섯 편의 노래에서 짝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코러스에 등장하는 목소리가 여자에서 남자로 바뀌었다는 것이 큰 차이를 체감하게 하지는 못한다. 수록곡들의 스타일이 서로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발라드풍의 러브 스토리 랩이 그룹의 지향일 수도 있고,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취미일 수도 있다. 만약 전자라면 그들의 스타일을 구축해 가는 과정을 존중하는 수준으로 이해 가능하다. 더구나 우리나라 주류 음악계에서 힙합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아무리 넓어 봐야 이를 넘지 못하니 시스템과 환경을 탓하며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게 낫다. 다운 템포를 하든 업 템포를 하든 결국 메인스트림에서 선택되고 전파될 수 있는 것은 사랑을 중심 소재로 한 노래가 제일인 까닭이다.

후자라고 한다면 당연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는 행위가 아니라면 문제 삼아야 할 이유가 딱히 없다. 자기가 좋아서 하겠다는 취미 활동을 말릴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변화와 발전 없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몹시 만족스럽지 못하다. 프리 스타일의 음악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나 거기에 너무 안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노선과 정서는 지키더라도 형식만큼은 새로움을 도모하는 것이 아티스트 자신에게도 흡족하고 보람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신보는 또 한 번 <Funkist Family Juice>의 실패에서 기인한 안전망의 연장이라는 생각을 품게 한다.

2010/03 한동윤 (www.izm.co.kr)


덧글

  • Run192Km 2011/03/07 16:58 #

    들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군요.
    예전의 그 노래들...
  • 한솔로 2011/03/09 11:09 #

    그렇습니다. 이미 프리스타일을 안다면 딱 그 정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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