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ke - Take Care 원고의 나열

그 누구보다 찬란히 빛나는 샛별이었다. 근래 힙합의 트렌드인 일렉트로 합(electro hop)을 근간에 두면서도 그것의 전형적인 틀에 완전히 기거하지 않은 묘한 스타일, 리듬 앤 블루스와 힙합을 포괄하는 너른 표현력, 창백함과 스산함을 흩뿌리는 독특한 정서는 캐나다의 신인 가수 드레이크(Drake)를 단숨에 미국 팝 시장의 정상을 차지하게 했으며, 나아가 세계적인 팝 스타로 등극시켰다. 비슷한 시기에 출현한 뮤지션들보다 더 높은 광도를 기록한 신성 중의 신성이었다.

1년 반 만에 발표하는 두 번째 정규 작품 < Take Care >는 될성부른 나무가 널따랗게 가지를 뻗어 나가고 푸른 잎을 우거지게 하는 광경을 내보일 현장이다. 유행 코드에 집착하지 않는 의연함, 남 눈치 보지 않는 기개 있는 표현, 유려해진 플로우까지 강단진 태도와 실력이 곳곳에 서려 있다.

전작이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의 < 808s & Heartbreak >나 키드 커디(Kid Cudi)의 < Man On The Moon: The End Of Day >와 유사한 분위기로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그러한 느낌이 누군가를 따라가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스타일 중 하나임을 여기에서 힘주어 말한다. 앨범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핏기 없고 냉랭한 분위기로 일관한다. 두 번째 싱글 'Make me proud'나 'Cameras / Good ones go (Interlude)', 'Look what you've done'과 같이 전자음 프로그래밍이 더러 깔려 있기는 해도 귓가를 강타하는 사나움이나 치열한 댄서블함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자신을 향한 안 좋은 소리에 개의치 않는 자신감 충만한 모습을 내비치는 'Over my dead body'부터 앨범은 흐릿한 기운을 전파한다. 곡은 또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Human nature'를 연상시키는 건반 연주, 캐나다 여가수 샨탈 크레비애적(Chantal Kreviazuk)의 일그러진 보컬이 싸늘함을 배가하고 있다. 떠나간 연인에게 뒤늦게 잘못을 말하는 'Shot for me', 후반부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하모니카 연주가 쓸쓸함을 극대화하는 사랑 노래 'Doing it wrong'도 비슷한 모습을 갖춘다.

내내 그런 느낌만 줄을 짓는 것은 아니다. 지난여름에 커트되어 빌보드 싱글 차트 13위, R&B/힙합 싱글 차트 2위에 오른 'Headlines'는 템포가 빠르지 않음에도 명료한 훅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가 프로듀싱한 'Lord knows'는 합창 샘플과 릭 로스(Rick Ross)의 묵직한 래핑에 힘입어 웅장한 규모를 구축하고 있다. 음을 변형한 신시사이저 루프와 왜곡된 보컬을 동시에 재생시킴으로써 음산함을 내는 'Crew love'는 종잡을 수 없는 야릇함을 펼친다. 리아나(Rihanna)와의 듀엣곡 'Take care'는 수록곡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1980년대 힙 하우스(hip house)풍으로 진행하다가 간주에 보컬 샘플과 드럼을 덧입혀 조금은 트라이벌 하우스 느낌이 나도록 변형한 편곡이 멋스럽다.

드레이크는 앨범을 통해서 음악적 지향을 공고화하며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인물임을 주장한다. 동시에 랩과 노래를 겸하는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재주도 재차 확인시키고 있다. 차트를 지배하는 경향과는 다른 그만의 빛깔, 미묘한 감정 표현은 드레이크를 더욱 또렷하게 조명하는 중요한 사항이다. 이전보다 더 높은 광도를 기록할 순간이 찾아왔다.

2011/11 한동윤

음반 해설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