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전 세계에 힙합 문화를 전파한 최초의 힙합 영화 원고의 나열

허름한 구성과 비전문가티가 물씬 나는 어설픔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대중음악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인식된다. 힙합 문화를 다룬 최초의 장편영화라는 사항이 결정적인 이유다. 평소 그라피티와 힙합에 관심을 두었던 아마추어 영화감독 찰리 아히언이 그라피티 아티스트 팹 파이브 프레디의 권유를 받고 제작하게 된 《와일드 스타일》은 힙합의 4대 성분인 디제잉(djing), 엠시잉(mcing), 브레이크댄싱(breakdancing), 그라피티 스프레잉(graffiti spraying)을 모두 다루면서 이후 젊은이들의 인기 코드가 될 힙합 문화를 전격 조명했다.

영화는 힙합이 어떠한 것인지, 태동기의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향유했는지를 알게 하는 가이드와 참고서 역할을 했다. 턴테이블과 녹음기만을 이용해서 비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 클럽에서 엠시들이 랩을 하는 모습, 윈드밀(windmill)과 백 스핀(back spin) 위주의 현재만큼 다채롭지 않은 브레이크댄싱 동작, 지하철과 거리의 벽을 장식한 그라피티들을 채록한 작품은 힙합의 유아기를 주제로 한 전시장이나 다름없었다.

열일곱 편의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주요 장면을 되새김질하며 랩과 비트를 전달한다. 비지 비 스타스키와 더블 트러블의 프리스타일 랩, 판타스틱 프릭스의 클럽에서의 흥겨운 제창 래핑, 동네 농구 경기를 랩으로 해석한 'Basketball Throwdown', 그랜드 위저드 시어도어의 턴테이블 스크래칭 등 단조롭지만 수수한 멋이 체감된다. 1980년대 후반은 물론이요, 90년대, 2000년대에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고전미가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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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 유추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영화에 호의적이지 않다. 따분하고 그 어떤 감동도 느낄 수 없었다. 다큐멘터리와 상업영화의 엉성한 결합이랄까? 현상을 그대로 담은 건 담은 건데 스토리는 엉망 그 자체였다. 힙합이 언더그라운드를 벗어나 주류로 들어가는 즈음에 민첩하게 영화의 소재로 다뤘다는 점은 역사적 가치가 있지만 그것 말고는 감동, 즐거움 등등의 메리트가 없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초기의 힙합 상업영화를 보고 싶다면 우리나라에는 《할렘가의 아이들》로 들어온 《비트 스트리트(Beat Street)》를 보는 편이 훨씬! 낫다.

덧글

  • spacenote 2013/09/23 18:08 #

    힙합에도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같은 4대 성분이 있구나아~ 난 그라피티까지 들어가는 줄은 몰랐네. '디스'가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어. 왠지;;; 아니면 '니네 엄마' 같은 종류?;;
  • 한동윤 2013/09/24 11:42 #

    디스라니~ ㅋㅋㅋㅋ 니네 엄마는 또 뭐야 ㅋㅋㅋㅋ 왜 이렇게 웃긴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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