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Dionne Bromfield - Good For The Soul 원고의 나열

열다섯 살 소녀 디온 브롬필드(Dionne Bromfield)는 그 어떤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은 채 20분 동안 묵묵히 자신의 공연에 임했다고 공연 관계자는 전했다. 이 아이의 대모였던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가 사망했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 지 두 시간이 지나서였다. 도무지 10대라고 믿어지지 않는 원숙한 목소리만큼이나 그날 보여 준 행동도 의젓했다. 슬픔이 크든 적든 간에 이제는 혼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이의 담담함이었는지도 모른다.

나이에 맞지 않는 어른스러움은 음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앨범을 채운 주된 재료부터 또래와 확연히 다르다. 이 나이 가수들이라면 으레 달콤함이 물씬 풍기는 말랑말랑한 음악을 선보이겠지만 디온은 1960, 70년대를 상기시키는 레트로 소울을 자신의 표현 수단으로 채택했다. 본인이 작곡에도 참여하고 있으니 단순히 소속된 레이블의 방향이나 프로듀서의 의견만을 따라서 이런 스타일을 표출하는 것이 아님을 파악하게 된다.

진한 음성과 성숙한 보컬 또한 음악이 밴 어른스러움을 보충한다. 어떻게든 발랄해 보이려고 애써 밝은 척하거나 소녀의 가녀린 면모를 강조하려고 앵앵거리지도 않는다. 노래에서 치장에 욕심내지 않는 진솔함이 느껴진다. 게다가 실력 없음을 무마하고자 흥미를 빙자해 오토튠을 과하게 덧칠하는 꼼수도 없다. 구수하고 울림이 큰 보컬을 듣고 있으면 여느 10대 아이들의 노래와는 전혀 다른 성인다운 모습이 읽힌다.

열네 편 수록곡들은 모두 모타운(Motown Records)을 출생지로 뒀다. 4, 50년 전쯤 그곳에서 태어났던 리듬 앤 블루스곡들이 환생한 듯 다들 예스러운 외양을 갖추고 늘어서 있다. 몇 번만 들어도 귓가에 붙고 자연스럽게 흥얼거려지는 쉬운 멜로디, 관악기와 현악기가 화합해 내는 경쾌하고도 서정미 진한 반주, 노래를 살며시 받쳐 주는 스캣 코러스 등 그 시절 모타운 음악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Yeah right'의 랩 파트만 제외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시간 여행'이다.

과거의 소리를 연찬하고 해석하는 여정을 이제는 멘토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동반, 도움 없이 홀로 해야 한다.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겠지만 디온 브롬필드는 거뜬히 해낼 것이라 믿는다. 이 앨범에서 풍부한 성량과 준수한 노래 실력, 작곡가로서의 재능 모두 한층 성장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 Good For The Soul >은 에이미가 마련한 보금자리 안에서 이 아티스트가 앞으로 더 멋진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하는 걸작이다.

20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