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벤츄라(Ventura) - Moon 원고의 나열

프로젝트 그룹의 사명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조화이며, 다른 하나는 향상된 신선함이다. 기존에 솔로나 그룹으로 활동하던 뮤지션이 새로운 팀을 결성할 때 그들이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가 음악의 완성도와 견고함을 결정지으며 그 조합이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예술적 참신성이 좌우된다. 솔로로서, 또는 기존 그룹으로서 이미 들려주던 음악을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에서 또다시 선보인다면 그것은 비생산적인 일이다. 각자의 개성으로 말미암아 조화를 찾지 못하고 번잡스럽기만 한다면 그것 또한 안 하느니만 못한 결성이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는 문제다.

파운데이션 레코드(Foundation Record)에 수속된 세 뮤지션 수리(Soolee), 스멜스(Smells), 이진욱이 조직한 벤추라(Ventura)의 데뷔 EP < Moon >은 프로젝트 그룹의 보편적인 숙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는 못한 듯하다. 칠아웃, 팝 록의 성향을 겸비한 'Moon'을 제외한 나머지 수록곡 '이 밤', 'Listen to my heart'는 수리와 스멜스가 해 왔던 일렉트로닉 댄스음악, 일렉트로팝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독특한 구성, 편곡을 나타내지도 않아 더 실망스럽다. 셋의 결합에 음악적으로 발전한 면은 찾기가 어렵다.

결실이 전무하지만은 않다. 피아니스트 이진욱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Part 2)'(2010), 'Swear'(2012) 등을 통해 일렉트로니카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그의 노선은 언제나 뉴에이지였다. 수리는 전자음악을 하지만 댄스음악 외에도 < Breath >(2012) 때처럼 전통음악의 요소를 들인 앰비언트를 취하기도 했다. 구성원의 지향이 다름에도 이를 통일했다는 점은 작지만 소중한 성과일 것이다. 그 방향의 일치가 각자의 솔로 작품보다 대중적인 스타일로 나왔다는 사항도 간과해서는 안 될 보람이다.

거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주류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에 견줄 인지도는 아니더라도 셋은 언더그라운드에서 주목받는 음악인이다. 현재 지위와 이력에 십분 수긍할 풍성한 멋은 분명히 보이지 못했다. 일회성의 관심 끌기형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다음 작품은 지금보다 훨씬 근사해야 한다.

*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본문의 가수 이름은 '벤추라'로 표기.

20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