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에 대응하는 자세 원고의 나열

최근 불거진 표절 논란으로 가요계가 뜨겁다. 아이유의 '분홍신'은 독일 가수 넥타(Nekta)의 '히어즈 어스'(Here's Us)를, 프라이머리가 프로듀스한 박명수의 '아이 갓 시'(I Got C)와 박지윤의 '미스터리'는 각각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원 데이'(One Day)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특히 프라이머리는 같은 시기에 제작한 두 노래가 동일한 가수의 작품들과 유사해 더 관심을 끄는 중이다.

지적된 곡이 비교 대상이 된 오리지널과 어떻게, 얼마나 비슷한가는 어쩌면 중요하지 않다. 더 재미있는 것은 표절 시비가 인 노래의 관계자들이 보인 한결같은 대응이다. '유사하게 들릴 수는 있지만 표절은 아니다', 또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와 같은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논란이 생길 때마다 대답은 고객 응대 매뉴얼을 숙지한 것처럼 동일하다. 아이유와 프라이머리의 소속사들도 전례와 마찬가지로 장르적 유사성 때문이라며 표절에 대해 부정했다.

최근 제작한 두 곡의 노래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프로듀서 프라이머리 | 아메바컬쳐 제공

어떤 곡들에 대해 서로 닮았거나 전혀 다르다고 판단하는 데에는 음악에 대한 경험의 정도, 기호에 따라 개인마다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장르가 흡사하거나 동일해서 똑같은 리듬이나 패턴이 나왔다는 주장은 만인이 납득할 만한 의견은 아니다. 아이유와 프라이머리의 노래들 모두 스윙이라서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특히 '아이 갓 시'의 경우는 의도적으로 따라 했다는 판단이 들 수밖에 없을 만큼 특정 부분의 리듬과 멜로디가 카로 에메랄드의 노래와 너무나도 유사하다.

이를 두고 한 장르 안에서 생겨나는 연관성으로만 받아들여야 할까? 그 옛날 스윙 명곡들만 따져봐도 똑같다고 할 모양새의 작품을 찾기가 수월하지 않다. 소속사의 입장대로라면 리듬이 비교적 정형화된 스카, 구성이 단순하기 그지없는 마이크로하우스 등의 장르에서는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동일한 곡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와야 정상이다. 형식 또는 스타일의 비슷함은 논란을 깔끔하게 빠져나갈 근거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MBC < 무한도전 > 자유로 가요제 중 프라이머리의 '아이 갓 시'공연 모습. | MBC 제공

표절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원곡 가수의 음악을 즐겨 들은 것은 사실이라고, 더러는 '참고'만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그것도 꼭 뒤늦게. 이 역시 다른 음악가의 작품을 어느 정도 모방하려 했다는 의도를 부연하며 자신의 창의성 부족을 실토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난 13일 MBC < 무한도전 > 제작진은 문제가 된 '아이 갓 시'의 음원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했고, 프라이머리의 소속사 아메바컬쳐도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것이 표절을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네티즌들의 비난은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일로 프라이머리가 음악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자신의 명성에도 상처를 낸 것은 명백하다.

결국 뮤지션의 양심과 태도 문제다. 표절은 당연히 안 하는 것이 좋다. 도덕성에 금 갈 일도 없다. 만약 어떤 곡에 영향을 받았거나 참고했다면 애초에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처음부터 명시한다면 적어도 개념 있는 뮤지션으로는 보일 수 있다. 만에 하나 우연의 일치로 비슷한 구성이 나왔다면 뮤지션 본인이 적극적으로 표절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하고 증명해야 한다. 음악인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이다.

(한동윤)
2013 11/26ㅣ주간경향 1052호

덧글

  • 2013/11/21 17:0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1/22 16:4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jhs 2013/11/22 02:38 # 삭제

    이런 표절시비가 일어날때마다 한편으로는 일반 대중들이 표절과 관련 되서 너무 쉽게 얘기하는거 같은 생각도 들어요. 곡 2개 유튜브에서 묶어서 마치 그냥 찌라시 날리듯이 '에이 이거 표절이네' 이렇게 말해 버리면 마치 연예인 노출 사진이 퍼지는것 처럼 퍼지는것 같아요. 들렸을때 어떻게 들리나도 중요하지만 법적으로의 표절판단 기준이나 해당 작곡자의 이때까지의 작품들의 방향이라던가 따져봐야 될게 꽤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창작물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대중들의 존중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너무나 쉽게 표절 시비가 수면위로 오르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표절은 해서는 안되는 도둑질입니다만 어떤 분야든 표절이란 매우 조심스러운 자세로 다뤄야 된다고 생각해요. 표절시비가 일어났는데 만약 그게 아니라면 대중들은 그냥 관심을 끊고 화두에서 사라지면 끝이지만 해당 아티스트는 상처받고 피해를 입게되는데 그런 일은 없어야된다고 생각해요.
  • 한동윤 2013/11/22 16:48 #

    jhs 님 의견에도 동감합니다. 의견을 개진하는 통로가 넓고 많아지면서 단순히 어떤 비슷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표절이라고 몰고 가는 경향도 늘어났어요. 또 음악 외에 패션 아이템, 뮤직비디오 일부분만으로도 도용했다고 비난하기도 하고. 물론 의도적인 아이디어 도용은 안 좋은 것이지만 정확하고 자세하게 헤아리지 않고 표절했다고 비난하는 일부 대중의 행동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악의적인 모함이 돼서는 곤란하죠.
  •  sG  2013/11/22 11:19 #

    애초 프라이머리가 한국 가요시장에 어떤 역할을 한다거나 그 캐릭터에게 일종의 메릿이 존재한다면 그건 완성도에 있는 거지 창의성에 있는 프로듀서라고 보지는 않는데.. ㅎㅎ
  • 한동윤 2013/11/22 16:50 #

    그게 그 사람의 장점이라 하더라도 예술가에게 창조성은 기본 덕목 아니겠어요~
  • 2013/11/23 10: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1/23 18: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1/26 15:5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1/26 17:3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1/26 18:4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3/11/26 19:5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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