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Blake Lewis - A.D.D. (Audio Day Dream) 원고의 나열

스타 등용문 < 아메리칸 아이들(American Idol) >의 여섯 번째 시즌에서 준우승을 거머쥔 블레이크 루이스는 경합이 진행되는 내내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다. 젊은 감각을 살려 댄서블하게 노래를 편곡함으로써 10대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으며 비트박스와 마우스 스크래치를 화려하게 구사하면서 자기 특색을 살린 무대를 선보였다. 록을 부르면서도 흑인 음악의 바운스를 접목한 신선한 형식은 여러 참가자 중 그를 돋보이게 했지만 그것으로 그친 건 아니었다. 매 회가 지날 때마다 노래 실력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기에 시즌의 파이널 라운드까지 남을 수 있었다. 대회로 충분히 실력이 검증된 그였다.

작년 12월 초에 발매된 그의 정규 데뷔 앨범 < A.D.D. (Audio Day Dream) >은 < 아메리칸 아이들 > 시절의 블레이크를 다시 마주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채로운 면모를 자랑한다. 록, 힙합, 리듬 앤 블루스, 일렉트로니카 등 여러 장르의 특징이 되는 요소를 면면에 배치함으로써 다각도로 변화하는 소리 틀을 구축, 듣는 재미를 증가하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

앨범 내에서 그러한 퓨전 양식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곡을 뽑는다면 단연 'Break Anotha'이다. 첫 싱글로 낙점된 이 노래는 딱 잘라 규정할 수 없는 복합 성질로 매력을 발산하는데, 블레이크는 이 곡을 두고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를 하나로 흐르게 해서 만든 폭발'이라고 설명할 정도. 자기가 평소 좋아하던 대선배들의 음악 스타일과 정서를 섞어보겠다고 애초부터 다짐해둔 것이리라. 금방이라도 용솟음칠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리듬과 처음부터 끝까지 댄서블한 기운을 잃지 않는 반주는 보편적인 팝 댄스 음악으로 들릴 수도 있었을 곡에서 흑인 음악 고유의 펑키함을 피어오르게 했다. 곡은 또 다른 장르인 일렉트로니카와 접붙임을 시도하고 있다. 드럼 앤 베이스로 변주해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후반부에서는 기타의 은은한 배킹(backing)과 쿵쾅거리며 맹렬히 질주하는 드럼 연주, 색소폰의 조합으로 이채로운 골격을 형성한다. 그러나 귀를 해치지 않게 잘 조리된 섞음이다.

도입부의 기타 리프로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히트곡 'Like I Love You'가 오버래핑 되는 'Gots To Get Her' 또한 평범한 록에 혼 섹션과 라틴 정취를 풍기는 리듬을 덧씌워 정열적인 후렴을 만들어내는 곡이며, 'Surrender'와 '1000 Miles'는 뉴 웨이브 편곡을 가미해 7, 80년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제공한다. 전자 음악 신의 명 프로듀서 BT의 프로그래밍 색채가 그대로 나타나는 'She's Makin' Me Lose It'에서는 테크노를 들려주며 앨범의 호흡을 빠르게 가져가는 동시에 스타일의 다양화에 노력을 기울인다.

작곡과 프로듀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한 부분도 크지만 하나의 세션이자 자신의 주 무기인 비트박스 실력을 잘 살린 것도 주목할 점이다. 각 수록곡에 짤막하게 삽입한 비트박스는 악기의 보탬 이상으로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시즌 마지막, 모든 관중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한껏 흥을 냈던 휴먼 비트박스의 전설 덕 E. 프레시(Doug E. Fresh)와의 퍼포먼스가 되살아나는 'Bshorty Grabs Mic', 일렉트로 펑크(electro funk) 비트 위에 입에서 나오는 소리로 싱코페이션을 덧대는 'What'cha Got 2 Lose?'가 그 예다.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가 피처링한 'Know My Name'에서는 중간 중간에 스크래치를 넣어 틈으로 여겨질 만한 부분을 메웠으며 브리지와 랩 파트에서는 아카펠라로 구성해 담백한 맛을 돋운다.

다만,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일률적인 하이브리드 구축으로 나타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초반에만 반짝하다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일반 팝, 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Hate 2 Love Her'의 끝 부분에 곡의 전체 흐름과는 상관없는 비트를 끼웠을 뿐이다 (이는 몇몇 힙합 프로듀서가 즐겨 사용하는 구성을 어정쩡하게 흉내 낸 것에 불과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 록과 흑인 음악을 수혜한 신출내기 싱어송라이터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2008/01