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성 어디까지 갈 것인가 원고의 나열

신년 벽두부터 살색 훤한 선정성 논란이 우리를 반긴다. 새로운 여가수의 등장에 거의 비례해 증식하며, 기존 여가수나 여성 그룹이 신곡을 낼 때마다 빠짐없이 거론되는 선정성은 여전히 뛰어난 부지런함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우리 대중음악의 달갑지만은 않은 고질적인 단편이 또다시 개시의 신호탄을 쐈다.

이 화려한 쟁점의 주인공은 NS 윤지였다. 1월 5일 발표한 새 미니 앨범 타이틀곡 '마녀가 된 이유'의 뮤직비디오에서 상의가 탈의된 채 양손이 수갑에 묶인 남성을 향해 그녀가 채찍을 휘두르는 장면이 논란이 된 것. 사디즘을 소재로 한 성인물에서나 마주할 법한 광경이 방송에 나가고 어린 학생들도 열람할 수 있는 뮤직비디오에서 펼쳐지니 이야기가 더욱 커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노래는 순수했던 여자가 남자의 거짓된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고, 그로 말미암아 독한 마음을 먹게 된 상황을 그리고 있다. 영상에서 순수한 여인은 무표정한 얼굴에 단색의 원피스를 입은 모습으로 도입부에 잠깐 나타날 뿐, 나머지 90% 이상은 독살스러움을 드러내는 캐릭터가 지배한다. 강하게 보이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가죽으로 된 옷을 입었지만 다른 의상과 여기에서 행하는 동작은 역시나 섹시함에 주로 천착한다. 결국 뮤직비디오가 방향을 둔 종착점은 선정성에 다름 아니다.

작년 12월 말에 한 연예 프로그램에서 한 해를 정리하며 가요계 선정성 논란을 키워드로 채택해 여가수들의 안무를 편집해 내보낸 적이 있다. 여러 가수의 춤이 엮여서 연달아 나가니 실로 가관이었다. 여기도 쩍, 저기도 쩍, 사타구니를 벌리는 동작이 난무했고, 엉덩이 돌리기에 혈안이 된 형국이 연출됐다. 성인용 쇼걸 퍼레이드가 따로 없었다. 때문에 NS 윤지의 뮤직비디오는 2012년에도 연말에 다다르면 어김없이 선정성을 집약한 기사 몇 편은 쉽게 볼 수 있으리라는 예언처럼 느껴진다.

2002년 세계적인 팝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Dirrty'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과도한 섹스어필, 남성 댄서와의 성행위를 방불케 하는 안무는 우리 가수들의 퍼포먼스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많은 논란을 야기한 춤동작은 그로부터 사사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것이 파격이 되고, 화젯거리가 되며,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지칠 줄 모르고 더욱 성행한다는 점이다. 다수의 기획사가 인기를 끄는 데 보탬이 된다는 핑계로 통제와 검열은 방기한 채 나날이 자극적인 볼거리만을 숭상하는 꼴은 10년 넘게 견고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연유로 나중에는 어떤 더한 자극이 발생할지 몹시 우려된다.

기획사에서는, 가수들은, 오늘도 보도 자료를 통해서, 텔레비전에 나와서 이를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봐 달라고 당부한다. 아무리 그것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려고 해도 특별히 음악을 보강해 주는 장치도 되지 못하며 예술적 신선도마저 바닥에 닿는 행위가 매번 긍정적으로 다가올 리는 만무하다. 자극은 더 큰 자극을 분만할 수밖에 없다. 찢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만을 거듭하는 선정 일로의 현실은 새해 대중음악계를 암담해 보이게 한다.

(한동윤)

2012 01/31ㅣ주간경향 960호


덧글

  • widow7 2012/01/25 23:51 # 삭제

    동물 세계에도 춤은 있죠. 교미를 위한 춤. 고대 오리엔트의 춤은 신에게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였지만 그 춤은 하늘의 신과 대지의 신이 교합해서 풍년이 들게 한다는, 결국은 섹스를 묘사한 춤이었고. 현대의 춤 역시 결국은 선정성으로 가는 건, 본능에 부합하는 행위라는 것. 문명이 발달할수록 본능으로 돌아간다는 건 진리인듯. 역사상 성공한 제국들은 고도의 문명발달에 반드시 퇴폐미를 섞어줬는데, 바빌로니아 이집트 앗시리아 로마 원나라에 근래의 미국까지, 선진국치고 성진국 아닌 나라 있었습니까? 춤은 원래 교미에 앞서 전희 같은 것이니, 춤이 발달할수록 선정적인 건 본능이며 진리인 겁니다. 학이나 공작새나 원앙의 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하지만 결국 교미 전의 전희일뿐입니다.
  • qkdansror 2012/01/26 04:04 # 삭제

    widow7님께서는 동물과 인간을 동일선상에 놓으시는군요. 인간이 교미만을 위해서 태어났습니까? 무분별한 심의, 검열도 웃기긴 마찬가지만 그렇다고 말초적인 본능과 욕망 일색인 대중 문화도 별로 좋아보이진 않죠.
  • aion10.7 2012/01/26 11:14 # 삭제

    window7은 아닙니다만.. 동물이라뇨?
    역사상 그 많은 제국들이 동물의 왕국은 아니었잖습니까

    저도 비슷한 맥락에서 금욕적인 사회는 식량 부족 -> 번식 억제 매커니즘과
    다름 아니라 생각합니다.
  • Skdk 2012/01/26 11:46 # 삭제

    결국 인간도 동물입니다. 그냥 동물보다 상위인 동물요. 인간이 교미만을 위해서 태어난건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교미를 위한 행동들이 없어지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귀여운 것,예쁜것보다 섹시한 걸 보게 되있습니다. 쏟아지는 걸그룹 상태에서, 아주 뛰어나지 않은 이상 섹시컨셉으로 가야만이 중박이라도 친다는 걸 기획사에서는 잘 알고 있죠. 본능과 욕망일색이 좋아보이지 않는 다고 하셨는데요. 왜 그렇죠? 전 개인적으로 가식떠는 순수함 보다는 솔직한 게 좋아보여요.
  • 모범H 2012/01/26 13:49 #

    동물과 인간을 분리하려는 무의미한 노력은 항상 그다지 성과를 보지 못합니다.
    왜냐면 인간이 애초에 동물이라는 단어를 만들 때 그 범주에 인간도 포함되도록 단어의 의미를 정의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모범H 2012/01/26 13:50 #

    첨언하자면, 동물과 인간을 분리하려는 노력은 마치 인간과 남자를 분리하려는 노력에 다름없습니다.
  • Skdk 2012/01/26 14:29 # 삭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계속 끝없이 인간과 동물을 분리하고 싶어합니다. 인간이 동물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걸 불쾌하게 생각하고, 본능만을 들어내며 사는 동물과 인간은 아예 다르다고 생각하죠. 인간이.본능을 강하게 들어내면, 개새끼, 니가 사람이냐. 등등 욕을 하고요. 어째서 인간도 동물이며 당연히 본능이있고 그걸 들어낼 수 있는데, 그런 취급을 받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 오엠지 2012/01/26 09:16 #

    별로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안보이던데..현아 무대뺴고 그렇게까지..
  • RHQOR 2012/01/26 13:18 # 삭제

    넌 빠져있어라
  • ㅋㅋㅋ 2012/01/26 15:20 # 삭제

    아리랑을 부르며 춤을 췄던 우리 조상님은 교미를 위해 춤을 췄던거군.
    조지훈의 승무는 교미를 위해 교태를 부린 여승의 일탈을 그린 시이고?

    내 생각엔 모든 섹스랑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역시 정신이 물질에 지배되는 현대사회의 폐혜인 것 같다.
  • 2012/01/26 15:35 # 삭제

    완전히 교미때문에 춘 거라고 할 순 없지만어느정도 그런 뜻이 담긴건 사실아닌가? 왜 추하게 몰아가지..;
  • zzzz 2012/01/26 16:27 # 삭제

    아리랑을 부르며 추었던 춤은 분명 달랐겠지만 비교 대상을 잘못 택했다고 생각하지 않나? 비교할려면 그 당시 기생들이 추었던 춤이랑 비교해야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분명 교미도 전재가 되어있어야 하고.

    과거는 마치 정신이 물질에 지배도 되지 않았던 양 이야기 하는데 보편적 인간 행태를 보았을 때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 2012/01/26 15:21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공감함 2012/01/26 16:02 # 삭제

    백마디말로 변명해본들 야하고 천박해보이는건 사실 아님? 그걸 성인용으로 소비하는것까진 안말리지만 저런영상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초딩들 일찌감치 말초신경자극은 어쩔...아이가 아이답게, 정서적으로 나이에 맞게 커야되는데 저런가수들 다리 쩍쩍 벌리는게 훌륭한 퍼포먼스냐ㅋㅋ 성행위컨셉은 호스티스바로도 충분함. 딱 핑클하고 ses때까지 좋았다. 다리안벌리고도 멋지고 이쁜 아이돌.
  • mikstipe 2012/02/07 05:49 # 삭제

    전 이 경력 3년차에도 아직 변변한 히트곡 못만들고 '모 걸그룹 막내의 사촌언니'라는 타이틀로 먹고 산 아가씨와 기획사의 사활을 건 발버둥으로 봤어요... TV프로에서의 안무는 사실 평범한데, 뮤직비디오를 그렇게 찍어 욕을 벌었죠. 그래도 음원차트 100위권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는 걸 보면, 전 욕하고 싶기보단 그저 불쌍하고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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