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Well Soon - Rest Now, Weary Head! You Will Get Well Soon 원고의 나열

독일 인디 록 밴드 겟 웰 순(Get Well Soon)의 음악은 조금은 익숙한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색다르다. 이들의 노래에서는 닉 케이브(Nick Cave), 브라이트 아이즈(Bright Eyes), 패트릭 울프(Patrick Wolf)의 잔영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과는 또 다르게 프로그레시브 록 성향을 띤 곡이라든가 전자음악, 나아가서는 민속음악적인 정취를 내는 곡도 있어 그룹만의 특별한 멋을 갖춘다. 친숙하지만 신선미도 읽을 수 있다.

2005년 결성한 이래 유럽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인 겟 웰 순의 이러한 특성은 그룹의 리더 콘스탄틴 그로퍼(Konstantin Gropper)로부터 나온다. 그는 대중음악에서 흔히 접하는 악기 외에도 아코디언이나 밴조, 글로켄슈필 등을 이용해 반주를 풍성하게 꾸미고 다른 장르를 가미함으로써 노래의 오묘한 맛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포크나 록을 중심 문법으로 두지만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야릇함이 배어나는 것이 이 때문이다.

그는 또한 클래식 음악 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많은 클래식 작곡가들의 작품을 접하며 고전음악의 표현을 자연스럽게 이입했다. <파리 텍사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을 감독한 빔 벤더스(Wim Wenders)의 2008년 영화 <팔레르모 슈팅>의 스코어 작업을 맡은 이력은 음악적 자양분으로 클래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음을 넌지시 일러 준다. 이 덕분에 겟 웰 순의 음악은 유려한 선율과 긴장감을 동시에 내보인다.

정규 데뷔작 <Rest Now, Weary Head! You Will Get Well Soon>은 이 밴드의 친숙하지만 유별난 정체성을 파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첫머리를 장식하는 'Prelude'부터 남다른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노래는 차분한 음으로 시작하다가 드림 팝 형식으로 영롱함을 자아낸다. 뒤이어 흐르는 'You/Aurora/You/Seaside'는 아프로비트 골격을 앞세워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랩과 결합하는 'If this hat is missing I have gone hunting', 이국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반주에 톰 웨이츠(Tom Waits)를 연상시키는 보컬을 펼치는 'Your endless dream', 포크와 일렉트로니카를 혼합한 'Tick tack! Goes my automatic heart'도 겟 웰 순의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실감하게 한다. 다채롭지만 어수선하지 않고 독특하지만 거부감은 전혀 들지 않을 음악이다.

클래식적인 접근 방식도 두루 나타난다. 'Christmas in adventure parks'는 록의 기초 위에 성가 느낌이 나도록 풍성한 코러스를 곁들였으며, 'Witches! Witches! Rest now in the fire'는 짧은 시간임에도 판타지풍의 가사가 돋보이도록 지능적인 편곡을 구사하고 있고, 'I sold my hands for food so please feed me'는 거대한 스케일을 내비치면서도 유려하게 흐른다. 콘스탄틴 그로퍼의 클래식 학습이 빛을 발하는 장중한 곡들로 인해 앨범은 더욱 매력적으로 들린다.

독일 음악 전문지들은 물론 가디언, NME, 언컷 같은 유명 음악 매체들이 호평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과 색다른 풍미를 인정받은 앨범이다. 섬세하고, 장엄하고, 실험적인 노래들로 말미암아 청취자들은 듣는 즉시 겟 웰 순의 이름을 각인하게 될 것 같다.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임이 틀림없다.

(한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