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드럼 머신의 활용, 일렉트로 합 시대의 개막 원고의 나열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보급된 드럼 머신으로 힙합 음악은 작법의 비약적 진보를 이뤘으며 동시에 곡에 세련미와 복잡성을 부여하게 되었다. 당시 드럼 머신의 혜택을 받은 힙합은 월드 클래스 레킹 크루 같은 초기 일렉트로닉 브레이크비트나 캡틴 랩처럼 일렉트로 펑크의 반주 위에 랩을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바로 전자음악과 힙합의 퓨전인 일렉트로 합이 창성한 것이다. 대중도 강한 비트를 탑재한 새로운 랩 음악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그 장르는 1980년대를 수놓았다.

맨트로닉스의 데뷔 음반은 전자음악과 힙합을 아우르고 이 두 장르의 간극을 좁히며 랩을 내실 있게 이행함으로써 힙합의 진일보를 이룩했다. 앨범에 담긴 곡들은 사실상 힙합의 정형이었으나 한편으로는 일렉트로 펑크의 잔향도 겸해 둘의 균등한 화합을 실현했고 'Bassline', 'Hardcore Hip-Hop'에서 보이는 것처럼 반주에 싱코페이션을 두루 갖추고 복합적인 리듬을 연출해 탄탄한 조직력을 획득했다. 비트를 만드는 사람이나 프로듀서들에게 이들의 앨범은 본보기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Needle To The Groove'의 보코더 코러스는 미끈함을 확보하면서 랩 음악의 또 다른 형상을 제안했다.

앨범은 힙합에서 댄서블한 곡 만들기를 골똘히 힘쓴 시험장이었고 리듬 레이어링을 모색해 작법상의 발전을 일으키게 한 일종의 자극제였다. 기존에 나온 곡을 자재로 들여 곡을 짓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의미도 있다. 게다가 1980년대 초중반 동부 힙합 신에 불었던 일렉트로 합 유행을 주동하기도 했다. 그 역사성과 시대성 안에서 [Mantronix: The Album]은 확실한 명작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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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어제 올렸어야 하는데 늦었습니다.
물론 이 앨범이 드럼 머신을 쓴 첫 앨범은 아니다. 다만 이 시대에는 아직 힙합이 풀 앨범보다 싱글 위주로 나와서 '일렉트로 합 정규 앨범'이란 기준에 부합하는 작품으로는 맨트로닉스가 딱이었다. 맨트로닉(Mantronik)이 만든 단순, 깔끔한 일렉트로 펑키 비트도 멋있지만 이들의 음악이 구리게 느껴지지 않은 건 원년 래퍼인 엠시 티(MC Tee)의 빼어난 래핑 덕이다. 올드 스쿨 시대의 환상 조합이랄까, 젊은 친구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맨트로닉스(Mantronix)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멋스럽다.

크레디트와 감사 인사, 트랙리스트가 땡인 낱장 앨범 부클릿은 개-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