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과 생각들 2012-3 불특정 단상

01
청취율 조사 기간이라고 하마터면 내일도 생방송을 할 뻔했으나 다행히 오늘, 내일 쉬게 됐다. 그렇다고 완전히 쉬는 것도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 텔레비전 보면서 뭉그적거리다 병원 갔다가, 트레킹화 사려고 도봉산 근처 등산용품 가게들 둘러보고, 실시간으로 선곡표 입력하고, 상품 당첨자 명단 작성하고, 사연 두 건 퇴고했다. 출퇴근만 안 해도 이렇게 여유 있게 일을 할 수 있건만, 출퇴근이 하루의 6분의 1 이상을 잡아먹으니 그 시간이 무지하게 아깝고 허망할 따름이다.

02
어제는 반년 만에 극장에 갔다. 방송국에 안 가도 돼서 홀가분하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는 하지만 집에서 버스로 아홉 정거장을 가야 함)에 메가박스가 생겼으니 구경이라도 할 겸. 그런데 여기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데다가 번화가인 수유역과는 거리가 좀 있어서 사람들이 얼마 없더라. < 러브 픽션 >을 봤는데, 금요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영관 안에 관람객은 커플 세 쌍과 내가 전부였다. 과연 잘 유지되려나 모르겠군. 뭐 대기업 자본이 움직이는 영화관이 망해 봤자 슬프지는 않겠지만.

03-1
< 러브 픽션 >은 정말 재미없었다. 지금까지 본 멜로 영화 중에서 가장 재미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멜로 영화를 건조한 영혼 혼자 봐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같이 본 커플들의 웃음소리도 거의 듣지 못했으니까. 평범함이 공감을 호소하지만 사이사이 웃음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거의 없고, 구주월이 쓰는 소설 스토리의 삽입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한다. 사운드트랙인 '알래스카'가 나올 때에는 인내심을 쥐어 짰고. 역시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하면 실망스럽다.

03-2
그러고 보니 어제 하정우를 봤다.

04
하루에 만 보 이상은 걸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릎과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지니까. '과잉 도보'에 대한 우려로 만보계를 사서 재 봤다. 그런데 8,700 걸음 안 되게 나왔다. 다른 생략된 걸음을 넣더라도 특별히 다른 일이 없는 한은 출근, 업무, 퇴근에 소요되는 걸음은 만 보를 넘지 않았다. 이 정도로도 무릎이 쑤시는데 도대체 만 보를 어떻게 걷지? 연골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는 느낌인데...

05-1
트레킹화를 사려고 하는데 뭘 사야 할 지 모르겠다. 팀버랜드에 마음에 드는 게 있지만 롯데 본점에 그게 있을지 모르겠고, 라푸마에 괜찮은 모델이 있어서 오늘 매장에 가 봤는데, 찾는 모델은 없고. 깔끔하고 평평한 끈으로 된 게 좋은데... 요런 스타일. 머렐 매장은 또 어디 있나...;;;



05-2


인터넷에서 트레킹화를 검색하다가 추억의 신발을 발견했다. 네이버 중고 판매 카페에 올라온 Zee 신발. 저건 사실 트레킹화라기보다는 전투화보다도 형편없는 워커다. 저걸 7만 5천 원에 팔겠다는 것과 구입 시기가 2008년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내가 저걸 산 게 1999년인가 그랬고 5만 원에 샀기 때문. 무겁기도 더럽게 무거워서 한 족당 1kg에 육박하지 않을까 싶었다. 저거 신고 장시간 걷거나 등산했다가는 발이 욕할 듯. 혓바닥도 고정돼 있어서 멋내기에도 어렵다. 난 저거 신고 춤동작 하나 깨작거리기도 쉽지 않았는데 성유리는 저 신발을 신고 '영원한 사랑'을 불렀다. 독한 년...

덧글

  • Run192Km 2012/03/11 00:49 #

    저도 오늘 러브픽션 보고 왔어요.
    어제 형이 트위터에 남긴 거 보고 살짝 불안했는데
    전 재미있게 보고 왔어요.
    저도 소설 부분은 좀.. =ㅅ=
  • 한동윤 2012/03/11 19:27 #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혼자 봐서 재미없게 느낀 것 같잖아...
    아무리 웃음을 잃고 살고 있다지만 재미있는 건 재미있다고 하는데... -_ㅠ
  • 이환 2012/03/12 06:03 # 삭제

    마지막의 독한 년에서 뿜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성유리가 저 신발을 신은 기억이 날 듯도하고. 다이어트화로 좋겠네요.
  • 한동윤 2012/03/12 18:57 #

    다이어트 하려다가 발목에 무리 오고 발 모양도 이상하게 변할 듯.
    저 신발은 절대 비추에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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