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하게 다가오는 청초한 보사노바, 나희경 [Heena] 원고의 나열

청초함과 선명함을 한껏 과시하는 앨범이다. 그러한 상태의 만족스러운 발산은 [Heena]를 더욱 아름답게 수식해 주며, 동시에 대중 친화력을 높인다. 보사노바가 익숙한 음악팬들 외에도 그 장르에 대해 딱히 관심을 둔 적 없거나 이런 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까지 쉽게 포섭할 수 있는 편안함이 시종 흐른다. 곱고 밝은 분위기가 뭉실뭉실 피어난다.

보사노바의 특징인 나긋나긋한 리듬과 부드러운 선율이 열다섯 편의 수록곡에 온전히 스며 있다. 'Desafinado', 'Chega De Saudade', 'Girl From Ipanema' 등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의 오리지널이 워낙 맵시가 좋다는 사항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브라질 현지 뮤지션들의 안정적인 연주와 그것의 원만한 조화는 보사노바에 대한 듣는 설명서, 소개서로서 충분히 소임을 다한다. 여기에다가 결코 과하지 않게, 담백함을 전달하는 해석은 안온의 풍광을 다소곳이 그려 낸다. 펑크(funk)와 접지하는 면적이 다소 큰 'A Felicidade'나 'Aqua De Beber'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노래가 차분함에 집중한다.

나희경의 보컬 또한 반주에 조응하며 유약한 정서를 극대화한다. 어떤 순간에도 팽팽하거나 격한 가창을 나타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상냥한 모습으로 일관한다. 이 덕분에 자연스러움은 배가 됐고, 훨씬 안락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반주와 노래, 둘의 깔끔하고도 정교한 어울림을 통해 타국의 정취는 어색한 구석 없이 이입되고 있다.

다만, 나희경의 이 음반이 현지 활동을 목적에 두고 제작된 부분도 존재하기에 원곡의 가사 그대로 불린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 언어로, 우리 감수성에 부합하는 노래를 들려주기보다는 보사노바 명곡들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이전에 나왔던 리메이크 작품들과 별반 차이 나지 않아 보인다는 점도 한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Wave'의 한국어 버전과 '프렐류드의 삼바'는 한국어 노랫말이 곡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음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Heena]는 보사노바를 한층 친숙하고 편하게 여길 무척 인상적인 매개로 기억될 듯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결한 멋이 은은히 배어 나오며, 수수함에도 그 장르의 특징적인 대기와 구조를 비교적 온전하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꼭 그 음악 양식의 연원과 스타일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다수와 친근하게 호흡할 수 있는 편안함이 앨범의 강점이다. 보사노바가 한 발 더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섰다.

2010/10 한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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