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Yo - R.E.D. 원고의 나열

다섯 번째 앨범 < R.E.D. >는 몇 가지 이유로 이 중요한 인물의 중대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그 첫 번째는 지난 네 장의 앨범을 냈던 레이블 데프 잼(Def Jam)을 떠나 모타운(Motown)에 새 둥지를 틀고 품은 첫 결실이기 때문이다. 데뷔부터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적을 두었던 곳에서 나와 제2의 출발을 행하는 시점이다. 두 번째는 전작의 상업적 성적이 다소 부진했던 탓에 개인적으로 절치부심한 면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기인한다. 세 번째는 'Realizing Every Dream'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앨범 제목으로 헤아릴 수 있다. 니요는 보도 자료를 통해 오늘날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음악을 하기로 결심했던 날부터 품었던 꿈을 실현해 왔고, 또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타이틀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일련의 사항을 종합해 볼 때 신작은 쇄신과 반추의 의미를 동반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특징적인 스타일을 통해 세련된 R&B를 선보이는 점이 골자 중 하나다. 프로덕션 팀 스타게이트(StarGate), 오스트레일리아의 팝 가수 시아 풀러(Sia Furler)와 공동으로 작업한 두 번째 싱글 'Let me love you (until you learn to love yourself)'는 말쑥한 일렉트로팝 반주에 니요의 선명한 음색과 귀에 잘 들어오는 후렴이 어우러진다. 'Don't make em like you'는 둔탁한 힙합 비트 위에 가볍게 움직이는 보컬이 멋스럽고, 'Be the one'은 후반부에 덥스텝 편곡을 곁들여 트렌디한 감각을 갖춘다. 피아노 연주와 전자음이 맞물려 연약함과 강함의 혼합을 보여 주는 'Forever now', 멜로디는 무겁게 가져가면서 스트링과 신시사이저 프로그래밍으로 상반된 분위기를 유도하는 'Unconditional'도 니요만의 특색이 느껴진다.

리듬 앤 블루스의 기본을 찾으려는 모습도 중요한 부분이다. 앨범을 준비하는 중에 여성 힙합 뮤지션 앤지 마르티네스(Angie Martinez)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한 니요는 그의 음악적 출발점은 리듬 앤 블루스라고 이야기하며 그 근간을 확실히 나타낼 것을 전하기도 했다. 각 절(節)에서의 콜 앤 리스폰스(call and response) 보컬이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Cracks in Mr. Perfect'와 고운 하모니가 도드라지는 'Miss Right',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는 코러스가 몽롱함을 발산하는 'Jealous'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R&B를 떠올리게 한다. 이렇듯 앨범에는 그동안의 활동에다 음악적인 뿌리도 되돌아보겠다는 의지도 배어 있다.

디럭스 버전에는 네 곡이 더 수록됐다. 'Should be you'는 어두운 감성의 힙합 소울이며, 'My other gun'은 노 아이디(No I.D.)의 손길로 샘플링에 기반을 둔 곡의 예스런 느낌이 잘 구현됐다. 살람 레미(Salaam Remi)가 프로듀싱한 'Alone with you (Maddie's song)'은 목가적인 정취의 편곡으로 이전까지의 노래들과는 사뭇 다른 형태를 내비친다. 스코틀랜드의 디제이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의 세 번째 앨범 < 18 Months >에서 커트된 댄스곡 'Let's go'는 일렉트로니카와도 궁합이 잘 맞는 니요의 목소리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니요의 세련미를 맛보기에 좋은 곡들을 비롯해 그의 뿌리는 리듬 앤 블루스임을 천명하는 노래들이 안배돼 있어 멋과 안정감을 동시에 체감 가능한 작품이다. 거기에 디럭스 에디션에 포함된 노래들로는 조금 다른 스타일로 듣는 재미를 추가한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감성적인 보컬이 예나 다름없이 존재하니 이번에도 그만의 매력은 건재해 보인다. < R.E.D. >는 새로운 거점 모타운에서 근사한 음악을 선보일 그를 눈부시게 빛내 주고 있다. '현시대 가장 인기 있는 남자 R&B 뮤지션'이라는 칭호는 한결같이 니요에게 어울린다.

2012/10 한동윤

음반 해설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