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R&B, Funk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근사한 만남, Brian Culbertson [XII] 원고의 나열

브라이언 컬버트슨(Brian Culbertson)의 열두 번째 앨범 [XII]는 최근 몇 년 동안 그가 조리해 온 흑인음악의 모둠 요리가 업그레이드되고 더 깊은 맛을 내는 작품이라 할 만하다. 스무드 재즈를 비롯해 성인 취향의 리듬 앤 블루스와 한층 열띤 대기를 조성하는 펑크(funk)가 열두 편의 수록곡에서 근사하게 펼쳐진다. 다양한 스타일에 목말라하던 이들이라면 이 음반이 갈증을 완벽하게 해소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

첫머리를 장식하는 'Feelin' It'부터 기대를 충족한다. 앨범의 스타트를 끊는 작품답게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해 귀를 뗄 수 없게 한다. 힙합풍의 묵직한 드럼 비트, 흥겨움을 자아내는 혼 섹션이 브라이언 컬버트슨의 날랜 피아노 연주와 만나 무게감이 느껴지면서도 사뿐사뿐한, 그리고 신 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피아노, 신시사이저, 브라스와 탄력적인 베이스 연주가 절묘한 하모니를 내는 'Stay Wit It'도 그보다 순화된 사운드로 상쾌한 바운스를 나타낸다.

2008년 작품 [Bringing Back The Funk]와 마찬가지로 객원 가수들의 도움으로 풍성한 면모를 갖추고 노래를 더욱 근사하게 치장한 것도 앨범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이전 작품들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케니 라티모어(Kenny Lattimore)의 비단결처럼 고운 음색이 노래를 운치 있게 하는 'Another Love', 중간 템포의 비트가 브라이언 맥나이트(Brian McKnight)의 따스한 목소리와 만나 점잖은 그루브를 발산하는 'Out On The Floor', 페이스 에번스(Faith Evans)의 농염한 표현이 세련미를 곱절로 올리는 'Don't U Know Me By Now'와 1990년대 중후반의 정서를 띤 아반트(Avant)의 리듬 앤 블루스 넘버 'Skies Wide Open'이 그러하다. R&B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금세 반해 버릴 노래들이다.

감독이자 주인공인 브라이언 컬버트슨이 리드하는 재즈 연주곡도 하나같이 훌륭하다. 차분한 선율에 사랑하는 이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서린 'Waiting For You'라든가 유연함과 찰진 기운을 겸비한 업 비트 트랙 'It's Time', 후반부로 갈수록 격정적인 분위기를 내는 'Forever' 등은 그의 음악적 뿌리는 재즈임을 알게 하는 곡들이다. 스무드 재즈의 대가 얼 클루(Earl Klugh)가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한 'That's Life'는 그 특유의 청아함이 물씬 풍긴다. 작곡, 편곡, 연주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괜찮은 재즈 연주 앨범이기도 하다.

발전과 성장을 이룬 그의 열두 번째 앨범은 이전에 없었던 기록을 누렸다. 비록 상위권은 아니지만 'Skies Wide Open'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빌보드 R&B/힙합 싱글 차트에 진입했고 'That's Life'는 빌보드 스무드 재즈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재즈 앨범 차트에서는 2위, R&B 앨범 차트는 15위를 차지하며 과거를 능가하는 지명도를 얻었다.

상업적인 흥행 덕분이라도 그의 기억에 길이 새길 작품이 됐지만 [XII]를 제작하기 전부터 브라이언 컬버트슨은 앨범에 각별한 의미를 두었다. “제 인생에서 12라는 숫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1월 12일에 태어났고, 12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 살았고, 아름다운 아내와 결혼한 지도 12년이 됐죠. 피아노에는 열두 음계가 있고, 전문 음악인이 되기로 마음먹은 것도 열두 살 때부터였으니까요.”라는 말로 이번 음반에 대한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특별함은 이제 그에게만 해당되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재즈, R&B, 펑크(funk) 등을 아우르는 근사하고 세련된 앨범이 등장했다는 점은 흑인음악 마니아들에게도 각별하게 느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2011/01 한동윤

음반 해설지 일부


덧글

  • 로사 2011/03/11 19:53 #

    오 끌리네요 ^^ 얼른 들어봐야겠습니다!
  • 한솔로 2011/03/12 18:05 #

    컬버트슨 앨범 중에서 가장 좋습니다. 꼭 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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