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싸(leeSA) - leeSA Wiv Hcube 원고의 나열

그녀에게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던 이에게는 반가울 앨범이다. 그녀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팬에게는 좋은 작품일 것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헌신을 결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음반으로 여겨지지는 못할 듯하다. 재활용된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신인 여가수 리싸(leeSA)는 2010년 말부터 유튜브에 'The christmas song', 콜드플레이(Coldplay)의 'Viva la vida', 케샤(Ke$ha)의 'Tik tok',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Teardrop' 같은 팝 히트곡들을 부른 동영상을 올려 누리꾼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이것들을 포함해 리즈(Leeds)의 1집에 실렸던 '작은 바램'까지 리메이크곡만 넷이나 된다. 유튜브에서만 접할 수 있던 노래를 음반으로 듣게 됐다는 기쁨도 있겠으나 인스트루멘틀과 어쿠스틱 버전을 제외한 총 일곱 편의 수록곡에서 커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빈약한 짜임새에 대한 다른 설명이다. 'The boy meets the girl' 또한 지난 2월에 발표한 싱글 '자전거 소년'을 샘플링한 탓에 이번 앨범 제작의 방침을 리사이클링으로 잡았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풀 앨범 형태의 데뷔작에 신곡이 단 둘밖에 없으니 노고를 덜 들인 것 같아 보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리메이크 작업이 색다른 재해석보다는 단순히 다시 부르기 수준에 머물러 실망스럽다. '작은 바램'과 'Teardrop'은 오리지널과 별다른 차이 없는 반주로 인해 초반부터 흥미가 떨어진다. 원곡이 냈던 분위기 재현에만 성공한 편이다.

앨범은 그럼에도 꽤 괜찮게 다가선다. '통기타를 연주하는 여가수' 하면 떠오르는 가녀린 보컬, 단출한 반주, 소박한 노랫말 등 종래의 고정된 이미지를 타파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유감'은 애시드 재즈풍의 그윽하고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려주며 '오늘도 어제처럼'은 어쿠스틱한 느낌을 내면서도 후반에 이르러 록의 문법을 빌린 듬직한 반주로 구성에 변화를 가한다. 'The boy meets the girl'은 트랜스를 틀로 해 남다름을 강조하고 있다. 기타를 중심 악기로 사용하지만 여러 프로그래밍을 가미해 밋밋함을 피한 것도 강점 중 하나다.

아쉬움은 남지만 개성 있는 신인 뮤지션을 만나는 공간으로서는 어느 정도 흡족함을 안긴다. 머릿속에서 쉽게 가시지 않는 매혹적인 음성이 은근히 힘을 내고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려는 음악적 욕구가 빛을 더한다. 다수 청취자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앨범임은 분명하다.

2011/07 한동윤 (www.izm.co.kr)


덧글

  • 브릴 2011/07/26 20:00 # 삭제

    덕분에 좋은 가수 한 명 알게 되어 갑니다. 좋은 글도 많고, 시간을 들여서 찬찬히 읽는 재미가 많습니다.
    CD로 구입하고 싶은데..... CD음질은 어떤지 많이 궁금하네요.
    혹시 CD로 들어보셨다면 레코딩 퀄리티에 대해서 알려 주실시도 있나요?
  • 한솔로 2011/07/27 16:56 #

    스트리밍으로 들었어요. 레코딩 사항에 대해서까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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