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미국 시장을 공략한 영국발(發) 샘플링 기반의 힙합 원고의 나열

1987년 전 세계 차트를 강타한 마스의 'Pump Up The Volume'은 영국으로 하여금 샘플링 기반의 힙합, 하우스 음악 제작의 무한한 가능성과 실효성을 타진했다. 제임스 브라운, 트러블 펑크 등의 곡 일부를 떼어 와 만든 마스의 음악은 힙합과 하우스가 본토인 미국에서 창성하던 시기에 그 장르들의 공통된 특징을 살리면서 자국 내에서 히트시키고 나아가 역수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밤 더 베이스의 'Beat Dis'라든가 에스익스프레스의 'Theme From S'Express', 콜드커트의 'Doctorin' The House'처럼 여러 샘플을 이어붙인 댄스음악이 출현하고 이 곡들이 상업적인 성공을 기록했다.

밤 더 베이스는 브레이크비트와 랩 음악 쪽에 방향을 두었다. 데뷔 싱글 'Beat Dis'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노래에서 살점을 빌려 새로운 모양을 완성한 작품이긴 했으나 하우스, 테크노는 아니었다. 120에 가까운 분당 비트 수, 갖가지 리듬과 효과음으로 제작한 요란스럽고도 역동성 있는 반주는 거리 춤꾼들의 구미를 자극했고 그때부터 21세기를 넘어서까지 인기 브레이크비트 테마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밤 더 베이스 등이 파고들었던 다층적 샘플링은 1990년대에 들면서 블렌드(blend) 혹은 매시업(mashup)이라는 사운드 콜라주로 한층 복잡, 대범해지는 결과를 맞는다. 하지만 밤 더 베이스는 1995년 발표한 3집 [Clear]부터는 커트 앤 페이스트에서 탈피해 송라이팅으로 작법을 전환한다. 저작권에 관한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함과 보컬, 멜로디에 중점을 둔 일렉트로니카 쪽에도 집중해 보려는 목적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