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를 따지지 않는 노랫말, 다양한 주제, 엉뚱한 전개는 론리 아일랜드에게 '코미디 힙합의 대표'라는 호칭을 허락한 제일의 매력이다. 'You Only Live Once'의 머릿글자를 딴 'YOLO'는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 약물에 손대지 말고, 청력 보호를 위해 클럽에 가지도 말라며 안전을 강조하고 'I F****d My Aunt'는 말장난을 동반해 어린 시절의 저속한 상상과 경험을 이야기하며 'Hugs'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향해 포옹을 갈구한다. 성공을 위해 애쓰는 사람을 스펠링을 나열해 소개하는 'Spell It Out', 이런저런 단어에 대해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쌍반점에 대한 범례를 늘어놓는 'Semicolon' 같은 이채로운 구성은 이들의 비정형성을 부연한다.
다양한 형식의 음악은 마니아들의 기호를 만족한다. 일렉트로 합과 트랩에 다리를 걸친 'Go Kindergarten', 디제이 뉴 마크(DJ Nu-Mark)가 프로듀스한 곡답게 주라식 파이브(Jurassic 5)풍의 질박한 멋을 발산하는 'I Don't Give A Honk', 1990년대 초반 서부 힙합의 향취를 머금은 'Perfect Saturday' 등 여러 가지 스타일을 골고루 마련해 뒀다. 곡들은 외형에만 신경 쓰지 않고 튼튼한 내실까지 기해 론리 아일랜드가 그저 웃음을 제공하는 데에만 중점을 둔 것이 아님을 힘주어 말한다. 멤버들과 실력파 프로듀서들의 공동 기획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론리 아일랜드는 서슴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을 'frap (fake rap의 준말)'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본인들의 명명과는 딴판으로 이들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제로서 랩을 훌륭하게 활용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한 멋진 음악을 들려준다. 게다가 상식을 파괴하는 똘끼와 사회의 터부를 무시한 일탈로써 대중에게 큰 웃음을 건넨다. 순식간에 슈퍼스타가 된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아무리 가짜 랩이라고 한들 실제는 진짜배기 재미의 'frap (fun rap)'을 하는 멋쟁이들이다. 강한 인상을 남기고 확실한 재미를 제공하기에 '코미디 힙합의 대표'일 수밖에 없다.
2013/12
음반 해설지 일부 수정
덧글
나몰라 패밀리는 다른 개가수들과 다르게 진지함과 음악성을 내세운다고 하지만 개가수계의 프리스타일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늘 똑같은 음악이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