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ala - Cosmology 원고의 나열

아무 정보 없이 이 앨범을 듣는다면 에리카 바두(Erykah Badu)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아니면 미국의 또 다른 네오 소울 가수 누군가를 연상한다든가 디제이 재지 제프(DJ Jazzy Jeff), 디제이 스피나(DJ Spinna), 제네로 재릴(Jneiro Jarel)이나 사 라(Sa-Ra)의 작품을 떠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이 앨범의 주인공은 타마라(Tamala)라는 일본 여성이다. 어쩌면 사진을 보고 나서야 수긍할 이도 있을 듯하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유약한 음성과 기교에 무딘 보컬은 에리카 바두와 꼭 닮았고, 단아하고 정적인 반주 역시 그녀의 악곡 스타일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아주 강하지는 않지만 재지 제프, 스피나로 대표되는 전자음 기반의 네오 소울, 불협으로 특유의 화음을 완성해 내는 웡키(wonky)도 타마라의 음악이 지향하는 일면 중 하나다. 이러니 그들이 뇌리에 스치는 것은 당연하다.

타마라와 함께 앨범에 참여한 디제이 미츠 더 비츠(DJ Mitsu The Beats), 켄이치로 니시하라(Kenichiro Nishihara), 마바누아(Mabanua) 등은 정갈하고 차분한 반주의 구현에 주력했다. 드럼 앤 베이스풍의 'Aquarius rising'을 제외한 < Cosmology >의 모든 노래는 아담하면서도 고풍적인 느낌을 풍기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프로듀서들이 자신의 작품에서는 더러 드럼을 강조한 곡을 들려주기도 했지만 여기에서는 절대 거기에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았다. 타마라의 여린 음성을 압사시키지 않으려는 목적이다.

덕분에 보컬이 선명하게 전달되는 장점을 획득했다. 고음을 내지르거나 화려한 테크닉을 나타내지는 않으나 깨질 듯 연약한 보컬은 영롱하고 예쁘장하게 들린다. 지나치게 가녀린 음색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꽤 큰 편이지만 이 부분은 'Sun', 'Dear scorpio', 'All the natures in you'의 코러스에서 보이는 것처럼 화음과 더블링을 통해서 보충하고 있다.

흑인음악 전문지 < 왁스 포에틱스 재팬(Wax Poetics Japan) >의 편집장 마사시 후나츠(Masashi Funastu)는 앨범에 대해 “네오 소울의 다음 세대, 새 디바가 출현했다.”면서 “그녀의 재능은 놀랄 만큼 걸출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목소리는 일본인의 동질감에 근거한 비애감으로 충만하다. 걸작이 하나 탄생했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절반 정도만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찬이다.

에리카 바두와의 유사함 외에는 그녀만의 독창적인 매력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게다가 기존에 나온 다른 네오 소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참신함과 구성과 관계된 멋은 부족해 보인다. 가냘픈 목소리가 인상적이긴 해도 위태롭게 들려 계속해서 듣기에는 퍽 부담스럽다. 때문에 반응은 '일본에도 이런 음악이?' 정도로 그친다. 네오 소울 팬들에게 사랑받는 동시에 아류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운명이다. 단단함과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2012/01 한동윤


덧글

  • 효빈 2014/05/26 02:26 # 삭제

    헐 이거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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