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스타일(Free Style) - 수취인불명 원고의 나열

프리스타일(Free Style)이 선택한 소통의 코드는 발라드 쪽에 가깝다. 보통 힙합 그룹이라고 하면 둔탁한 스네어와 베이스 드럼의 행렬로 무게감을 한껏 갖춘 노래들을 내미는 데 반해 이들은 서정적이고 나근거리는 음악으로 대중들의 정서에 노크를 한다. 물론 이러한 행동이 전작들에서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만큼의 큰 비중은 조금 새롭다.

어쩌면 관록을 보이기 위함에서였을까. 어느 틈에 벌써 다섯 번째 앨범을 내는 것이고 멤버 중 형인 미노(Mino)는 이립(而立)을 넘겼으니 차분한 멋이라든가 약간의 점잖음을 갖고 싶었는지도….

전작 < Funkist Family Juice >(2005)가 올드 스쿨 힙합, 알앤비, 펑크(funk) 등 흑인 음악 본연의 색채는 굉장히 짙게 가져갔지만 상업적인 면에서 성과가 부진했음을 떠올려 보면 프리스타일의 이번 방향을 결정한 것은 나이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결국 음악 스타일 정착에 대한 욕구에 있을 것이다. '여인의 향기'(2001)나 'Y (Please tell me why)'(2004)같은 곡이 더욱 어울림을 그들 또한 절감하는 듯하다.

쓸쓸함과 외로움은 앨범 안에서 많은 부분을 자리하지만 그저 차갑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타이틀곡 '수취인불명'부터 두 가지 정서를 흡수한다. 노랫말은 옛 사랑을 잊지 못하며 걱정하는 한 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현악 세션과 피아노, 하모니카 연주를 사용해 외적으로는 따스한 분위기를 띤다. 거기에 보컬로 참여한 장한이의 깨끗한 목소리는 가사와 반주의 다른 느낌을 잘 이어주고 있어 전달력이 강하다.

가벼운 코러스로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Lovin' you'는 어반 컨템퍼러리(urban contemporary) 풍의 편곡이 매력을 발산하며 건반의 조용한 리드로 진행되는 마이너 하우스 넘버 '마지막 여정'도 단출하지만 세련된 운치를 낸다. 하지만, '습관'과 '이게 나라는 남자야 Part II'의 경우 '수취인불명'과 특별히 다른 점을 못 느낄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폭이 좁아 비슷한 곡의 나열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래핑에 있어서 눈에 띌만한 변화가 없는 것도 안타깝다. 다운 비트의 음악을 처지지 않게 받쳐주는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에서 미노의 랩은 너무 둔팍한 듯하고, 지오(DJ Zio)는 대개 읊조리는 투로 일관해 심심하게 들리기도 한다. 개선해야 할 부분은 아직 남아 있으나 앨범의 처음부터 시작해 리믹스해서 수록된 'Y', '수취인 불명'의 피아노 버전까지 흐르는 침착함은 스타일 정주(定住)를 위한 노력이 나름 빛을 발했음을 말해준다.

2007/03 한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