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실용음악 고등학교 - Seoul Music High School 1st Album '미칠 수 있는가?' 원고의 나열

눈에 띠는 작품이다. 음악을 전공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주도로 제작됐고, 프로듀서와 가수의 역할이 확실히 나뉘었다는 사항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간다. 아직은 아마추어지만 정식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들으며 전문적으로 음악을 공부하는 예비 뮤지션들이 빚어내는 시너지가 어떨지 기대되기도 한다. 음악팬들에게 흥미로운 발견이 될 자격은 충분하다.

내용물은 프로보다는 아마추어 쪽에 가깝다. 녹음이나 사운드 믹스가 고르지 못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너무나도 익숙하고 평범한 멜로디 진행과 정돈되지 않은 가창,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래핑은 식상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수록된 다섯 곡을 각기 다른 이가 작곡, 프로듀싱했음에도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은 공통된다.

평범한 게 안 좋은 것은 아니다. 대중은 대체로 과도하게 새로운 작품보다는 낯익은 걸 선호한다. 다수가 친근하게 여길 노래여야 성공적인 대중음악이라 할 수 있을 테고 더 나아가서는 상업, 흥행과 관련해서 '실용적'인 음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쉬움은 트렌드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예 풍조에 딱 붙어 따라가려는 모습과 얼마 안 되는 분량임에도 주류 대중음악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구성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피어오른다. 'Ma swagga's on da top'은 더티 사우스의 규격에 충성하며, 'Forgotten'은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을 따라 한 태양을 모방하는 것처럼 보이고, '눈물 자국'은 윤민수, 오성훈, 조영수 같은 작곡가를 떠올리게 하는 현악 첨가 발라드의 전형인데다가 '니 눈이 빛나던 날'은 유희열과 비슷한 감성을 추구하려 한 의도가 감지된다.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고 이 정도의 팝과 가요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습작 모음집 수준이다.

저마다 지향하고자 하는 분위기와 양식이 있기 마련이지만 유행을 좇는데 급급하거나 특정 뮤지션의 세계를 흠모하기만 해서는 큰 인물이 되기 어렵다. 더욱 폭넓게 보고, 다양성을 추구하고, 새로움을 시도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걸출한 음악인으로 성장 가능하다. 자라나는 새싹이며 우리 대중음악의 미래가 될 이들을 위한 조언이다. 파이팅!

2011/05 한동윤 (www.izm.co.kr)


덧글

  • 풍류남 2011/05/18 20:39 #

    흥미로운 시도네요. 더 나이를 먹고 경험을 하고, 더 넓은 세상을 보면 음악도 더 깊어지겠죠 ㅎㅎ
  • 한솔로 2011/05/19 18:50 #

    그렇죠. 나이가 들면 점차 보는 세계가 달라지겠죠~
  • LeMinette 2011/05/18 23:01 #

    저런건 결과물의 퀄리티를 떠나서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던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것이 부럽네요.
  • 한솔로 2011/05/19 18:50 #

    저렇게 좋아하는 걸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이고 행운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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